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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만에 합승 부활…“모르는 사람이랑 택시 탈 수 있어?”
뉴스종합| 2022-06-15 18:50
14일 오후 서울역 택시 승강장에서 승객들이 택시에 탑승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 김현일 기자] “혼자 조용히 가고 싶어서 택시를 이용하는데 굳이 합승을 할까요?”

택시 합승이 마침내 15일부터 부활을 알렸다. 1982년 이후 무려 40년 만이다. 국토교통부가 전날 ‘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의 새 시행규칙을 이날부터 시행하면서다.

그러나 승객들은 물론 택시기사, 플랫폼 업체들은 시큰둥한 분위기다. 합승이 궁극적으로 심야시간 택시 승차난 해소로 이어질 지는 의문이라는 반응이다.

승객은 반드시 택시 호출앱을 통해 본인 확인을 거친 뒤 합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일반 개인택시 기사가 임의로 합승하는 것은 계속 금지된다.

모든 승객은 앱을 통해 합승 상대방의 탑승 시점과 위치를 사전에 확인할 수 있고, 앉을 수 있는 좌석 정보도 미리 알 수 있다. 다만 6인승 이상 10인승 이하 승용차나 13인승 이하 승합차 등 대형택시 외에는 같은 성별끼리만 합승이 가능하다.

14일 오후 서울역 택시 승강장에서 승객들이 택시에 탑승하고 있다. [연합]

이에 따라 택시기사는 방향이 같은 두 명의 승객을 함께 태우는 것이 가능해졌다. 승객들도 택시 잡기 어려운 심야시간에 방향이 같은 다른 승객과 동승하고 비용은 나눠 낼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업계는 당장 합승 수요가 많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어 서비스 도입에 미온적인 분위기다.

승객과 기사들은 합승으로 인해 범죄 우려는 물론 요금 분쟁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서울 지역의 택시기사 A씨는 “목적지가 비슷해도 선호하는 이동 경로가 다르면 승객끼리 시비가 붙어서 우리만 골치 아파질 것”이라고 말했다.

택시기사 B씨도 “대중교통보다 비싼 요금을 감수하고 택시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몇 푼 아끼겠다고 굳이 모르는 사람이랑 합승을 하려 하겠나”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플랫폼에 가입하지 않은 일반 개인택시들은 대상에서 제외해 역차별이란 불만도 나온다.

게다가 과거 택시 합승이 있었던 시절에는 택시기사가 임의로 각각 돈을 받을 수 있었지만 앱으로 합승하면 책정된 요금 그대로 받아야 한다. 큰 실익이 없는 만큼 승객과 기사 모두 수요가 높지 않을 것으로 보여 플랫폼 업체들도 도입을 망설이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스타트업 코나투스가 운영하는 ‘반반택시’가 유일하게 서울 전역에서 택시동승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반반택시’는 이동구간이 70% 이상 겹치는 승객을 자동으로 매칭시켜준다. 다만 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반반택시 주간 이용자 수는 8000~9000명 선에 그쳐 합승에 대한 대중적인 선호도나 관심이 여전히 저조한 상황이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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