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윤이상 통영국제음악당, 음악가-어린이 훈훈한 협연
라이프| 2022-08-05 10:18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통영국제음악당에는 이제는 웃으며 말할 수 있는 세기의 작곡가 고(故) 윤이상(1917~1995)의 족적이 아로새겨진 곳이다.

통영국제음악당
생전의 윤이상씨

세계 음악계에서는 20세기 최고로 추앙받는데, 유독 한국에서는 없는 얘기를 지어내면서 색깔론을 뒤집어 씌우는 바람에, 귀국을 거부당해, 베를린에 13년간 묻혀있다가 2018년에야 고향 통영에 돌아왔다.

그는 청록파 유치환, 미술가 전혁림, 순애보 시조시인 김상옥, ‘꽃의 시인’ 김춘수 등 문화예술인과 통영문화협회를 이끈 인물이다. 그리고 유학을 떠났다. 군사정권에겐 반공 조작이 필요했고 밖에서 예술혼을 불사르던 윤이상 등 우리의 해외 문화예술인들이 희생양이 됐다.

이런 터무니없는 누명 속에 1995년 윤이상이 이국땅에서 숨지자, 문화협회 막내이던 김춘수(1922~2004)가 각혈의 고통 속에서도 선배인 화가 전혁림(1916~2010)을 찾아가, “형님 이제야 통영문화협회가 부활할 모양입니다”라고 울먹인 바 있다. 김춘수는 정식회원이 아니던 박경리(1926~2008)가 오라버니로 여기며 선교사집 등에 따라다니던 통영 문학인이다.

1972년 뮌헨올림픽 메인테마곡 ‘심청’ 작곡, ‘베를린 필하모닉’의 탄생 100주년 기념곡인 ‘교향곡 1번’ 작곡, 독일 공영방송 선정 ‘20세기 가장 중요한 작곡가 30인 중 한사람’, 뉴욕 브루클린 음악원 선정 ‘유사 이래 최고의 음악가 44인(20세기 1인=윤이상)’ 등 위대한 족적을 쌓은 인물이다.

후배들이 그를 기리며 지은 곳이 바로 통영국제음악당이다. 유네스코는 윤이상의 탄생지라는 점, 통영국제음악당이 아시아 중요한 음악의 메카라는 점 등을 근거로 통영을 ‘창의음악도시’로 지정했다.

‘설렘팡 희망톡 콘서트’ 음악 대가들과 함께 공연할 기회를 가진 어린이 뮤지션·아티스트들의 밝의 표정

그간 숱하게 의미있는 행사를 했던 통영국제음악당이 지난 2일 시작해 5일까지 2022 꿈의 오케스트라 ‘설렘팡 희망톡 콘서트’ 개최하고 있어 다시 한번 마음이 뭉클해진다. 꿈을 키우는 아이들과 음악 대가들의 협연이었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보균)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원장직무대리 박창준)이 주관하는 행사이다.

2022 꿈의 오케스트라 〈설렘팡 희망톡 콘서트〉는 꿈의 오케스트라 12년차를 맞아 진행되는 최초의 협연 프로그램으로, 꿈의 오케스트라 총 14개소 약 1000여 명의 아동, 청소년 단원들이 저명한 아티스트와 협연 무대를 함께 한다.

지난 2일부터 통영국제음악당에서 개최된 〈설렘팡 희망톡 콘서트〉는 고창, 부산 동구, 목포, 세종, 원주, 평창, 광주 남구, 창원 등 8개 거점기관의 아동·청소년 단원 약 500여 명이 참여하여 진행해오고 있는 마음 푸근한 음악회이다.

부산동구 어린이 음악가들

협연 무대에는 KBS FM 〈송영훈의 가정음악〉 진행자로 활동 중인 첼리스트 송영훈이 꿈의 오케스트라와 호흡을 맞춰 생상스의 〈동물의 사육제〉 중 ‘백조’와 영화 〈웰컴 투 동막골〉 OST로 잘 알려진 히사이시 조의 ‘Waltz Of Sleigh’을 연주하며 아름다운 하모니를 선사했다. 또한 공연이 끝난 후, 단원들과 음악인으로서의 성장에 관한 이야기를 진솔하게 나누며 소통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

협연 무대를 마친 첼리스트 송영훈은 “너무나 영광스러운 자리였고, 이 노력의 결과물이 정말 감사하고 만족스럽다. 앞으로 꿈의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더 많은 청중들을 만나 선한 영향력과 음악의 아름다움을 전하는 음악 전령사들이 되기를 바란다.”고 참여 소감을 전했다.

송영훈과 협연하는 꿈의 오케스트라 단원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제공]

협연 프로그램 외에도 꿈의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음악적 상상력을 키울 수 있는 이색적인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됐다. 국내 최초 바디뮤직퍼커션 그룹 바디뮤직코리아가 함께한 리듬 만들기 워크숍에서는 단원들이 직접 신체활동으로 다양한 리듬을 만들어 발표하며 창의력과 음악적 잠재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한편, 오는 16일부터 18일까지 아트센터 인천에서 개최되는 ‘설렘팡 희망톡 콘서트’에는 공주, 통영 , 군포, 강릉, 성북, 오산 등의 6개 거점기관 아동·청소년 단원 약 500여 명과 저명 음악가 대니구(바이올린), 홍진호(첼로), 이석준(호른)이 함께할 예정이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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