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입는 데만 20분”…수영선수들이 물 속에서 소변을 보는 이유? [파리 2024]
뉴스종합| 2024-07-27 14:50
25일(현지시간) 2024 파리올림픽 수영(경영) 종목이 열리는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 아레나에서 알렝 조브리스트 오메가 타이밍 사장이 올림픽 공식 타임키퍼(시간 측정 기기)인 오메가의 타임키핑 시스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규칙은 깨지기 마련이다. 수영장 물 안에서 ‘소변 금지’는 당연한 예의이지만, 정작 수영선수들조차 예의와 규칙을 깨기 일쑤였다는 고백이 속출했다.

26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 모은 세계 최고의 수영 선수들은 수영장 물 안에서 소변을 봐서는 안 된다는 것도 규칙을 누구도 지키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WSJ은 올림픽에 출전한 모든 수영 선수가 경기가 치러지는 파리 라데팡스 아레나의 수영장 안에서 소변을 볼 것이며 이는 올림픽 경기의 “가장 지저분한 비밀”이라고 단언했다.

실제로 많은 선수들이 수영장을 화장실 삼아 볼 일을 본 사례를 고백하기도 했다.

2016년 리우 올림픽 평영 금메달리스트로 이번이 세 번째 올림픽 출전인 릴리 킹(미국)은 “나는 아마 (경기했던) 모든 수영장에서 소변을 봤을 것이다. 원래 그렇다”고 말했다.

선수들의 화장실은 수영장 전체로 확대된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과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미국 대표로 출전한 케이티 호프는 세계선수권대회 경기 전에 옆에서 같이 대기하던 동료 선수가 바닥에 소변을 본 것을 목격했다.

호프는 “말 그대로 다리를 타고 흘러 내려와 바닥에 고였다”며 “(선수가 아닌) 외부인들에게는 역겨울 수 있지만 (수영장 물 안에) 염소가 아주 많이 들어있어 별 생각 안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대수롭지 않은 공공연한 일이라는 것이다.

특히 수영장에서 소변을 보는 것이 예의를 모르거나 규칙을 잘 지키지 않아서가 아니라는 항변도 나온다. 수영 선수들은 경기에 나설 때 몸에 딱 붙어 근육을 압박하는 경기용 수영복을 입기 때문에 벗는 것이 쉽지 않다고 한다. 게다가 경기 직전까진 수분을 섭취해야 하는데, 수시로 물을 마시느라 화장실도 자주 가는데 경기용 수영복의 경우 입기까지 길게는 20분이나 걸린다. 이런 고통스러운 착용시간이 있어야 물 속의 저항력을 줄여준다. 이런 이유로 선수들은 입고 벗는 데에 긴 시간과 스트레스를 쓰기 보다 물 속에서 해결한다는 것이다.

2021년 열린 2020 도쿄올림픽에 나온 미국 대표 잭 하팅은 고교 시절 주 선수권대회에 출전 당시를 떠올리며 “수영복에 힘겹게 몸을 구겨 넣은 뒤에 갑자기 화장실에 가고 싶어졌다. 경기까지 남은 시간도 시간이지만 수영복을 벗었다가 다시 입는 일이 더 크게 느껴졌고 결국 처음으로 수영장에서 수영복을 입은 채 소변을 봤다”며 그 뒤로 “세상이 다르게 느껴졌다”고 돌아봤다.

같은 선수끼리는 용인하는 일이나 ‘암묵적 규칙’은 존재한다. 다른 사람이 곁에 있을 때는 소변을 보지 않는 것이다. 수질도 특별히 문제될 일은 없다. 전문가가 염소 농도를 수시로 조절하기 때문이다.

WSJ는 “미국 올림픽 대표 선발전이 열린 수영장의 수질 관리를 담당했던 브라이언 스피어는 9일간의 선발전 동안 선수 1000명이 출전했던 수영장의 물을 깨끗하게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수소이온 농도 지수(pH)와 염소 수준을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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