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아버지와의 약속, 꼭 지킬게요' 경희대 이승호의 사연
기사입력 2018-06-11 10:52 작게 크게
이미지중앙

이승호가 공격수들에게 사인을 보내고 있다. [사진=선수 제공])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장도영 기자] 최근 2년 동안 남자프로배구 신인드래프트에서 세터 포지션은 핫했다. 1라운드로 선발된 선수들이 총 5명이나 된다. 2016-2017시즌 1R 1순위 황택의(KB손해보험), 1R 2순위 하승우(우리카드), 2017-2018시즌 1R 3순위 최익제(KB손해보험) 1R 4순위 김형진(삼성화재), 1R 5순위 이호건(한국전력)이었다. 세대교체 혹은 팀 스타일이나 분위기 반전을 위해 프로구단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포지션이 세터로 자리매김했다.

코트에 들어선 모든 선수들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배구는 세터놀음’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세터는 승패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친다. 오는 9월(예정) 열리는 신인드래프트에 참가할 주요세터는 이승호(경희대), 이원중(성균관대), 최진성(한양대)으로 예상된다. 3명 모두 저마다의 사연을 갖고 있겠지만, 선수 출신인 기자의 마음을 뒤흔든 선수가 한 명 있다. 바로 이승호다.

이미지중앙

경기마다 체육관을 찾아 응원을 해주는 그의 어머니(왼쪽)와 누나(오른쪽). [사진=선수 제공]


아버지와의 약속

이승호는 율곡초등학교 3학년부터 현재까지 총 13년 동안 선수 생활을 하고 있다. 어느덧 대학고참이 된 그는 힘들 때마다 항상 떠올리는 기억이 있다고 한다. 바로 아버지와의 약속이다.

초등학교 5학년의 이승호는 평소처럼 잠에서 깨 학교에 갈 준비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자신을 다급하게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고 한다. 그것은 또 다시 듣고 싶지 않은 “승호야, 아버지가... 아버지가 말이야... 돌아가셨어”라는 어머니의 말이었다. 정확한 병명은 밝힐 수 없으나 당시 한참 어린 나이에 불과한 이승호가 받은 충격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것이었다.

처음엔 모든 게 얼떨떨하고 정신이 없어 아무 생각이 나질 않았다고 한다.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별생각이 없었지만, 시간이 지나 고등학생이 됐을 때 어머니와 누나를 제외하면 가장역할을 할 사람이 자신밖에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바로 그때 마음속으로 하늘에 계신 아버지에게 약속을 한 것이다.

‘아버지 안녕하세요. 저 승호에요. 제가 아직 어린 나이지만 훗날 꼭 성공해서 어머니와 누나를 모두 책임질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사람이 될게요. 기다려주세요. 꼭 해낼게요!’라고.

“일찍 아버지를 떠나보낸 것이 큰 상처로 다가와 방황할 수도 있었지만 오히려 빨리 철들고 한 가지에만 몰두할 수 있어서 좋았다.” 사회의 시선으로 보면 아직 어리기만 한 대학 배구선수의 이 말은 울림이 컸다.

이미지중앙

작은 신장에도 불구하고 탁월한 토스를 구사하는 이승호. [사진=KUSF]


탐나는 ‘이승호’

이승호의 키는 183cm, 배구선수로는 작은 편이다. 하지만 그의 경기를 보면 ‘과연 그에게 키가 걸림돌이 될까?’라는 의문이 든다.

현재 이승호가 속해있는 경희대는 6승 3패, 승점 19점(6월 8일 기준)으로 리그 4위에 랭크되어있다. 낮고 빠르지만 공격수 입맛에 맞게 올라가는 토스와, 공이 어디에 뜨든 정확히 연결되는 2단 볼로 팀이 상위권을 유지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또 공격(총 21점)과 블로킹(총 10점)에서도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친다. 이원중(공격 총 9점, 블로킹 총 3점), 최진성(공격 총 9점, 블로킹 총 7점)과 비교해도 이승호가 앞선다. 확실한 것은 이승호가 다방면에서 팀의 사기를 끌어올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V리그 명장인 최태웅 감독(현대캐피탈)도 “세터 중에선 이승호와 이원중이 가장 탐난다. 그런데 둘 중 한 선수가 우리 지명 순위까지 온다는 보장이 없다. 앞선 지명 순위를 가진 팀들이 견제 차원에서 세터를 먼저 선택할 가능성도 충분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즉, 자신에게 기회가 주어진다면 선발하겠다는 뜻이다.

실력과 인성, 여기에 외모까지 준수해 프로구단들이 탐내고 있는 이승호. 그가 남은 대학리그에서 어떤 활약을 펼치고, 또 어느 팀에 지명될지 배구팬들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는 그가 아버지와의 약속을 지키는 순간이기도 하다.
sports@heraldcorp.com

  • ▶ [추계대학] ‘2년차’ 김현준 감독, 새로운 영남대
  • ▶ [골프상식 백과사전 124] PGA챔피언십 첫 출전에 우승한 8명
인기 정보
스포츠 주요뉴스


포토 뉴스
리얼푸드자연식·친환경·건강식·푸드 매거진
COPYRIGHT ⓒ HERALD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