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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거면 차라리 안본다” 오늘부터 월 5500원…티빙 야구 중계 유료에 ‘분통’
뉴스종합| 2024-05-01 17:50
티빙이 3월 9일 한화 이글스 대 삼성 라이온즈 경기 하이라이트 영상에서 ‘세이프(SAFE)’를 ‘세이브(SAVE)’로 잘못 표기한 모습.[티빙 갈무리]

[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언제부터 야구를 돈 내고 봤나, 이럴 거면 야구 끊는다” (야구팬 A씨)

오늘부터 티빙의 야구 중계가 유료화하는 가운데 성인 10명 중 8명이 스포츠 중계 유료화에 부정적이라는 조사가 나왔다. 국내외 온라인동영상플랫폼(OTT)이 일제히 구독료를 올리면서 경제적 부담이 늘어날 것이란 우려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발표한 ‘스포츠 스트리밍 유료화와 시민 시청권’에 따르면 응답자의 77.9%가 스포츠 중계 유료화에 부정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남성(76.6%)보다 여성(79.2%)이 부정적인 인식이 컸으며, 연령대별로는 60대(83.1%)가 가장 부정적으로 응답했다.

쿠팡플레이 중계로 아시안컵 국가대표 축구 경기를 시청하는 모습 [독자 제공]

이번 조사는 스포츠 중계 유료화에 대한 인식을 알아보고자 최근 1개월 내 스포츠 중계를 시청한 경험이 있는 20~60대 10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조사는 4월 17일부터 21일까지 온라인 설문으로 진행됐다.

현재 스포츠 중계 서비스 가격에 대해서도 79.5%가 부적절하다고 평가했다. 이 역시 여성(80.8%)이 남성(78.2%)보다 부정적이었고, 60대(86.3%)에서 부적절하다는 응답 비중이 가장 높았다.

특히, 한국프로야구(KBO)를 온라인 독점 중계하는 티빙에 대해선 불만족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용한 경험이 있는 스트리밍에 대해 만족도를 물은 결과 티빙은 만족한다는 응답이 58.4%에 그쳤다. 반면, 쿠팡플레이와 스포티비는 각각 81%, 65%에 달했다.

이현우 한국언론진흥재단 선임연구위원·오세욱 한국언론진흥재단 책임연구위원은 “최근 프로야구 중계 실시 이후 몇 가지 초기 논란에 따른 결과로 보여진다”고 분석했다. 티빙은 하이라이트 영상에서 ‘세이프(SAFE)’를 ‘세이브(SAVE)’로 잘못 표기하거나 중계에서 선수 이름을 바꿔 기재해 빈축을 산 바 있다.

지난 3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KBO리그 프로야구 한화이글스와 SSG랜더스의 경기. 이날 KBO리그에서 개인 통산 100승 기록을 달성한 류현진이 동료들과 하이 파이브를 하고 있다. [연합]

유료 스포츠 스트리밍을 경험한 응답자는 전체의 68.2%로 나타났다. 30대는 90%가 이용 경험이 있다고 답한 반면, 50대와 60대는 50.5%, 35%만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어 연령별 차이가 크게 나타났다.

미이용자에게 유료 스포츠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은 이유를 물은 결과 가격이 부담스럽다는 응답이 81.8%에 달했다.

응답자들은 OTT의 가격 인상이 지속되면서 경제적 부담이 가중될 것을 우려했다. 스포츠 중계의 미래에 대한 질문에 57%가 ‘점점 더 증가하는 구독료, 시청 비용’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최근 쿠팡은 쿠팡플레이 무료 시청 혜택이 포함된 와우멤버십 월 구독료를 4990원에서 7890원으로 올렸다. 티빙은 이날부터 연간 구독권 가격을 기존 대비 약 20% 올린다.

최주희 티빙 대표가 3월 12일 서울 마포구 CJ ENM 사옥에서 ‘티빙 K-볼 설명회 서비스 설명회’를 열고 프로야구(KBO 리그) 뉴미디어 중계와 디지털 콘텐츠에 대한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티빙 제공]

특히, 이날부터 티빙은 KBO 생중계를 유료 회원에게만 제공한다. 개막 이후 월 구독권을 사지 않더라도 회원가입만 돼있으면 생중계를 볼 수 있었지만, 이날부터 최소 5500원 이상 월 구독료를 지불해야 한다.

이 선임연구위원·오 책임연구위원은 “응답자들은 점점 더 증가하는 구독료와 시청비용, 중계권 경쟁으로 시청 가능 경기가 제한될 것을 우려하고 있었다”며 “스포츠 중계의 발전 방향이 사용자 친화적이고 경제적으로 접근 가능한 환경을 지향해야 함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ey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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