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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회수’ 고삐죄는 MBK파트너스...남양유업 ‘노쇼’ 에 당혹스런 한앤코
뉴스종합| 2021-08-04 11:48
두산공작기계

최근 활기를 띠고 있는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의 주요 플레이어인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활발히 신규 투자를 검토하거나 투자한 기업 매각을 만지작거리는 운용사들이 등장하고 있다.

반면 전격적인 투자 결정에도 돌발 변수가 벌어지며 골머리를 앓는 사례도 목격된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동북아시아 최대 규모 펀드를 운용하는 MBK파트너스는 최근 엑시트(투자회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에서 보유한 포트폴리오인 두산공작기계 매각을 추진 중인 가운데 일본 최대 골프장 체인인 ‘아코디아 넥스트 골프’ 매각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포트폴리오 모두 매각에 성공하면 MBK파트너스는 수조원의 차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공작기계는 지난 2019년께부터 잠재적 매각 대상으로 꼽혀 왔다. 최근까지 인수 의향자들에게 협상 기회를 열고 회수를 준비 해 왔다. 현재 진행 중인 협상은 상당 부분 매각 성사에 접근해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세아상역과 호반건설 등 원매자들이 거론되는 가운데 일부는 상세 실사를 마무리하고 유의미한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올해 중 매각이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MBK파트너스는 최근 국내에서는 투자 회수에 집중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인 8조원 규모의 블라인드펀드를 조성하며 대규모 딜 투자 기대감을 끌어올렸지만 올해 국내에서 MBK파트너스가 진행한 신규 투자는 케이뱅크 유상증자에 참여한 것 외에 두드러진 사례가 없다.

올초부터 이베이코리아, 요기요 등 대어급 인수전에도 참여했지만 투자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한편 지난 5월 전격적으로 남양유업 인수를 발표한 한앤컴퍼니는 최근 돌발 상황으로 당혹스런 표정이다.

남양유업 경영권을 포함한 지분 매각을 계약했던 홍원식 전 회장 등 오너 일가가 일방적으로 매각 작업을 파행으로 가져가면서 법정다툼 가능성까지도 거론되고 있다.

남양유업은 지난달 30일 열릴 예정이던 매각 관련 임시주주총회를 돌연 연기하면서 매각 이상기류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연일 주가가 폭락하는 등 시장에서는 남양유업의 매각 의사 철회로 해석하고 있지만 법조계 등에서는 남양유업의 일방적인 계약 파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일반적인 M&A 원칙에 따라 계약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귀책 당사자가 계약을 파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총 거래 규모의 10%로 거론되고 있는 ‘위약금’도 단순 변심에 의한 일방적인 계약 해제의 수단이 아니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매도 측인 한앤컴퍼니는 주총 파행 당일 입장문을 통해 “주식매매계약의 명백한 위반”이라며 “법적 조치를 포함한 모든 대응 방안에 대한 검토가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한앤컴퍼니 측에 따르면 M&A 이행 소송과 민사상 손해배상 소송 등 다양한 법적 대응 가능성을 저울질하며 홍 전 회장 측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홍 전 회장이 뒤늦게 거래 조건에 불만을 갖고 제3의 인수자를 찾고 있다는 말까지 나오지만 M&A 관례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법적 타당성과 함께 그동안 ‘오너 리스크’에 시달렸던 주주들과 직원들의 여론전까지 감안하면 이길 수 없는 싸움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세진 기자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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