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이소희의 B레이더] 단언컨대 ‘이슈메이커’가 될 청년들, 차세대
뉴스| 2019-03-02 11:00
저 멀리서 보았을 때는 그토록 어렵게 느껴집니다. 막상 다가서니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음악을 대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에는 낯선 가수였는데 그들에게 다가설수록 오히려 ‘알게 돼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죠. [B레이더]는 놓치기 아까운 이들과 거리를 조금씩 좁혀나갑니다. -편집자주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이소희 기자] #71. 금주의 가수는 차세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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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차세대 제공, SNS)



■ 100m 앞, ‘차세대’를 만나기 전

이름: 차세대

멤버: 이찬희, 이준형, 오용택, 이원희

데뷔: 2019년 1월 17일 미니앨범 ‘더 넥스트 제너레이션(The Next Generation)’

대표곡: ‘더 넥스트 제너레이션’ 타이틀곡 ‘아들’

특이점: ▲그룹사운드 화랑에서 출발한 밴드 ▲이제 막 데뷔한 따끈한 신인

해시태그: #청춘의 낭만 #차세대의 시작 #이미지보다 더 주목해야 할 솔직하고 다양한 통찰

■ 70m 앞, 미리 듣는 대표곡 ‘아들’

차세대의 데뷔곡인 ‘아들’은 따뜻한 곡이다. “엄마같이 지혜롭고 아름다운 사람을 만나기를” “아빠는 친구들과 우리끼리만 아는 탁월함으로 한 해를 보냈단다”와 같은 가사는 들어봤던 말일 수도 혹은 미래에 하게 될 말일 수도 있다. 즉 화자가 누구든 공감과 위로를 주는 온기가 있다는 뜻이다. 차세대는 보통 타이틀곡을 1번 트랙으로 배치하는 요즘과 달리 ‘아들’을 마지막 트랙에 수록했는데, 곡 후반부 “울려 퍼져라 오 소년의 고함아 인디언 함성처럼”이라는 벅찬 파트를 듣는다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좀 더 웅장하고 순수하게 톤을 바꾼 이 파트는 앞으로 펼쳐질 ‘차세대의 고함’에 대한 궁금증을 남기며 앨범의 여운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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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차세대 제공, SNS)



■ 40m 앞, 놀라움을 주는 청춘들

가수는 팀명이나 곡 제목을 따라간다는 재미있는 속설이 있다. 일례로 그룹 소녀시대는 처음 나왔을 당시 독특한 이름으로 웃음을 샀지만 정말로 그들만의 시대를 열며 아이돌의 또 다른 시대를 개척했다. 그런 의미에서 현 시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차세대는 지금의 세대를 아우르며 앞으로의 세대를 만들어나갈 팀이다.

차세대는 그룹사운드 화랑에서부터 출발했다. 오래된 음악을 좋아하기도 하고 늘 빛나는 집단이 되고 싶던 이들은 젊고 잘나가고 멋 부리다가 죽을 정도로 이상한 신념이 있는 ‘화랑’의 속성에 주목했다. 그렇게 1년 동안 활동을 한 화랑은 정서적으로 토속적인 느낌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 한계를 느꼈다. 마침 기타리스트도 팀을 탈퇴했다. 그 계기로 팀을 재정비해 꾸린 게 바로 차세대다. “어제와 오늘, 너와 나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는 게 이들의 말이다. 그렇게 차세대는 모두의 이야기를 모아 만들어진 현재, 그리고 미래를 담아내고자 다짐했다.

이들이 내놓은 앨범은 아직 한 장이다. 그래서 차세대의 음악을 섣불리 예상할 수 없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더 넥스트 제너레이션’은 놀라움을 주는 앨범이라는 점이다.

차세대는 다음 세대, 즉 미래를 뜻하는 말이다. 하지만 ‘더 넥스트 제너레이션’ 커버를 보면 복고 분위기가 가득하다. 어두운 색의 옷 혹은 화려한 패턴이 담긴 옷을 입고 자유분방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멤버들 사이로는 노랗고 빨갛고 화려한 원색의 향연이 펼쳐진다. 옛 영화를 그린 간판에 쓰일 법한 글씨체도 ‘복고’에 한 몫 한다.

그렇게 놀라움을 잠시 뒤로하고 앨범을 들으면 그보다 더 의외성을 지닌 노래들이 펼쳐진다. 부드럽고 유쾌하고 아련한 수록곡들을 듣고 나면 다소 무섭고 거칠어 보이던(?) 이들의 모습은 그저 ‘솔직한 청년들’로 느껴진다. 이들의 분위기가 유해진다는 뜻은 아니다. ‘셰익스피어’ ‘동해’ ‘lady pane’ ‘아들’ 총 네 트랙은 각기 다른 장르와 소리들로 가득 차 있다. 겉에 싸인 베일을 걷어내고 나면 무던하거나 익살스러운, 혹은 사랑 가득한 소리가 들리는데 이는 음악적인 속성이 주는 단편적인 이미지를 뛰어넘어 차세대가 당당하게 풍미할 무궁무진한 시대를 예상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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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차세대 제공, SNS)



■ 드디어 만났다, 차세대
(이하 인터뷰는 반말로 재구성됐습니다)

▲ 안녕, 반가워. 우선 이름에 대해 묻고 싶어. ‘차세대’는 다음 세대를 뜻하는데 앨범 커버나 분위기, 음악, 스타일링 등을 보면 ‘복고’에 가까워서 흥미롭더라고. 차세대가 생각하는 ‘차세대’는 어떤 모습인 거야?

“우리는 낡은 것을 좋아하는데 2019년에 살고 있는 당신들에게도 사랑받고 싶거든. 그런 생각들이 결과로 나오다 보니 일종의 시각적 충돌을 종종 일으키는 것 같아. 사실 그런 양극단의 모습을 좋아하기도 하고. 그리고 이름이 ‘구세대’인데 완전 복고룩을 내세운다면 조금 재미없지 않을까? 소위 트렌디하다고 각광받는 이들의 아이러니한 점은 늘 어느 정도 복고를 함유하고 있다는 거야. 유행은 돌고 도는 것이고 결국 재배치의 문제 같기도 해”

▲ 맞아. 그런 간극이 놀라움과 재미를 주는 것 같아. 데뷔곡은 ‘아들’이야. 화자가 아버지인 곡이잖아. 먼 미래의 아버지가 된 차세대가 아들에게 건네는 말 같기도 하고, 지금의 본인들에게 하는 말 같기도 하고, 동시에 듣는 이들에게 ‘차세대는 이런 청춘밴드’라고 말해주는 것 같기도 해. 어떤 곡인 거야?

“나와 내 아버지, 그리고 언젠가 찾아올 내 아들에게 보내는 응원에서 시작한 곡이야. 음원은 한번 등록하면 쭉 남잖아. 만약 나의 아들이 어떤 날의 나처럼 삶이 녹록치 않아 힘들어할 때, 음원사이트에 아버지의 위로가 한 15년 전쯤에 등록이 되어 있는 걸 본다면 정말 힘이 날 것 같더라고. 다소 개인적인 이유에서 시작한 이야기지만 다들 부모 혹은 자녀니까 모두에게도 위로가 된다면 좋을 것 같아”

▲ 다른 트랙들도 다양한 장르가 흥미로워. 그 안에서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건 ‘낭만’이더라고. 로맨틱하거나 달콤하다기보다 편안하고 무던하게 아름다운 상황이나 감정 등을 보여준다고 해야 할까. 속된 말로 ‘청춘이기에 나올 수 있는 낭만’인 거지. 이런 부분이 차세대가 지향하는 지점인 걸까?

“이번 데뷔 앨범은 우리답지 않게 의외의 말랑한 느낌의 음악들이 있어. 하지만 신인 밴드다운 낭만이 있어서 좋아. 젊고 이상한 남자 4명이 우연히 만나 행복하게 지냈던 초창기의 흔적들이 여기저기에서 보이거든. 다만 정서적으로 지향하는 바는 분명해도 음악적으로는 제한을 두려고 하지 않아. 입체적인 것과 다양한 모습을 중요하게 생각하거든. ‘그룹사운드’의 앨범이라는 건 ‘시기’를 기록하는 거라고 생각해. 그래서 앞으로의 결과물에도 계속해서 우리가 사랑했던 음악, 모습들을 솔직하게 기록해 나가면서 차세대의 모습을 여과 없이 담고 싶어. 10년 뒤 쯤 뒤를 돌아봤을 때 우리의 다양한 행보가 보였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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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차세대 제공, SNS)



▲ ‘아들’ 가사 중 ‘우리끼리만 아는 탁월함으로 한 해를 보냈단다’라는 말이 참 좋은 것 같아. 누가 봤을 때 터무니없어도 혹은 조금 이상해보여도 우리가 옳다고 믿을 수 있는 청춘의 시기를 잘 표현한 것 같아. 그렇다면 차세대만의 탁월함은 뭐야?

“우리는 ‘사랑한다’는 말을 부끄러워하지 않아. 요즘 보기 드문 미덕이라고 생각해. 차세대는 뜨겁고 솔직하고 건강한 청년들이야. 외관들이나 말투가 조금 냉소적이긴 한데 큰 소리로 자기 신념을 얘기할 수 있는 멋진 집단이지. 그리고 그런 점이 음악에도 멋지게 담길 거야”

▲ 멋지다. 확실한 신념을 말할 수 있다는 게. 그런 차세대의 탁월함이 대중에게 어떻게 전달될 수 있을까?

“차세대는 당신들의 다음 세대에 대해 무언가라도 말해줄 수 있고, 어떤 조그만 점이라도 기대하게 만드는 집단이야. 지루하고, 답도 없고, 대안도 없고, 비전도 없고, 놀고만 싶고, 오늘만 살아가고, 많은 젊은이들이 그렇게 지내니까. 우리가 일종의 대안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있어. 일단 우리의 굴레로 들어와. 같이 춤도 추고 소리도 지르면서 비슷한 세대를 보내고 있는 사내 4명이 어떤 식으로 발버둥을 치는지 봐. 우리도 당신들을 지켜봐줄게. 친구가 되면 더 좋고. 그렇게 다 같이 건강해지는 길을 찾고 싶어”

▲ 듣기만 해도 설렌다. 비슷한 세대가 함께 만들어나가는 차세대. 데뷔한 지 아직 한 달이 좀 넘었지만 이후의 행보가 기대되는 지점이야. 앞으로 어떤 모습들을 기대하면 될까?

“현재 클럽공연은 매주 하고 있고 유튜브에는 재미난 영상을 꾸준히 올릴 계획이야. 또 각종 경연들을 준비하고 있어. 상을 받으면 그것도 나름 행복할 것 같거든. 그리고 가까운 시일 내에 싱글 음원을 준비 중이고, 하반기에는 미니앨범 한 장을 더 내려고 계획 중이야. 오는 4월에는 처음으로 일본 투어를 떠나. 한 마디로 ‘올해의 이슈메이커가 되겠다’ 이 말이야. 사랑해!”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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