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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성화, ‘믿고 보는 배우’ 타이틀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이유
문화|2018-03-09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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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키부츠 정성화(사진=CJ E&M 제공)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김희윤 기자] “‘정성화만 나오면 재밌다’ ‘정성화가 나오는 작품은 좋은 작품이다’ 이런 말을 듣고 싶어요(웃음) 관객들과 신뢰를 쌓는 것만큼 멋진 일은 없죠”

정성화하면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바로 정점을 찍어본 뮤지컬배우란 점이 아닐까. 남우주연상은 물론 각종 수상 내역이 프로필을 꽉 채울 만큼 그는 뮤지컬계에선 이미 독보적인 존재다. 어떠한 배역을 맡든 전부 자기화하는 매력이 있다. 그래서 관객들은 그를 더욱 열광한다.

■ 싱크로율 200%, 정성화의 롤라

“‘킹키부츠’는 한번 발을 들여놓으면 안할 수가 없는 작품이에요. 오히려 날 안 쓰면 어쩌나하는 마음이 들죠. 지난 시즌처럼 이번에도 ‘롤라’를 맡았어요. 이미 2016년 재연 당시부터 이 역할은 체력이 되는 한 계속해서 해야 한다고 생각했죠. 물론 ‘잘하자, 열심히 해서 쓰임받자’는 생각으로요. 늘 ‘킹키부츠’ 공연만을 기다려 왔어요”

그는 평소 작품을 고르는 기준으로 ‘나와 잘 맞는지’와 ‘작품을 하면서 얼마나 즐거운지’를 가장 중요하게 본다. 배역 이미지나 창법 등 여러 가지가 자신과 맞지 않는데도 무리하게 진행했다가는 관객들도 실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킹키부츠’는 배우가 생각하는 모습과 모든 것이 잘 맞아떨어지는 완벽한 작품이었다.

“사실 지난 시즌과 비교할 때 크게 달라진 점은 없어요. 굳이 다르게 그려진 지점을 꼽자면 인적구성을 들 수가 있죠. 이석훈, 박강현 배우 등 캐스트가 달라지면서 작품의 색깔도 더 나아졌어요. 엔젤들도 바뀌었죠. 전부 키가 큰 배우들인데 그러다보니 발랄함의 종류도 달라졌어요. 덕분에 공연도 갈수록 발전하면서 코미디 연기도 더욱 농밀하게 다듬어져 맘에 들어요”

누구든 ‘킹키부츠’에서 롤라를 연기하는 정성화를 보면 감탄을 쏟아낼 수밖에 없다. 배역 자체만으론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캐릭터임에도 그는 배역에 호감도 짙은 빨간색을 입혀놓았다. 최재림과 더블캐스팅인 ‘롤라’라는 배역에 그는 무한한 자신감을 보인다.

“어떤 배역을 해도 롤라만큼 잘할 수 있을 것 같진 않아요. 물론 두 캐스트 모두 매력 있죠. 아무래도 최재림 배우의 롤라와 가장 큰 차이점을 꼽는다면 비주얼이 아닐까 해요. 최재림 씨의 롤라는 무대를 압도하는 외모와 시원시원한 큰 키가 매력이죠. 그러다보니 카리스마가 있고 노래솜씨도 대단히 좋아 넘버들을 아름답게 소화해내요. 반면 정성화의 롤라는 억척스럽고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줌마 같은 매력이 있어요. 개그맨 출신인 만큼 코믹적인 부분이나 롤라의 잔망스러움을 잘 표현하고자 노력했죠”

정성화가 연기한 롤라는 나쁜 일이 있어도 금방 풀어져 웃는 마성의 매력이 있다. 작품 초반부 충격적인 비주얼로 ‘랜드 오브 롤라(Land of Lola)’를 소화하는 그는 힘을 다해 바람을 잡는다. 도입이 중요한 만큼 관객들의 신뢰를 얻고자 스스로를 무대 위에 던진다.

“무엇보다 롤라의 밝고 긍정적인 모습을 부각하려고 애썼어요. 어떻게 보면 철없는 사람처럼 보이지만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긍정적이고, 이런 사고방식으로 편견을 이겨내는 사람이란 걸 알 수 있게 해주죠. 사실 굉장히 밝고 명랑한 사람에게서 보이는 상처는 더 크게 다가오잖아요. 그 사람 이면의 상처를 최대한 감춰놓을 수 있도록 연기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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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키부츠 정성화(사진=CJ E&M 제공)


■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라

“킹키부츠는 요즘 올라오는 작품 중 가장 재밌는 작품이에요. 관객들도 와서 재밌게 놀고 즐기다보면 그 안에서 또 중요한 메시지가 올라오게 되죠”

뮤지컬 ‘킹키부츠’는 주인공 찰리가 아름다운 남자 롤라를 만나면서 파산 위기에 빠진 구두공장을 다시 일으키는 성공담을 유쾌하게 그려낸다. 이 가운데 남자다움과 여자다움이라는 완고한 ‘성 역할’의 굴레나 편견을 이야기로 다룬다.

“현대사회는 정보가 넘쳐나는 사회에요. SNS 채널이나 매체도 다양해지고 이를 통해 많은 사람들을 보게 되죠. 그중 누구나 맘 맞는 사람이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어요. 결국 사람들을 바라보는 내 맘이 중요한 거죠. 다만 여기서 호불호를 넘어 ‘틀리다’며 타인을 정죄하거나 고치려고 하는 마음은 자신과 타인 모두에게 큰 상처를 줘요. 그냥 ‘저런 모양도 있구나’하고 인정해버리면 괜찮죠. 결국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현대사회의 중요한 포인트죠. ‘킹키부츠’도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라는 메시지를 갖고 있어요. 이 때문에 요즘 사회에 더 걸맞은 뮤지컬이 아닌가 해요”

‘킹키부츠’의 중심 인물은 단연 롤라다. 그가 연기한 롤라는 ‘사람을 있는 그대로 보라’는 메시지의 통로이자 매개자 역할을 한다.

“롤라를 연기하며 달라진 점이 있다면 사람에 대한 이해라는 측면에서 전보다 더 많은 노력을 하게 됐어요. 어떤 사람을 보고 느끼는 지점에 대해 나 자신을 세밀히 관찰할 수 있게 됐죠. 특히 다르다는 것에 대해 고정관념을 가지지 않고, 그냥 있는 그대로 타인을 이해하면 된다는 점에서 작품 전후로 많이 진일보했다고 봐요”

롤라는 매사에 자신만만한 캐릭터이자 ‘이해’의 대명사다. 여장을 하고 다닐 땐 사람들 위에 군림하는 여왕처럼 굴다가도 사람을 있는 그대로 보는 솔직발랄한 매력이 있다. 무엇보다 유쾌함이 넘친다.

“세상엔 진짜 쾌활한 사람도 있고, 그렇게 보이려는 사람도 있잖아요. 내 자신은 후자에 가깝다고 봐요. 물론 롤라와 비교해도 상당히 유쾌하고 쾌활한 편이죠. 하지만 평소엔 그렇지 않을 때도 있는데 사람들 앞에선 쾌활하다는 걸 많이 보여주려는 편이었어요. 아무래도 공연을 하다보면 굉장히 큰 부담감에 휩싸이는데, 죽상을 하고 이겨내는 것보단 웃으면서 이겨내는 게 훨씬 현명한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아마 롤라도 그랬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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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키부츠 정성화(사진=CJ E&M 제공)


■ “무엇을 상상하든지 난 그 이상이지~”

“무대에선 순발력이 뛰어난 편이에요. 대사를 까먹거나 상대배우가 대사를 잊어버려도 자연스럽게 잘 넘어가는 편이죠. 공연을 멈춘다거나 관객들이 알아차리게 한 적은 별로 없어요. 연습할 때는 애드리브를 많이 넣어보기도 하는데, 여기서 코믹연기가 더 잘된다든가 괜찮은 것들이 몇 개 나오면 대사화돼 무대 위에 올라가기도 하죠. 물론 무대에선 약속된 대사로 연기해요. 순간적으로 애드리브가 필요한 부분에선 하기도 하지만, 관객들에 대한 예의로 연습 때 합의된 사항들에 대해서만 변화를 주죠”

정성화는 순발력이 뛰어난 만큼 실수와는 거리가 먼 배우로 느껴진다. 코미디언을 하면서 단련된 민첩성이 배우 생활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예전에 ‘아일랜드’와 ‘거미여인의 키스’라는 2인극을 했었어요. 출연진이 적은 만큼 엄청난 대사량으로 연기하게 됐죠. 이때 관객들과의 호흡이 어떤 것인지 맥을 짚을 수 있는 능력이 생겨요. 관객들과의 농밀한 호흡을 통해 극을 이끌어가는 방법을 지금도 써먹고 있죠. 배우로서 매우 중요한 능력이에요. 대사를 치고 난 뒤 다음 대사를 어떻게 표현할지부터 시간적인 부분까지 고려해내 최적화된 연기를 펼칠 수가 있죠”

기초부터 탄탄하게 쌓아온 배우의 이력만큼이나 그는 관객들의 신뢰를 한 몸에 받고 있다. 롤라의 대표 넘버 ‘랜드 오브 롤라(Land of Lola)’의 가사처럼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보여준다.

“작품을 하면서도 항상 내 자신을 뮤지컬 내 구성원 그 이상으로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대단한 배우 분들이 많고,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도 다양하죠. 정성화란 배우를 최고로 쳐주는 관객도 있을 테고, 다른 배우를 보고 최고로 쳐주는 관객도 있어요. 관객마다 선호하는 배우가 다르죠. 단지 배우로서 바라는 점이 있다면 관객들로부터 신뢰받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믿고 보는 배우’란 타이틀은 정말 비싸잖아요. 큰 결심을 해야만 하죠(웃음)”

그는 관객들에게 신뢰 받는 배우임과 동시에 삶의 끝에서도 온전히 배우이고 싶다. 대체로 뮤지컬배우는 미래가 불투명하다고들 하지만 그런 지점을 줄여나가기 위해 스스로 부단히 노력해나간다.

“뮤지컬배우로서 내가 하고 있는 연기가 사람들에게 질리지 않도록 하는 게 오래할 수 있는 비결이라 생각해요. 앞으로도 다양한 역할들을 해보려고 노력해야죠. ‘정성화가 나오면 어떻게 연기할까’ 궁금해 하도록 다채로운 스펙트럼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그동안 다양한 역할들을 해왔지만 앞으로도 어떤 배역을 맡을지가 궁금하죠. 창작뮤지컬에서도 좋은 캐릭터가 나왔으면 좋겠고, 거기에 기여하고 싶은 맘도 커요”

정성화는 뮤지컬배우로서 이미 많은 것들을 이뤄냈다. 그러나 여전히 하고 싶은 것이 많은 배우다.

“뮤지컬이나 영화 모두 어느 순간 ‘내꺼다’하고 들어오는 게 있잖아요. 적절한 순간에 좋은 캐릭터가 들어오면 그땐 망설이지 않고 할 것 같아요. 배우로서 항상 준비돼있을 거예요”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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