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박정규의 작살]이병선, 영랑호 부교 당장 철거해라
뉴스종합| 2022-06-14 07:30
사진으로 말하는 영랑호 이야기 페북 캡처.

[헤럴드경제(속초)=박정규 기자]이병선 속초시장의 업적을 굳이 꼽으라면 물부족 해결과 영랑호부교설치, 속초해수욕장 대관람차, 엑스포 공원 등이 있다. 물 부족사태는 원래 어느 지자체나 당연한 일이어서 빛이 나지않는다. 영랑호 부교설치는 환경단체의 극렬한 반발에도 진행됐다. 설치를 해보니 북쪽이 얼어붙는 환경오염 전조증상이 보인다. 북부권 활성화가 목적이지만 영랑호 부교설치로 북부권이 활성화 되고있다는 체감조차 느끼지 못한다. 환경단체는 절차상 하자가 있는 영랑호 부교설치는 환경 오염의 원흉이라며 소송전도 불사한다. 대관람차는 특혜시비에 휘말렸다.

이병선 속초시장 당선인은 재선에 성공했다. 한차례 거르기 했지만 제2의 기회를 만났다. 초선일때 이병선과 재선의 이병선은 완전 달라야한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공명정대와 실사구시를 시정철학으로 발표하고 세부이행 각론도 완성했다. 하지만 이병선 당선인에게 아직 이런것이 보이지않는다. 페이스북을 보면 오징어 난전에서 2마리에 만원짜리 오징어를 사먹는 모습이 올라온다. 민생현장을 다니고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인데 이젠 좀 색다른 모습을 보였으면 한다.

필자는 김철수 속초시장은 ‘상왕정치’를 했다고 본다. 상왕정치는 꽤 위험한 정치다. 대의민주주의에도 역행한다. 언론인도 홍보비로 다룬다. 박정희 시대나 가능했던 일이 속초에서 벌어진 셈이다. 김철수 속초시장에게도 겨울이 오고있다. 대형비리를 파헤치겠다는 공약도 나왔고, 절차상 문제가 있는 영랑호 부교설치 강행도 어떤 식으로 매듭지어야한다. 인구 8만3000명에 관광객 1800만명이 몰리는 속초시 관광 정책은 이상하게도 효과가 그냥 그렇다. 중앙시장 만석닭강정은 중앙시장 유입인구를 좌지우지한다. 만석닭강정 주방장에 가면 외국인 들이 닭강정을 요리하고있다. 사실 속초민들에겐 만석닭강정은 인기가 별로없다. 입소문으로 관광객들에게만 대표음식이 될 뿐이다. 시장들은 관광객만 보면 왜 작아지는가. 지역경제 활성화 때문이라고 하지만, 그렇게 효과도 있지도 않다.그들은 천혜자원을 보러왔다. 유권자는 속초사람이다. 속초사람들만의 치열한 삶을 이병선 당선인이 챙겨야한다. 애환으로 보듬어줘야하는 사람이 시장이다.시장은 벼슬이 아니다.권력자도 아니다. 시민들의 여론을 정책에 반영하는 시민들의 머슴이다. 시의회도 정신차려야한다.

속초시민들은 이미 지자체에 대한 불신이 많다. ‘반대’자체는 많은 함의를 담고있으며 문제의 진실을 가장 잘 담고있을지 모른다. 반대는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한 반사행위를 담고있을뿐 미래에 대한 그림을 그리는 건 또 다른 문제다. 과거를 붙들고 싸워 이긴다고 해서 미래가 저절로 나오지않는다. 선동정치에 능한 정치인들은 흔히 무엇을 반대함으로 결속을 노린다. 누구를 적대시하고 무엇을 반대하는 것이 훨씬 자극적이고 흡인력이 강하기 때문이다. 모든 데모의 구호가 무엇을, 누구를 반대하는 반(反)자로 시작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영랑호 부교설치후 북과 동쪽의 비교. 얼음 위를 걷으면서 물을 찾는 오리가 안쓰럽다.

역대 속초시장들은 ‘혀’가 살짝 꼬여있다. 반대가 공감을 얻을때 결속으로 이어진다. 영랑호 부교설치와 철거도 마찬가지다. 데모의 본질은 기득권의 문제와 민주주의 틀 속에 있는 것이다. 데모의 본질은 정책 부당성에 대한 저항이므로 당연한 것이다. 반대가 나쁘다라는 관점은 대개 독재적 기득권이 중구난방 다양한 의견을 압살하고자 할때 유포시키던 논리이기도 하다. 물론 반대만으로 세상을 바꿔나갈 수 없는데 그 반대이후의 세상을 만들어나갈 긍정적이고 진취적인 설계가 필요하다. 반대라는 인간 고유 가치있는 정신행위가 기득권의 선동물로 폄하되는 건 본말의 전도다. 영랑호는 콘크리트 수백개가 투입되면서 환경오염 전조증상이 가속됐다. 환경오염측면에서 보면 분명 실패한 정책이다. 부교에 막혀 윗물 정체돼 얼기 쉬운 상태 추정된다. 실패는 바로 잡아야한다. 철거비용이 더 들어가더라도 8000년 역사 영랑호는 자연그대로 보존되어야한다. 이병선 당선인은 영랑호 부교철거를 시작하는 것이 맞다. 또한 대관람차 특혜 시비를 명명백백(明明白白)하게 밝혀내야한다. 그래야 속초민들은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고, 이병선 당선인은 신뢰를 다시 받는다. 나훈아가 이런말을 했다. 코로나19와 원숭이 두창에 대해서 “아프리카 밀림 온갖 것을 다 잘라 불태우니 원숭이 두창인지 세창인지가 오고, 동굴근처에 아파트를 다 지으니 박쥐가 갈데 없어 병을 다 옮긴다. 지도자들이 딴 소리할게 아니라 자연을 그만 해치자. 인간들 정신 차리자고 해야한다”고 했다. 영랑호 석호호수 속에 박힌 콘크리트 수백개는 ‘인간의 오만’이다.

fob14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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