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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콕 육아’시대…믿는 구석있죠
뉴스종합| 2021-09-01 11:55
최준규 미디어 UX팀장(왼쪽) 유정민 키즈서비스 혁신TF 과장
키즈랜드 5.0 이용모습. 아이가 기가지니 세이펜으로 영어놀이 맵을 찍고 있다.

키즈랜드 화면
키즈랜드 자연백과 상어편

“저희는 키즈랜드에 ‘진심’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집콕 육아’ 시대, KT의 ‘올레tv 키즈랜드’를 만드는 이들의 각오는 남다르다. 미디어 노출을 경계하는 부모를 위해 KT의 엄마, 아빠가 직접 나섰다. KT 직원 160명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사내 ‘맘빠(엄마·아빠)TF’와 고객 체험단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놀면서 배우는’ IPTV 미디어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덕분에 KT 키즈랜드 인기는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출시한 ‘올레tv 키즈랜드 프라임 요금제’ 가입자가 출시 10개월 만에 12만명을 돌파했다. 키즈랜드 누적 이용 고객은 560만명에 달한다. KT 키즈랜드의 사용자 경험을 담당하고 있는 최준규 팀장과 콘텐츠 기획을 맡은 유정민 과장을 만났다. 두 사람은 10세 아들과 7·8세 아들, 딸을 키우는 ‘육아 맘빠’다.

▶세이펜으로 ‘콕’...‘아이 눈높이’ 맞춘 키즈랜드5.0=KT는 지난 6월 사용자 경험(UX·UI)을 전면 개편한 ‘키즈랜드 5.0’을 선보였다. 최준규 팀장은 KT 올레tv의 전반적인 UI·UX를 담당하지만, 특히 키즈랜드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최 팀장은 “아이 혼자서도 콘텐츠를 쉽게 탐색할 수 있도록 직관적으로 화면을 구성하고, 시청 패턴 분석을 통해 추천 알고리즘을 개편하는 등 ‘아이 눈높이’를 최우선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영어놀이맵’이 대표적이다. 요즘 ‘육아 잇템’이라는 ‘세이펜’을 접목시켰다. 지도를 세이펜으로 찍으면, 해당 콘텐츠가 TV 화면에 나타난다. 확인과 방향키도 지도 안에 있다. 아이들 전용 ‘리모컨’이다. “코코멜론 틀어주세요”하는 아이 때문에 하던 일을 멈추고 거실로 달려나갈 필요가 없다.

최 팀장은 “‘리모컨’부터 아이들 시각에서 만들었다”며 “기가지니 세이펜 외에도 레인보우펜, 태극펜, 티칭펜, 피노키오펜 등 집에서 잠 자고 있는 세이펜을 활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안전’도 강점이다. KT의 인공지능 스피커 기가지니가 아이의 목소리를 인식해 유해 콘텐츠를 ‘알아서’ 차단한다. 최 팀장은 “예를 들어 아이가 ‘엉덩이 틀어줘’라고 말하면 성인 콘텐츠를 걸러내고 ‘엉덩이탐정’ 애니메이션을 틀어준다”며 “부모와 함께 보지 못해도 안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KT의 화자 음성 분석 기능은 현재도 고도화되고 있는 중이다.

▶“엄마니까”...믿을만한 ‘전문가’와 함께=유정민 과장이 강조하는 것은 올레tv 키즈랜드만의 ‘오리지널 콘텐츠’다. 유아 심리 전문가와 협업을 통해 유익한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 오은영, 서천석 박사의 상황별 육아 상담 콘텐츠만 200편에 달한다. 키즈랜드는 무료 콘텐츠 1만 5000개, 유료 콘텐츠 6만개를 제공한다.

오은영 박사가 함께 하는 ‘키즈랜드 동화책’은 키즈랜드의 자랑이다. 보고 듣는 것에 그치지 않고 ‘말하고 생각하는’ 콘텐츠다. 유 과장은 “단순히 동화책을 읽어주는 것뿐만 아니라 ‘독후 활동’도 함께한다”며 “부모와 아이가 콘텐츠로 소통할 수 있도록 대화 방법을 담은 팁도 따로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키즈랜드 동화책은 ▷동화책 애니메이션 ▷오은영 박사와 함께 읽기 ▷부모님 가이드로 마련돼있다.

유 과장이 강력 추천하는 또 다른 콘텐츠는 ‘키즈랜드 자연백과’다. BBC의 웰메이드 다큐멘터리를 재구성했다. 어렵거나 지나치게 자극적인 내용은 빼고 10분 내외 짧게 구성된 영상을 뽀로로 캐릭터가 설명한다. 유 과장은 “알에서 깨어난 바다거북이 바다로 향하며 겪는 과정을 담은 ‘바다 거북’편은 흥미진진한 구성으로 아이들의 몰입도가 높은 작품”이라며 “검증된 콘텐츠를 쉽고 재미있게 전달해 반응이 매우 좋다”고 설명했다.

유 과장은 “KT라는 플랫폼이 주도적으로 캐릭터사(아이코닉스)와 다큐멘터리 제작사(BBC) 3자 간 제휴를 시도했다는 점에 의의가 크다”고 덧붙였다.

▶고객 소통 강화...“키즈랜드에서 초중고까지 확대”=키즈랜드의 고민은 IPTV 안에 머무르지 않는다. 최근 올레tv키즈랜드 인스타그램을 ‘키즈 맘빠 소통 커뮤니티’로 개편했다.

육아 고민 해결을 돕기 위해서다. 키즈랜드 활용법을 소개하는 일방향 채널을 넘어, 키즈랜드 가입자가 아닌 부모도 육아 고민을 상담할 수 있는 ‘소통 채널’이 됐다.

늦은 저녁 답장에 “이렇게 답이 빨리 올 줄 몰랐다. 야근 그만하고 어서 주무셔라”고 학부모가 답한 적이 있을 정도다. 유 과장은 “육아 고민이 얼마나 급하고 막막한지 알아 답장에 집중하다 보니 이런 일도 생겼다”며 “이용자를 놀라게 할 수는 없어 ‘야간 답변’은 자제 중”이라며 웃었다. KT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키즈랜드 시청 후 활용할 수 있는 교육 자료인 ‘키즈랜드 워크지’도 무료로 배포 중이다.

키즈랜드는 향후 영유아를 넘어 초중고를 망라하는 교육 미디어 플랫폼으로 도약하는 것이 목표다. 최 팀장은 “키즈랜드를 졸업한 아이들이 올레tv 안에서 입학할 수 있도록 ‘홈스쿨’ 콘텐츠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며 “인공지능을 통한 분석으로 아이들이 자연스레 ‘놀면서 배우는’ 미디어의 장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지영 기자

park.jiye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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