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반
몸집 줄어든 두산, 순위 자존심은 지켰다
뉴스종합| 2022-05-06 12:22

두산그룹이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구조조정에도 재계 순위에는 큰 변동이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채권단 관리 하에서 주력 계열사들을 매각하며 몸집이 줄었지만, 그 사이 신사업 부문으로도 적극 진출한 결과로 보여진다. 향후 두산이 재계 순위 상승을 위해선 핵심 자회사 두산에너빌리티(구 두산중공업)의 성장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이 회사가 높은 기술력을 보유한 원자력발전 사업이 새정부 지원 속 얼마나 부흥할 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6일 공정거래위원회의 ‘2022년도 공시대상기업집단’ 자료에 따르면 국내기업집단(공정자산 기준) 중 두산은 16위를 기록, 작년보다 한 계단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2018년 13위였던 두산은 구조조정 체제에 들어간 2020년과 이듬해인 지난해까지 15위를 유지하다 카카오(15위)에 밀리면서 16위로 떨어졌다.

올 기준 두산그룹의 공정자산 총액은 26조3340억원으로 작년보다 3조3250억원 줄었다. 두산그룹의 계열사수는 21개로 지난 2년간 10개(두산인프라코어, 두산건설, 두산솔루스, 네오플럭스 등)가 줄고, 6개(두산에이치투이노베이션, 두산산업차량, 두산인베스트먼트, 밸류그로스 등)가 늘었다.

지난 2월 구조조정을 마무리한 두산은 현재 단기 성과보다는 부채를 줄이는 등 내실을 다지고 있다. 두산그룹(㈜두산 연결기준)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187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0% 가량 감소했다. 다만 부채비율(167.9%)은 작년말(206.1%) 대비 38.2%포인트 줄었다. 채권단 관리가 한창이던 2020년말(288.9%)과 비교해서는 121%포인트 떨어졌다. 차입금(4조5136억원) 역시 지난해 말(5조2193억원)보다 7000억원 가량 축소됐고, 재작년(8조8212억원) 대비로는 절반 정도로 줄었다.

이런 가운데 내주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는 110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탈원전 정책 폐기 및 원전 생태계 강화’를 선정했다. 이에 맞춰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달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원전 사업 관련한 5대 방향을 제시한 상태다. ▷신한울 3·4호기 재개 및 원전 수출 추진 ▷가동원전 계속 운전 ▷SMR(소형모듈원자로) 글로벌 참여 경쟁 ▷사용 후 핵연료 용기·해체기술 국산화 ▷원자력수소 실증 등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신한울 3·4호기 재개기간 단축을 위해 지원에 나서고 기자재 조기 공급을 추진한다. 또 두산에너빌리티가 참여하는 팀코리아(입찰전담조직)가 체코, 폴란드 등에 한국형 원전을 수출하는데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차세대 원전이라 불리는 SMR과 관련해서는 현재 세계 1위 SMR 기업인 뉴스케일파워(NuScale Power)의 초도 호기에 참여한 데 이어 수소생산용 고온가스로 등 신규 사업에 나설 계획이다. 국내 혁신형 SMR 개발에도 협력할 예정이다.

한편 두산이 15위권 진입은 현재로선 만만치 않다. 바짝 추격하고 있는 LS그룹(17위·26조2700억원)과의 공정자산 차이가 650억원 정도밖에 나지 않는 데다 카카오(15위·32조2160억원)와의 격차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또 카카오는 매해 자산 규모를 크게 늘리는 고속 성장으로 순위가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 2018년만 해도 39위에 머물렀던 카카오는 4년 만에 24계단 상승했다. 서경원 기자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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