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가해자가 성병 감염, 괴로워했다”…성폭행 극단선택 10대 가족 증언
뉴스종합| 2023-09-07 09:46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아르바이트 면접 자리에서 성폭행을 당한 뒤 한 달 만에 극단 선택을 한 10대 재수생이 가해자로부터 성병을 옮아 괴로워했다는 유족의 증언이 나왔다.

7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전날 ‘알바 면접 미끼로 성범죄, 피해자 한 달 만에 극단선택’이란 제목으로 공개한 영상에서 이 사건 피해자 유족의 인터뷰를 내보냈다.

재수생이던 피해자 A씨(19)는 지난 4월 온라인 구인·구직 사이트에 “스터디카페 총무 자리를 원한다”며 이력서를 올렸다.

이를 본 30대 남성 B씨는 자신을 스터디카페 관계자라고 속인 뒤 부산진구 모 스터디 카페에서 면접을 진행했다. B씨는 면접 자리에서 “더 쉽고 더 좋은 일이 있다”며 키스방 아르바이트를 권유했다. 그는 B씨를 옆 건물의 키스방으로 끌고 갔고, 그 안에 있던 남성 두 명이 문을 바로 잠가버리자 “이런 식으로 일하는 것”이라며 A씨를 성폭행했다.

이후 충격에 빠진 A씨는 피해를 당한 지 한 달도 안 돼 극단 선택으로 세상을 떠났다.

[JTBC '사건반장' 갈무리]

유족은 JTBC에 “(A씨가) 가해자들한테 그 일을 당하고 난 뒤 몸에 이상을 느껴서 자기 이상 징후를 인터넷에 쳐봤다”며 “그랬더니 일종의 성병 종류 같다고 했다. 자기 기억을 떠올려 보니까 그때 세 사람 중 한 명이 헤르페스 2형 특징을 갖고 있다 하더라”고 전했다.

유족은 이어 “입가에 수포가 있고 주변에 옮길 가능성이 높다, 전염이 잘된다 이러니까 가족들하고 있으면서 상당히 힘들었을 것”이라며 “가족들한테는 말도 못하고 그러다가 산부인과 가서 검사를 받고 검사 결과 나온 날 바로 와 가지고 뛰어내린 거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찰에서 확인해보니까 구속된 피의자가 헤르페스 2형 성병 감염자가 맞았다”고 덧붙였다.

또 유족은 “A씨가 초등학교, 중학교 시절 학원도 다니지 않으면서 전교 회장도 하고 전교 1등도 하던 성실한 아이였다”며 “건축사가 되는 걸 꿈꿨고 원하는 대학에 가기 위해 재수를 결심했던 건데 집에 미안한 마음이 들었던 것 같다. 집안 형편에 조금이라도 돈을 보태고자 구인·구직 사이트에 아르바이트를 구한다는 글을 올렸던 것 뿐”이라고 참담해 했다.

한편 부산 사하경찰서는 최근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과 성매매 알선 혐의로 피의자 B씨를 구속했다.

하지만 B씨는 범행 이후 경찰이 오자마자 진술거부권을 행사하고 변호사를 선임해 바로 구속이 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구속하려면 범죄 사실이 소명돼야 하는데, 그 당시 소명될 수 없어서 구속하지 못하고 경찰이 보강 수사했다”며 “이후 통신 기록, 지인 증언 등을 통해서 B씨가 성매매를 알선하고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등을 입증해서 결국 구속됐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밖에도 B씨가 미성년자 피해자를 포함해 비슷한 형태로 상당 기간 성매매 알선을 한 사실을 확인하고 추가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B씨로부터 여성을 공급받은 업소로 추정되는 키스방 운영자 30대 2명도 직업안정법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키스방 업주는 전기통신사업자로 사업자등록을 하고, 겉으로는 다른 업체인 것처럼 불법 영업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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