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반
중국發 인산철 배터리에 업계도 들썩[TNA]
뉴스종합| 2021-10-04 17:35
중국 EVE의 인산철(LFP) 배터리. [EVE 홈페이지]

[헤럴드경제 김현일 기자] 코발트를 사용하지 않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올해 들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 배터리 기업들이 니켈, 코발트, 망간 또는 알루미늄을 혼합한 삼원계 배터리로 시장을 공략하는 가운데 중국 배터리 기업들은 철을 사용한 인산철 배터리를 앞세워 글로벌 배터리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코발트는 매장량이 적어 가격이 그만큼 비싼 반면 인산철 배터리는 코발트를 사용하지 않고 매장량이 많은 철을 사용하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높다.

중국이 선호하는 저렴한 배터리 정도로 치부됐지만 최근 삼원계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안전성까지 부각됐다.

코트라(KOTRA) 베이징무역관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중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삼원계 탑재량은 24.2GWh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51.7% 늘었다. 반면, 인산철 배터리는 17.1GWh로 무려 456.6% 급증했다. 인산철 배터리의 증가폭은 삼원계의 3배 수준이다.

생산량으로는 인산철이 이미 삼원계 배터리를 추월했다. 1~5월 삼원계 배터리 누계 생산량은 전년 동기 대비 153.4% 증가한 29.5GWh, 인산철은 360.7% 증가한 29.9GWh다.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인산철 배터리를 적극 검토하면서 앞으로도 중국의 인산철 배터리 공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는 중국산 모델3과 모델Y에 CATL의 인산철 배터리를 탑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인산철과 삼원계 배터리에 모두 공을 들여온 CATL는 시장점유율 1위를 공고히 지키고 있다.

중국 전기차 배터리 기업 CATL 본사 전경.

테슬라는 지난 2분기 실적발표를 겸한 콘퍼런스 콜에서 에너지저장장치 등에선 장기적으로 인산철 배터리를 주력 배터리로 사용할 계획을 시사하기도 했다.

‘중국판 테슬라’로 불리는 니오(NIO)도 연내 인산철 배터리를 탑재한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BMW그룹도 지난 달 배터리 공급계약 규모를 기존 16조원에서 27조원으로 확대했다고 언급했는데 중국 EVE의 인산철 배터리가 이번 추가 발주 물량에 포함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인산철 배터리에 집중해온 비야디(BYD)는 올해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CATL, LG에너지솔루션, 파나소닉에 이어 4위로 뛰어올랐다.

이처럼 인산철 배터리가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성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에너지 밀도가 낮아 주행거리가 짧고 저온 환경에서 작동이 원활하지 못한 점은 단점으로 꼽힌다.

에너지 밀도가 높아 주행거리가 긴 하이니켈 양극재 배터리가 여전히 주목 받는 이유다.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니켈 함량을 90% 이상으로 높인 하이니켈 양극재를 탑재한 배터리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김정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양극재 업체들은 하이망간(Hi-Mn), 인산철 등 대중적인 전기차 모델에 적용되는 제품으로의 다변화보다는 하이니켈 기술력을 강화해 점유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경쟁력을 강화할 전망이다"고 내다봤다.

joze@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