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비싼 희토류없이도” 차세대 리튬황배터리 상용화난제 풀었다
뉴스종합| 2022-04-11 09:21
리튬황배터리 연구결과가 게재된 국제학술지 '스몰' 표지.[한국전기연구원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국내 연구진이 고가의 희토류를 사용하지 않고도 기존보다 5배 높은 에너지밀도를 구현하는 차세대 리튬황배터리의 상용화 난제를 해결했다.

한국전기연구원은 차세대전지연구센터 박준우 박사팀이 ‘저비용 플렉시블 고에너지밀도 리튬황배터리’의 성능저하 문제를 활성탄과 인으로 해결할 수 있는 연구결과를 얻었다고 11일 밝혔다.

리튬황배터리는 자원이 풍부한 황(S)을 양극재로 사용해 전지의 제조단가를 크게 낮출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리튬황배터리는 충·방전 과정에서 양극 활물질이 손실되는 문제가 있다. 황이 지속적으로 전해질에 녹아, 결국에는 황의 양이 감소하는 것이다. 이는 수명과 안전성 저하와 직결되어 리튬황배터리의 상용화를 막는 가장 큰 난제 중 하나였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진이 활용한 물질은 활성탄과 인(P)이다. 숯처럼 작은 기공(氣孔)을 가진 활성탄은 흡착성이 강해 각종 필터나 탈색제로 사용되는데, 연구팀은 이러한 활성탄을 배터리 내부의 분리막 코팅 소재로 이용해 충·방전 시 발생하는 리튬 폴리설파이드를 물리적으로 잡아냈다. 뿐만 아니라 흡착력이 높은 인(P)을 탄소재에 도핑하여 화학적인 캡쳐링도 유도하는 등 이러한 물리적·화학적 이중 캡쳐링을 통해 리튬 폴리설파이드에 따른 리튬황배터리의 성능 저하를 막을 수 있었다.

연구팀은 리튬황배터리의 플렉시블 기능을 강화해 활용도를 높이는 데도 성공했다. 황 양극(+)에 전기 전도성이 높으면서도 강도가 세고 유연한 탄소나노튜브(CNT) 소재를 사용해 에너지밀도를 높이고 굽히거나 휘어질 수 있는 내구성까지 확보했다.

저비용 고효율 플렉서블 리튬황배터리.[한국전기연구원 제공]

개발한 리튬황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는 400Wh/kg으로, 세계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이렇게 기존 리튬황배터리가 가진 경량·저비용 장점에, 확보한 높은 에너지 밀도 및 성능 안정성(수명성), 플렉시블(내구성) 강점까지 결합돼 리튬황배터리의 상용화까지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특히 가볍고 장시간 운행이 필요한 항공우주, 플라잉카, 드론 등 미래형 항공 모빌리티의 배터리 분야에 크게 활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준우 박사는 “리튬황배터리는 값싸고 풍부한 황과 탄소재를 사용하기 때문에 우리나라같이 희토류가 부족한 국가에 꼭 필요한 기술”이라고 밝히며 “이번 성과를 기존 개발한 ‘고체 전해질 저가 대량 합성 기술’과 융합하여 차세대 리튬황전고체배터리 원천기술까지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독일 와일리(Wiley) 출판사가 발간하는 재료분야 국제학술지 ‘스몰(Small)’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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