생활경제
백화점, 확진자 나와도 오픈?…‘뒷북 ’대응 지적에 곤혹 [언박싱]
뉴스종합| 2021-05-06 14:59
롯데백화점 본점 식품관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한 가운데, 6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에비뉴엘에 휴점 안내문이 걸려 있다. 롯데백화점은 6일까지 식품관만 임시 휴업할 예정이었으나 고객안전을 위해 선제적으로 본점 전체와 인근 에비뉴엘 영플라자까지 휴점하기로 했다. [연합]

[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 백화점에서 연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방역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최근 소비회복과 더불어 고객이 몰려들면서 느슨한 방역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진 상황이다.

방역 당국은 백화점은 여러 가지 다중이용시설 중에서 위험도가 비교적 낮다고 판단하고 있으나 뒤늦게 확진자 발생 소식을 접한 고객들은 당황스럽기만 하다. 백화점은 방역 당국의 지침을 성실히 따르고 있다고 항변하지만 현재 방역지침이 일부 시설 폐쇄 등에만 국한되면서 고객들의 커진 불안감을 잠재우는 것이 숙제로 남았다.

확진자 나와도 백화점 오픈?

롯데백화점은 6일 본점 전관을 임시 휴점했다. 애초 확진자가 발생한 지하 1층 식품관만 임시 휴업하기로 했으나 고객안전을 최우선으로 해 선제적으로 전체 휴점을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에비뉴엘 및 영플라자도 휴점이며, 휴점일에 전체 특별 방역 및 소독을 시행할 예정이다. 협력업체 직원을 포함한 본점 근무인원 약 3700명의 직원 전수검사도 진행한다. 6일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직원 가족 2명이 추가로 확진돼 본점 식품관발 확진자는 총 12명으로, 고객 전파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백화점 측이 선제적인 조치라고 밝힌 데 대해서는 다소 시각차가 있다. 1일부터 식품관 직원 확진 사례가 속출해 3일부터 식품매장을 폐쇄했으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가 4일 저녁 수도권 전역에 긴급재난문자를 보내기 전까지 홈페이지 등에 공지하지 않았다. 식품관 내 푸드코트에서 마스크를 벗고 식사하는 상황 등까지 참작하면 고객들에게 더 일찍 알렸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식품관 입구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으로 인한 임시 휴업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

특히 확진자가 다녀가기만 해도 점포를 폐쇄하던 지난해 코로나19 초기와 비교하면, 대목인 연휴를 지나 뒤늦게 문을 닫고 전체 방역에 나선 것을 과연 선제적 조치라고 볼 수 있느냐는 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또한 신세계백화점도 서울 강남점 식품관에서 3일 확진자 발생 이후 4일 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했다. 현재 신세계백화점은 매장 폐쇄 대신, 계산업무 직원을 전원 신규 직원으로 교체하고 운영 중이다. 신세계백화점 측은 홈페이지에 3일 확진자를 고지했으며, 추가 확진자도 5일 오전 10시30분 점포 오픈 전 공지했다고 밝혔다.

지침 따랐다지만…뒤늦은 알림에 ‘깜짝’

5일 서울 서초구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식품관 계산대. 이날 서초구와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강남점 식품관 계산직원 2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판정을 받아, 서초구가 역학조사를 통해 이들의 감염 경로와 접촉자를 조사 중이다. 백화점 측은 "계산직원 전원을 조사 중이며 현재 신규 직원으로 모두 교체했다"고 밝혔다. [연합]

백화점의 뒤늦은 대응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현행 일부 폐쇄나 공지 방침은 방역 당국의 조치에 따른 것이지만 백화점 직원들의 확진 사례가 늘면서 고객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선 지난달 30일 발레파킹업무를 담당하던 직원 2명이 잇달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달 19일 부산 신세계 센텀시티점 직원이 코로나19에 확진됐을 때도 이 소식은 3일 후 부산시에서 확진자를 발표하면서 알려졌다.

현대백화점도 지난 2월 서울 여의도에 문을 연 더현대서울에서 지금까지 2차례 확진이 나왔으나 적극 공지하지 않았고, 당시 서울시는 폐쇄 조치 등은 하지 않고 밀집도를 낮추는 방안을 시행하겠다고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에 아무것도 모른 채 백화점을 방문한 고객들은 뒤늦게 확진자 발생 소식을 접하고 당황할 때가 많다. 지난해처럼 강력한 폐쇄 조치나 방문객 전원 QR코드 체크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일단 방역 당국은 백화점을 다중이용시설 중 위험도가 비교적 낮은 곳으로 판단하고 있다. 지금까지 대형 쇼핑몰에서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한 경우가 거의 없다는 설명이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5일 정례브리핑에서 “백화점의 경우 지금까지 역학조사들을 보면 주로 종사자들에 의해 확진자가 나왔다”며 “어떻게 보면 직장에서의 감염관리를 잘하느냐 부분들이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발열 등 증상이 있는 경우 출입을 제한하고 있고,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일 때 백화점 내 시식이나 시음을 금지하고 휴식공간 운영도 중단하고 있다”며 “QR코드를 일일이 체크하게 되면 오히려 더 혼잡을 일으켜 감염 위험성이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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