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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싱] 한국 여자 에페의 미래는 향남고에 물어봐
뉴스| 2018-01-27 05:35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유병철 기자] 한국은 펜싱 강국이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김영호가 아시아인 첫 금메달(남자 플러레 개인)을 따낸 이후 한국식 발펜싱을 앞세워 세계 펜싱의 흐름을 바꿨다. 플뢰레에서 시작된 펜싱 코리아는 에페와 사브르로 이어졌고, 이제는 사브르와 에페가 강세를 보이는 반면 플러레는 조금 처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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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2017-2018시즌 페싱 세부종목별 세계랭킹(단체).


이 중 여자 에페는 역대 올림픽 5대 오심 사례로 꼽히는 2012년 런던 올림픽 신아람의 ‘멈춰버린 1초’로 유명하다. 신아람(32 계룡시청)은 지금도 국가대표급 선수로 맹활약 중이다. 그 뒤를 이혜인(강원도청) 정효정(부산광역시청) 강영미(광주서구청), 최인정(계룡시청) 등이 세계 정상급 선수로 한국 여자 에페의 계보를 잇고 있다

가장 최근인 지난 1월 22일(한국시간) 월드컵 여자단체전에서 한국은 12년 만에 단체전 우승을 차지했고, 이혜인은 개인전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여자 에페에서는 화성의 향남고등학교(교장 김성범)가 화수분처럼 우수선수를 매년 배출하고 있어 화제다.

향남고는 1월 16일부터 19일까지 양구에서 열린 청소년대표 선발전에서 졸업예정자 김채린이 정상에 올랐고, 1학년 임태희는 유소년 1위, 입학예정자인 김소희(발안중)는 같은 부분 2위를 차지했다. 이들은 2월 22일 두바이에서 열리는 아시아주니어선수권과 4월 세계주니어선수권(이탈리아)에 출전한다. 한국을 넘어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하는 일정에 오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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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에페에서 우수선수들을 잇달아 배출해 화제가 되고 있는 향남고 선수단. 왼쪽 끝이 이명희 코치. 오른쪽 끝은 남편이자 발안중학교 코치인 김승섭 씨.


2010년 창단한 향남고는 전국체전에서 지난 7년 동안 금메달 4개와 은메달 3개를 땄다(금금금은은은금). 서울 창문여고와 울산중앙여고와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면서 여자 에페 고교 최강을 유지하고 있다.

졸업생 임주미(25)는 국가대표로 활약 중이고, 신현아(24 이상 경기도체육회)도 23세 국가대표다. 임주미와 신현아는 각각 2016년과 지난해 23세 이하 아시아펜싱선수권에서 릴레이를 하듯 나란히 2관왕(개인 단체)에 오르며 차세대 에이스를 예약했다. 이 두 선수에 이어 김채린, 임태희, 김소희 등 유망주가 급성장해 ‘여자 에페의 화수분’이라는 호평을 받는 것이다.

향남고의 이명희 코치(44)는 “경기도와 화성시는 펜싱을 적극 후원한다. 발안중-향남고-경기도체육회로 이어지는 선수육성 시스템도 빼어나다. 지금처럼 선수들이 열심히 한다면 향후 한국 여자 에페는 향남고 출신들이 주름잡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명희 코치는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은메달리스트고, 남편 김승섭은 발안중학교의 펜싱코치다. 즉, 남편이 중학교 때 선수들을 키워내면 아내가 고등학교에서 더욱 발전시킨다고 할 수 있다.

근대 올림픽의 창시자인 피에르 쿠베르탱은 펜싱 선수였다. 또 펜싱은 올림픽이 처음 시작된 1896년부터 대회마다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열린 4대 종목 중 하나다. 에페는 펜싱의 대표적인 종목이다. 한국 여자 에페는 지금도 강하지만 앞으로 더 강해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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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유소년 국가대표선발전에서 나란히 1, 2위를 차지한 향남고의 임태희(오른쪽)와 김소희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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