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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세계시장, 2030년 1700조원 성장
뉴스종합| 2021-05-18 11:34
3D 가상현실 구현 이미지.

가상과 현실세계가 뒤섞인 ‘메타버스’시장을 글로벌 투자자들이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50조원 수준에 그쳤던 전 세계 메타버스시장 규모가 10년 뒤인 2030년 1700조원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등 가파른 성장세가 예고돼 있기 때문이다. 당장 메타버스 개념이 활발히 적용되고 있는 게임업계 외에도 의료·교육·건축 등 산업 전 분야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메타버스란 ‘현실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와 ‘가공, 추상’을 뜻하는 ‘메타(Meta)’의 합성어로, ‘3차(3D) 가상세계’를 말한다. 1992년 미국 작가 닐 스티븐슨의 ‘스노크래시’라는 공상과학(SF)소설에서 유래했다. 당시 소설에서의 메타버스는 주로 가상세계를 의미했지만 현재의 메타버스는 가상과 현실이 상호 작용하는, 가상 다음 단계의 수준을 지칭한다.

사실 메타버스의 개념은 ‘다중접속 역할수행 게임(MMORPG)’을 통해 십수년 전부터 산업계에 뿌리를 내렸다. 최근 들어 메타버스 개념이 재조명되고 있는 것은 증강현실(AR)·가상현실(VR)·확장현실(XR)·5세대통신(5G) 등 기술이 뒷받침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우선 기존 4세대 LTE 통신과 비교해 데이터 전송 속도가 최고 20배 수준까지 높아질 수 있는 5G 인프라가 본격적으로 구축되기 시작했다. 메타버스 콘텐츠를 소비하기 위한 올인원 헤드셋 ‘오큘러스’ 등 VR기기의 가격이 40만원대로 낮아지기도 했다.

메타버스 콘텐츠를 공급할 기업들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미국 10대의 55%가 가입한 메타버스 게임기업 ‘로블록스’가 대표적이다. 로블록스 이용자는 아바타가 착용할 꾸미기 아이템을 만들거나 다른 이용자가 즐길 수 있는 게임을 개발하고 판매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로블록스 크리에이터들이 벌어들인 수익은 지난해에만 3억3000만달러(약 3700억원)에 달한다.

지난 3월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직후 시초가 대비 54% 급등, 현재 몸값이 50조원에 육박하며 메타버스에 대한 전 세계 투자자의 관심을 입증하고 있다.

국내에선 네이버의 자회사 네이버제트가 운영하는 ‘제페토’가 출시 3년 도 안 돼 누적 이용자가 2억명을 돌파하는 등 관심을 받고 있다. 제페토는 이용자와 닮은 3D 아바타를 만든 뒤 AR기술로 실제 사진이나 가상배경에 자연스럽게 합성해주는 서비스다. 제페토는 메타버스 플랫폼이 마케팅솔루션·공연·커머스 등 영역으로까지 확장할 수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지난해 9월 걸그룹 ‘블랙핑크’가 신곡 ‘아이스크림’을 선보였을 때 제페토는 캐릭터가 방문하고 인증샷을 찍을 수 있도록 해당 곡 뮤직비디오 무대를 3D 맵으로 구축하고 팬사인회도 열었는데, 이때 이끌어낸 방문자 수는 4600만명에 달했다.

콘텐츠 분야 외에도 메타버스가 침투하기 시작했다. 지난 4월 엔비디아는 기업 내 분산된 전문가들이 가상세계에서 협업해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는 ‘엔비디아 옴니버스 엔터프라이즈’를 공개했다. 실제 물리 법칙에 근거해 가상세계에서 실시간 시뮬레이션이 가능한 오픈 클라우드 플랫폼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최근 혼합현실(MR) 플랫폼인 ‘메시’를 선보였는데, 관련 기기인 ‘홀로렌즈’를 이용해 메시에 접속해 디지털 아바타의 모습으로 실제로는 멀리 떨어진 동료와 한자리에서 대화할 수 있다.

메타버스는 게임 등 콘텐츠 분야나 업무 플랫폼 외에도 교육·설계·의료 등 산업 전 분야로 적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컨설팅기업 PwC(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에 따르면, AR·VR시장은 2019년 464억달러(약 52조원)에서 2025년 4764억달러(약 540조원), 2030년 1조5000억달러(약 1700조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최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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