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부스터샷 대상’ 60대 이하 요양병원 종사자 “일 못할까 걱정”
뉴스종합| 2021-10-06 11:03
지난달 15일 오전 강원 춘천시의 한 요양원에서 입소 어르신이 면회 온 딸과 작별하고 있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없음). [연합]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정부가 이달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 이후 6개월 경과자를 대상으로 추가 접종(부스터 샷) 예약에 들어갔다. 부스터 샷 대상자 중 대부분이 60세 이하인 요양병원 등 노인시설 종사자들 사이에서는 백신 1·2차 접종만큼 확실히 입증되지 않은 부스터 샷을 맞는 게 적절한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6일 헤럴드경제가 만난 노인시설 종사자들은 육체적 노동이 많이 가해지는 직업군의 특성상 추가 접종을 하는 것이 도리어 업무에 지장을 주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목소리를 냈다.

서울 도봉구의 한 노인요양공동생활가정에서 근무하는 요양보호사 A씨는 “통상적으로 요양보호사 1명당 2.5명의 어르신을 돌본다”며 “마스크는 기본이고 매일 코로나 검사를 하는 열악한 환경에서 안전하기 위해 백신을 한 번 더 맞는 점은 환영하지만, 아직 검증이 잘 안 된 상태라면 주저하게 될 것 같다”고 털어놨다.

충남 천안시에서 요양원을 운영하는 원장 B씨도 “아직 부스터 샷을 맞으라는 공문이 내려오진 않았지만, 요양보호사들 사이에서도 부스터 샷을 두고 걱정하는 분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백신 휴가가 있어도 어르신들을 돌봐야 하는 당사자로서 장시간 몸이 아프게 되면 낭패”라며 “요양보호사들이 돌보는 어르신들이 다수라서 서로 근무 일정을 조율하는데 몸에 이상이 생기면 근무에 차질이 생기기 때문”라고 설명했다.

앞서 코로나19예방접종대응추진단(이하 추진단)은 이달부터 1단계로 면역저하자, 60세 이상 고령층,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종사자, 감염취약시설 입소자·종사자 등 고위험군을 우선으로 추가 접종을 시행하고, 2단계로 사회필수인력을 포함한 일반 국민 대상 추가접종 세부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달에는 4월에 접종이 완료돼 6개월이 지난 이들이 대상자다.

코로나19 치료병원 종사자와 요양병원·시설(양로시설·노인공동생활가정·주야간보호·단기보호)의 입원·입소·종사자는 이달 중 예약 신청을 시작해 이달과 다음달 사이 접종을 진행할 예정이다. 해당 대상자들은 상반기 접종 시행 방식과 유사하게 의료기관 자체 접종이나 방문 접종을 통해 접종한다.

추진단은 사전 조사로 희망자 수요를 파악한 뒤 필요한 백신 물량을 배송할 계획이다. 다만 1단계 추가 접종은 고위험시설을 대상으로 한 점을 고려해 퇴사·퇴원 등으로 현재 근무 또는 입원 중이 아닌 자는 접종 대상에서 제외된다.

추진단은 부스터 샷의 효과성에 대해 “화이자 백신의 추가접종 효과 연구 결과 접종 군이 접종하지 않은 대상 군에 비해 감염 예방효과가 11.3배, 중증화 예방효과는 19.5배 높았다”며 노인시설 종사자들이 제기한 이 같은 의혹을 일축했다.

전문가들은 부스터 샷 접종을 권고하면서도 내국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가 준비돼 접종 대상자들에게 충분히 홍보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나라마다 부스터 샷 접종 대상에 차이는 있지만, 고령자, 만성질환자는 대상자에 공통으로 포함돼 있다”면서도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부스터 샷 대상자에 대한 국내 연구 결과를 만들어서 국민에게 충분히 알릴 필요가 있지만, 자료가 없다 보니 고령자 부스터 샷에 대한 충분한 홍보가 안 돼 있는 게 문제”라고 설명했다.

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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