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반
엔진 세척·지속가능 연료 도입···‘탄소중립’ 발벗고 나선 항공사들 [비즈360]
뉴스종합| 2022-05-01 06:01
제주항공 여객기를 세척하는 모습. [제주항공 제공]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글로벌 항공업계가 탄소 배출량 감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항공기 무게를 줄이고 엔진 세척을 통해 효율을 개선하는가 하면, 친환경 연료 도입 등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올해 항공기 3대의 브레이크를 기존 스틸에서 보다 무게가 가벼운 카본 브레이크로 교체했다.

제주항공은 2019년부터 항공기 브레이크 교체를 시작해, 현재까지 총 24대 항공기의 브레이크를 교체했다.

스틸 브레이크를 카본 브레이크로 교체하면 항공기 한대당 약 320㎏의 무게가 줄어든다. 김포~제주 노선 편도 1편을 운항할 경우 11.52㎏의 연료를 절감, 36.4㎏CO₂의 탄소배출 저감 효과를 얻는다.

지난해 카본 브레이크 교체 항공기 21대 운항을 통해 총 160t의 연료를 줄였으며, 탄소 배출 저감량은 약 505tCO₂를 기록했다.

제주항공은 올해 안에 한대를 추가로 교체할 예정이어서 지난해에 비해 탄소배출 저감량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항공은 또 연 2회 엔진 세척을 통해 비행 효율도 높이고 있다. 지난해 기준 연간 약 611t의 연료를 줄였으며, 이를 통한 탄소 저감량은 약 1930tCO₂에 달한다.

대한항공 여객기를 세척하는 모습. [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도 최근 ‘보잉747-8i’ 항공기 날개와 엔진 등을 세척했다. 보잉747-8i 항공기 엔진 세척은 배기가스 온도는 2℃ 낮추고, 연료 효율성이 개선돼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90t가량 줄이는 효과가 있다.

대한항공은 이외에도 수소 항공기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2월 인천국제공항공사, 에어버스 코리아, 에어리퀴드 코리아와 ‘항공업계와 공항의 수소 공급 및 인프라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3사는 ▷공항 수소 인프라 개발 ▷공항 수소 로드맵 구축 ▷수소 지상조업 체계 등의 부문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또 대한항공은 현대오일뱅크와 바이오항공유 제조 및 사용 기반 조성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대한항공은 동급 항공기 대비 좌석당 탄소배출량을 약 25% 줄인 ‘에어버스 A220-300’을 도입·운항하는 등 친환경 고효율 항공기로 기단을 지속 교체하고 있다.

에어프랑스가 추진 중인 ‘에어프랑스 액트’. [에어프랑스 제공]

글로벌 항공사들도 탄소중립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에어프랑스는 탄소 배출량 감축을 위한 전략 ‘에어프랑스 액트’를 최근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에어프랑스는 승객/㎞당 탄소배출량을 오는 2030년까지 2019년 대비 30% 감축한다. 이를 위해 ‘에어버스 A220’, ‘에어버스 A350’과 같은 차세대 신형 항공기 비중을 2030년 70%까지 늘릴 계획이다. 지속가능한 항공연료(SAF)도 확대한다.

KLM 네덜란드항공은 2030년까지 2005년 대비 총 탄소 절대 배출량 15% 감축을 목표로 세웠다. KLM은 연료 효율과 소음 문제를 개선한 ‘보잉 787-10’, ‘엠브라에르 195-E2’ 등 신형 항공기 운항을 시작했으며, 내년에는 차세대 항공기 ‘에어버스 A320 네오’도 도입할 예정이다.

하와이안항공은 알루미늄 소재의 ‘마나날루 생수’를 기내 서비스에 도입했다. 이 생수병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재활용률을 기록하고 있는 비스페놀A 프리(BPA-Free) 알루미늄 소재로 제작됐다. 이외에도 노후 항공기 교체, 최적화된 비행경로 설정, 항공교통관제시스템 개선, SAF 개발 등을 추진 중이다.

항공업계가 이처럼 탄소중립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는 이유는 탄소중립이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지난해 2050년까지 항공사들의 탄소 순배출량을 ‘제로(0)’로 만드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IATA는 전 세계 120개 국가의 290개 항공사를 대표하는 협회로 IATA의 회원사는 약 300개에 달하며, 세계 항공 교통의 약 80%를 담당한다. 국내에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진에어 등이 회원사로 있다.

현재 항공기 운항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는 전 세계 전체 배출량의 2~3% 수준이다. IATA에 따르면 2050년까지 항공업계가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선 총 1.8Gt(기가톤)의 탄소 배출을 줄여야 한다.

윌리엄 월시 IATA 사무총장은 “항공 업계에서 탄소 배출을 배제하는 것은 단기적으로 대안이 없다는 점에서 심각한 도전”이라면서도 “미래 세대를 위해 꼭 필요한 조치”라고 강조한 바 있다.

jiy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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