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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화의 조건…①安지지율 15% ②李-尹 박빙 ③시너지효과[대선 D-54]
뉴스종합| 2022-01-14 10:33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오른쪽)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열린 2022 중소기업인 신년인사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50여 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 레이스의 ‘최대 변수’로 떠오른 ‘윤석열-안철수’ 야권 단일화는 정말 성사될 수 있을까. 양측은 현재 공개적으로는 단일화 논의와 거리를 두고 자체 파이를 키우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설 연휴 전후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상당한 격차로 재역전하지 못한다면, 야권 단일화 논의는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은 단일화 성사의 조건으로▷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15% 안팎 지지율 유지 ▷이재명-윤석열 후보의 접전 구도 회복 ▷시너지 효과 여부 등을 꼽는다.

▶安, 15% 지지율 유지하면 野 단일화는 ‘필연’ = 정치권에서는 안 후보가 현재 15%에 달하는 지지율을 유지할 경우 야권 단일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한다. 안 후보의 오른 지지율 대부분이 윤석열 후보에게서 빠진 지지율로, 두 사람이 힘을 합치지 않고서는 이재명 후보를 이기기 어려운 구도가 펼쳐지기 때문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안 후보 지지율 의미를 평가절하하고, 어떻게든 지지율을 다시 뺏어오려고 하는 이유다.

유창선 정치평론가는 “이제는 안철수를 빼고는 대선을 얘기하기가 어려워진 상태”라며 안 후보의 지지율이 현 상태를 유지하면 두 후보 모두 단일화는 불가피한 수순이라고 내다봤다. 만약 안 후보 지지율이 5% 내외로 다시 떨어진다면 중도 사퇴 등 윤 후보에게 양보하라는 압박이 있겠지만 현 지지율은 그런 구도가 불가능한 상황이란 설명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도 “안 후보 지지율이 15%를 넘는다는 건 결국 윤 후보가 이 후보한테 진다는 걸 의미한다. 패배가 뻔하게 예상되는데 단일화를 안 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安 지지율 내려가도 이재명-윤석열 접전이면 =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이 10% 미만으로 내려가더라도, 이재명·윤석열 후보가 ‘박빙’ 대결 중 윤 후보가 미세하게 열세일 경우에도 단일화 가능성은 높아진다는 분석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윤 후보의 지지율 회복으로 안 후보 지지율이 다시 5%까지 내려간다고 해도 이·윤 후보가 3~4% 오차범위 내 접전을 펼친다고 하면 야권 단일화 요구는 굉장히 커질 것”이라면서 “사실상 단일화는 어떤 상황에서도 불가피해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윤 후보 입장에선 이 후보와 차이가 3~4%에 불과하다면 어떻게든지 혼자 해서 따라갈 수 있다고 생각해 안 후보와의 단일화에 목 매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대선 득표율 10% 미만은 선거비용 보전을 전혀 못 받는다는 점도 변수다. 안 후보 지지율이 10% 아래로 떨어지면 야권 지지층을 중심으로 후보 사퇴 압박도 높아질 수 있다. 엄 소장은 “안 후보 지지율이 10~15% 사이에서 왔다갔다 하는 게 제일 애매한 경우가 될 수 있다”며 “공동정부 지분 갈등 있을 수도 있고 단일화 방식, 룰에 따라서 협상이 깨질 수 있는 등 상당히 복잡한 양상을 띨 것” 이라고 전망했다.

▶시너지 여부 중요…정치공학적 단일화 역풍 가능성도 = 두 후보 간 연대로 ‘시너지 발생’이 가능한 지 여부도 단일화 성사의 조건이 된다. 별 효과를 기대하기 힘든 정치공학적 단일화가 아닌, 국민을 위한 대의명분이 확실한 그림이 그려져야 단일화를 할 이유가 생기기 때문이다.

인위적·기계적 단일화 국면에서 파열음까지 발생할 경우 ‘역효과’가 더 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두 후보가 색깔과 성향은 조금 다르더라도 국민을 위해 힘을 합치는 차원에서 단일화가 이뤄져야 시너지가 나는데, 단순한 승리·이해관계를 위한 단일화, 정치적 유불리에 따른 판단으로 비춰지면 역풍이 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2030 세대의 경우 진정성, 대의명분뿐 아니라 실용적으로 두 사람이 힙을 합칠 때 우리 삶을 실질적으로 바꿔줄 어떤 변화를 갖다 줄 수 있을지도 중요하다”며 2030세대가 단일화를 어떻게 바라보는지가 키 포인트라고 진단했다.

강자인 제1야당 국민의힘의 태도가 중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유 평론가는 “국민의힘에서 기득권을 고집하지 말고 특히 안 후보를 무시하거나 자극하는 언행을 삼가고 존중하는 태도로 풀어가야 할 것”이라며 “결국 두 후보가 직접 담판하고 쿨하게 결단 내려야 서로 상처없이 양쪽 지지층이 결합해 효과가 극대화 된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지난 2012년 대선 때 문재인·안철수 후보 단일화가 사실상 실패로 끝난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설 연휴 전후 지지율 상황에 따라 단일화 여부 윤곽이 드러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전망이다. 박 평론가는 ”지금은 1~2주 마다 지지율이 급변하기 때문에 현재 지지율 상황으로 보는 건 옳지 않다”며 “전체적인 흐름이 안정적일 때를 기준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윤·안 후보 단일화 성사가 결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단일화가 이뤄지는 상황을 전제하고 전략을 짜고 있다. 강훈식 선거대책위 전략기획본부장은 지난 13일 라디오에서 “저희는 (단일화가) 된다라고 생각하고 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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