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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채비 나선 ‘여야 비례대표’...물 밑서 ‘지역구 쟁탈전’
뉴스종합| 2022-09-26 11:30

2024년 4월에 치러지는 22대 총선이 약 1년 반 앞으로 다가오면서 지역구가 없는 여야 비례대표 의원들의 발걸음이 분주해지고 있다. 여당에선 6·1 지방선거 직후 비례대표 의원들이 선거구 조직위원장 공모에 접수하며 지역구 선점에 나섰고, 야당에선 일부 의원들이 분구 가능성이 높은 선거구 또는 수도권 출마를 고심하는 모양새다.

26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비례대표 의원 중 노용호 의원은 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갑, 서정숙 의원은 경기 용인병, 윤창현 의원은 대전 동구, 조수진 의원은 서울 양천갑, 허은아 의원은 서울 동대문을 출마를 고려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이미 당협위원장이거나 조직위원장 공모에 접수해 표밭갈이에 시동을 건 상태다. 통상 조직위원장은 당협 운영위원회 표결을 거쳐 당협위원장으로 선출된다. 당협위원장은 지역 조직을 총괄하는 만큼 차기 총선 공천에서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된다.

조 의원은 지난해 초 서울 양천갑 당협위원장에 임명돼 일찌감치 지역 기반 다지기에 나섰다. 허 의원은 지난 5월 서울 동대문을 당협위원장에 내정돼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의결을 거쳐 최고위원회 의결을 앞둔 상황이었지만 당 내홍 등으로 인해 의결 절차가 ‘일시 멈춤’인 상태다.

노 의원, 서 의원, 윤 의원 등은 지난 6월 초 조직위원장 공모에 지원했다. 이밖에도 전주혜·최승재 의원 등 비례대표 의원이 각각 서울 강동갑, 서울 마포갑 조직위원장 공모에 신청했다.

그러나 조직위원장 공모 절차 역시 당 지도체제를 둘러싼 갈등으로 네 달째 표류 중이다. 조직위원장 선출 업무를 담당하는 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는 한기호 의원의 사무총장직 사퇴로 해산됐다. 당이 ‘정진석·주호영’ 투톱 지도체제로 꾸려진 만큼 김석기 사무총장이 조만간 조강특위를 새로 구성해 선출 절차를 재개할 전망이다.

한 비례대표 의원은 이날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비례대표는 험지에 출마하는 것이 맞다. 출마 지역구를 고심 중”이라고 말했고 다른 의원은 “조직위원장 선출은 동결된 상황이지만 이와 별개로 주말마다 지역을 방문해 주민들께 인사드리고 있다”고 했다. 또다른 비례대표 의원실 관계자는 “지역구를 관리해야 한다는 마음은 급한데 당 체제 자체가 안착이 안 돼있다”고 우려했다.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의원들의 경우, 최혜영 의원이 경기 안성시, 유정주 의원이 경기 부천시 지역구 출마를 고심하고 있다.

최 의원은 최근 경기 안성시로 이사하고 사무실을 차린 것으로 전해진다. 최 의원 측 관계자는 “직능 간담회, 지역 행사 등 지역 일정을 통상 일정처럼 가고 있다”고 말했다.

전용기 의원과 이동주 의원 등은 다음 총선에서 분구 가능성이 있는 경기 화성시 동탄, 인천 검단구 출마를 고려하는 중이다. 전 의원은 지난 7월 주소지를 화성시로 옮기고 추석 연휴 땐 동탄 시민 인사를 하는 등 지역활동에 나섰다. 인천 출신인 이 의원은 최근 인천시가 서구에서의 분구를 추진하는 검단구를 비롯해 구체적인 출마 지역구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병주 의원은 최근 당으로부터 강원도 지역구 출마를 제안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육군 대장 출신인 김 의원은 초·중·고 시절을 강원도에서 보냈고 군 생활도 대부분 강원도에서 지냈다. 김 의원 측은 “당쪽에서 김 의원이 강원도 지역에 출마하길 원하는 건 맞다”며 “하지만 의원은 해당 지역 출마에 적극적이지 않아 국정감사 이후 의견을 조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혜원·신현주 기자

hwshi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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