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도 서울시와 강남구는 구룡마을과 한전부지 개발 등 굵직굵직한 사안을 놓고 법적 소송, 감사청구 등으로 첨예하게 대립했다. 이런 갈등은 최근 시의회 욕설 소동과 강남구 직원의 악성댓글 논란으로까지 번졌다. 이밖에도 영동대로 통합개발과 수서역 행복주택 건립, 강남구 서울무역전시장(세텍, SETEC) 부지 내 제2시민청 건설 등을 놓고도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박 시장은 새정치민주연합, 신 구청장은 새누리당 소속이다.
박 시장은 이와 관련, 자신의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를 통해 “공무원까지 동원한 민심왜곡 소설같은 얘기군요. 진실이 아니길 바랄뿐입니다”라면서 최근 출간된 소설 ‘댓글부대’의 사진을 함께 올렸다.
이에 강남구청은 보도자료를 통해 “사실 무근”이라며 반발했다.
▶구룡마을 ‘1차대전’…전쟁의 시작=강남구와 서울시는 2012년 무허가 판자촌인 개포동 구룡마을 개발방식과 관련해 처음 갈등 관계에 들어섰다.
박 시장이 사업비 등을 고려해 토지주들에게 땅으로 보상하는 환지 방식을 일부 도입하기로 한 데 대해 강남구가 “토지주 특혜”라고 반대하면서 사업이 표류했다.
이 문제로 국정감사에서까지 공방이 벌어졌고 양측이 각각 감사원에 맞감사를 요청했다.
결국 서울시는 작년 12월 “강남구 방식을 전면 수용하겠다”며 구룡마을 개발 재개를 선언했다.
▶한전부지 ‘2차대전’ 전면전 돌입=지난해 9월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한국전력 부지를 매입한 현대차그룹이 낸 공공기여금 1조7000억원 가량을 둘러싸고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 공공기여금 사용범위를 놓고 서울시는 개발 이익을 다른 지역과 나눠야 서울 시민 전체에 이익이 된다고 보는 반면, 강남구는 개발 과정에서 소음, 먼지 등 각종 불편을 겪을 강남구민에게 투자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첨예하게 대립했다.
신 구청장은 박 시장에게 가칭 ‘강남특별자치구’ 설치를 중앙정부에 건의해달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해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댓글정국 ‘3차대전’ 확전?=여선웅 강남구(새정치민주연합) 구의원은 지난 8일 강남구 도시선진화담당관 시민의식선진화팀의 이모 팀장 등이 10∼11월 서울시와 박원순 시장, 서울시의회 등을 비난하는 댓글을 단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여 의원은 “이 팀장이 댓글을 통해 박 시장을 불통시장으로 규정하고 제2시민청 건립 추진에 대해서는 ‘미친X이나 하는 행위’라고 비난했으며, 박 시장에게 ‘대선 불출마’를 요구하는 등 사실상 정치 개입 행위를 했다”고 비판했다.
특히 댓글이 작성된 시점은 대부분 평일 업무시간 중이었다며 ‘윗선’ 지시를 의심케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강남구청 측은 “팀장 등 2∼3명이 개인적 의견을 단 것일 뿐 조직적 행동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서울시는 “시의 명예와 관련된 사안이므로 신중하게 접근해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대응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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