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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 키드' 날다
엔터테인먼트| 2011-06-21 10:15
‘김기덕의 아이들’이 떴다.

김기덕(51) 감독의 제자들이 한국영화계의 주류 뿐 아니라 독립영화계에서도 큰 활약을 하고 있다.

‘김복남살인사건의 전말’의 장철수(37), ‘고지전’의 장훈(36), ‘풍산개’의 전재홍(34), ‘굿바이 보이’의 노홍진(35)이 그 주인공들이다. 이들은 김기덕 감독의 작품에서 조감독과 연출부를 거치면서 영화를 시작해 현재 100억원대의 대작부터 저예산 독립영화까지 아우르며 한국영화계의 기대주가 됐다. 특히 장훈 감독(‘영화는 영화다’)과 전재홍 감독(‘아름답다’)은 김 감독이 시나리오를 쓰고 제작까지 맡은 작품으로 데뷔했다.

스승은 해외무대에서 가장 잘 알려진 ‘거장감독’으로 꼽히면서도 세칭 ‘한국영화계의 이단아’라는 평가속에서 주류와 불화를 겪었지만 제자들은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들이 김 감독의 품 속으로 뛰어든 과정도 재미있다. 대부분 영화학도가 아니었고 무작정 김 감독을 찾아가 “영화를 하고 싶다”고 했다. 김 감독은 “그럼 연출부에서 같이 해보자”고 응락하면서 영화계에 발을 내딛었다.

지난해 칸국제영화제에 초청된 ‘김복남살인사건의 전말’로 국내 주요영화상 시상식에서도 신인감독상을 독차지한 장철수는 일본 연수 중 김 감독의 ‘섬’을 보고 영화를 하겠다고 마음먹고는 무조건 귀국해 김 감독을 찾았다. ‘해안선’ 연출부를 거쳐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을 지나 ‘사마리아’의 조감독을 했다.



장훈 감독은 서울대 미대 재학 중 학생회 활동을 하던 중 명사초청강연을 기획하게 됐고, 그때 그가 섭외한 인물이 바로 김 감독이었다. 대학 졸업 후 장 감독은 김 감독에게 전화를 걸어 “영화를 배우고 싶다”고 간곡하게 청했고 ‘활’ ‘사마리아’ ‘빈집’의 스탭으로 참여한 뒤 ‘시간’에서는 조감독으로 이름을 올렸다.


전재홍 감독은 자신의 표현대로 하자면 “스토커같이” 김 감독을 칸국제영화제까지 쫓아가 수하로 들어가겠다고 읍소해 ‘시간’ ‘숨’의 연출부를 거쳤다. 노홍진 감독은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의 연출부로 참여했다. 김 감독은 최근 개봉한 ‘굿바이 보이’로 데뷔한 노 감독에 대해 “날카로운 직관과 투명한 시선을 느꼈고 좋은 감독으로 성장할 것이라 예견했다”며 “‘굿바이 보이’는 내 영화 ‘수취인불명’의 또 다른 정서를 생각나게 한다”고 평했다. 


현재 장철수 감독은 차기작을 준비 중이고 장훈 감독은 ‘고지전’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전재홍 감독의 ‘풍산개’는 23일 개봉한다. 1996년 ‘악어’로 데뷔한 이후 16번째 작품 ‘아리랑’까지 김기덕의 영화경력 15년. 충격과 논란, 해외영화제에서의 수상과 더불어 ‘김기덕의 아이들’은 그가 한국영화계에 남긴 또 다른 족적이다.

이형석 기자/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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