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뒤집힌 하비 와인스틴 미투 판결에 美 배우 애슐리 저드 분노
뉴스종합| 2024-04-27 13:45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법정은 치유의 공간이 아닌 피해자들에게 트라우마를 주는 공간이다.”

할리우드의 거물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72)의 성폭력을 고발해 ‘미투 운동’ 확산에 기여한 배우 애슐리 저드(56)가 뉴욕주 법원에서 와인스틴의 유죄 판결이 뒤집히자 이 같이 말했다.

저드는 2017년 세계적인 미투 운동의 도화선이 된 ‘와인스틴 스캔들’의 초기 고발자 중 한명이다. 그녀는 과거 와인스틴에게 성추행 당했으며, 성적인 요구를 거절한 이후 그의 압력으로 영화계에서 불이익을 받았다고 폭로한바 있다.

26일(현지시간) 저드는 ‘CBS 모닝스’에 출연해 뉴욕주 대법원의 판결이 성폭력 피해 생존자들에게 다시 고통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저드는 “피해자는 평화를 찾기 위해 트라우마를 (법정에서) 내보일 필요가 없어야 한다”며 “남성이 여성을 강간하는 것을 멈출 때 우리는 평화를 얻을 수 있다. 그게 바로 끝”이라고 강조했다.

또 “나는 어제 좋은 아침을 보내고 있었는데, 이제 다시 하비 와인스타인이 여전히 죄가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에게 제도적 배신이 있다는 사실을 이야기하는 데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며 “그들(가해자들)은 먼저 우리를 강간하고, 그다음엔 우리의 시간을 훔친다”고 비판했다.

덧붙여 “나쁜 소식은 성폭력을 저지르고도 살아남은 남자들이 많다는 것이고, 좋은 소식은 우리 (피해자) 중에도 생존자가 많다는 것”이라며 “우리는 서로를 지지하고 돌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전날 뉴욕주 대법원은 하비 와인스틴에 대한 유죄 판결을 뒤집었다. 와인스틴은 30년 간 최소 80명 이상 여성 영화업계 종사자를 상대로 성 착취를 일삼은 혐의를 받고 있는데, 기존 23년형 판결에 대해 “공정한 재판이 아니었다”고 파기한 것이다.

뉴욕주 대법원은 검찰이 하급심 재판에서 와인스틴이 기소된 성범죄 혐의와 관련 없는 여성들을 법정에서 증언하도록 하는 실수를 저질렀다고 봤다. 이에 따라 와인스틴은 뉴욕주에서 새 재판을 받을 수 있다.

뉴욕타임즈는 이번 결정에 대해 “사법 시스템에서 성범죄 피해자였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을 구제하는 것이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했다.

다만 와인스틴은 2004~2013년 베벌리힐스에서 5명의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캘리포니아주에서 2022년 징역 16년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이에 따라 와인스틴은 석방되지 않고 캘리포니아주로 이송돼 형을 계속 살아야 한다.

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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