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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총장 사퇴?...세계 검찰총장 불러놓고 나라망신
뉴스종합| 2011-06-30 08:54
검ㆍ경 수사권 조정을 둘러싼 파열음은 유엔(UN) 세계검찰총장회의 참석을 위해 한국을 찾은 100여개국 검찰총장에도 나라 망신을 시키는 꼴이 됐다.

세계검찰총장회의는 30일 오전 10시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돼 오는 7월 1일까지 계속된다.

‘국제통’으로 알려진 김준규 검찰총장이 취임 후 중점적으로 추진했던 행사인만큼 김 총장의 열의는 대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수사공조 체제’ 를 확대 구축함으로써 해외은닉 범죄 수익의 환수, 해외도피 범죄인의 체포ㆍ인도를 보다 수월하게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게 목표인 행사다.

전 지구적 수사공조의 틀을 짜려는 행사의 ‘호스트’인 김준규 총장은 그러나 국내의 수사 지휘권 문제로 검찰 조직 자체가 크게 술렁이는 상황을 맞았다. 집안 단속도 제대로 못하면서 바깥 살림까지 신경쓰는 것 아니냐는 비아냥이 나올만한 대목이다.

김 총장은 전날 코엑스에서 열린 국제검사협회(IAP) 총회 폐막식과 세계검찰총장회의 환영 리셉션을 가지면서 김홍일 대검 중수부장을 비롯한 검사장 5명의 잇딴 사의 표명 소식을 전해들어야 했다.

김 총장은 임기를 불과 50여일 앞둔 상황에서 수사권 조정 문제 때문에 진퇴를 고심해야 하는 상황을 맞은 것이다. 일선 지검의 평검사들 사이에선 전날 홍만표 대검 기획조정부장의 사표 제출을 기화로 법무부와 검찰총장 등 수뇌부가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의견이 모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검찰총장들을 직접 대면해 한국 검찰의 대표로서 활동해야 하는 김 총장 입장에선 여간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김 총장은 리셉션에서 기자들에게 “나라망신이다. 외국인들도 많은데 그만하자”고 말했다. 검찰 내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는 건 알고 있지만, 검찰의 총수로서 다른 나라 검찰총장들에게 국내의 복잡한 사정이 알려지는 점을 꺼려한 것이다.

김 총장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지난 28일 관계부처 장관과 검ㆍ경의 수장이 서명까지 마친 합의안을 번복한 걸 받아드릴 수 없다며 세계검찰총장회의가 끝난 오는 4일 거취 등 직접 입장을 표명하기로 했다.

<홍성원 기자@sw927>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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