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李 ‘포용적 통합’ 메시지 시험대…비명계는 “못 믿겠다” [이런정치]
뉴스종합| 2023-10-25 09:56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의원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이 대표는 채상병 특검법 패스트트랙 표결 참여를 위해 국회 본회의에 참석했다. [연합]

[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당무에 복귀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통합 메시지에 대해 비명(비이재명)계 의심은 여전하다. 이른바 체포동의안 가결파 5인 징계 여부에 관한 설왕설래가 지속되는데다, 비명계 송갑석 의원의 사퇴로 공석인 지명직 최고위원 인선도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25일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표결에 가결 의사를 표했던 의원들에 대한 징계 여부를 두고 논의를 이어갔다. 이 대표는 징계 의사가 없음을 표했지만 정청래·서은숙 등 친명(친이재명)계 최고위원들은 지도부에서의 징계 절차 논의는 남아있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 같은 친명계 인사들의 언행에 비명계에 대한 반감이 여전한 이 대표의 지지층을 고려함과 동시에 당의 기강을 잡기 위한 의도가 깔려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민주당 중진 의원은 이날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친명계가 이 대표의 만류에도 (가결파) 징계 이야기를 계속 꺼내는 것은 지금 당장 징계를 하겠다는 뜻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이 의원은 “이런 일이 얼마든지 또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지금은 넘어가더라도 다음에 비슷한 일이 벌어졌을 때는 징계를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이상섭 기자

이 같은 친명계 지도부의 태도에 비명계는 “말로만 통합을 외치고 있다”며 반발한다. 한 비명계 의원은 통화에서 “정당이라는 것은 역동적으로 서로 다른 입장의 이야기를 분출하고 그것들이 모여서 결정을 해야 한다”면서 “그런데 여전히 강력 팬덤이 원하는 것에 따라 지도부가 움직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비명계 조응천 의원은 이 대표가 국회에 복귀한 지난 23일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도부는 가결파에 관한 징계를 이슈화 시켜왔고 이 대표는 굳이 손에 피를 묻힐 필요가 없는 상황이 됐기 때문에 통합을 얘기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가 지명직 최고위원 인선에서 ‘탕평’을 실천하게 될 지도 정치권의 관심사다. 한때 원외 친명 인사인 박정현 전 대덕구청장이 유력하게 거론됐으나 친낙(친이낙연)계 윤영찬 의원 등이 크게 반발한 점을 고려해 지도부가 재검토에 나선 바 있다. 박성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결단을 내린 것 같다. 그래도 의견을 조금 더 들어보겠다고 한 상황”이라고 말하면서 발표가 임박했음을 암시했다.

일각에선 비명계 최고위원 인선을 통해 이 대표의 포용 의지를 직접적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중진 의원은 “지도부에는 다양한 세력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그 자리(지명직 최고위원)는 비명계가 하는 게 모양새가 좋다”라며 “지금 최고위에는 초재선 의원이 많다. 선거를 앞두고 경험이 많은 3선 이상 의원이 지도부에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y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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