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사교육없는 대표학교 서울 전농동 ‘전일중학교’
뉴스종합| 2011-07-01 10:30
종합반 학원식 운영 2개월 단위 모집

5% 학업 미달학생 2.8%로 줄어


방과후학교에 전담 교사·멘토 배치

토요휴업일 활용 특기·적성교육도


교육주체 3인방·구청 긴밀공조

30만원대 사교육비 50%이하로 줄어


지난해 7월 전국 457개 ‘사교육 없는 학교’ 중 우수학교로 선정된 서울 전농동 전일중의 사례는 눈여겨 볼 만하다.

이 학교 부장교사는 한국교육개발원이 제작한 ‘사교육 없는 학교’ 운영 매뉴얼 개발진으로 참여했다. 교감은 교육청 직원들의 사교육비 경감을 위한 정책연수 행사에서 본교 사례 발표자로 나섰고, 교장은 지난해 9월에 열린 ‘사교육 없는 학교’ 정책토론회에 457개 학교의 대표로 참석했다. 그야말로 ‘사교육 없는 학교’의 대표격이다.

전일중 학생의 1인당 사교육비는 꾸준히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2009년 6월 1인당 사교육비는 30만6000원 선이었다. 학교가 2010년 6월 목표로 설정한 1인당 사교육비는 15만원 선. 그런데 실제로 운영해 본 결과 같은 기간 전일중학생의 1인당 사교육비는 12만4000원으로 급속히 떨어졌다. 1년 만에 사교육비가 절반 이상 절감된 것이다.

▶수준별 맞춤형 수업이 관건=전일중의 ‘사교육 없는 학교’ 만들기 프로젝트의 핵심은 수준별 맞춤 교육이다. 사교육 집중 현상이 가장 심한 수학과 영어 과목에서 학교는 5단계의 수준별 수업을 실시했다.

수학과 영어 과목은 수준에 따라 5개 반으로 분류했다. 과목별 단과반 뿐 아니라 종합반도 운영됐다. 종합반에서는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등 5개 과목을 묶어 수준별 교육이 실시됐다. 5개 반으로 나뉘었고, 수업은 본교 교사와 고교 교사가 직접 제작한 교재로 진행됐다.

종합반은 학원처럼 운영됐다. 2개월 단위로 수강신청을 통해 학생을 모집했고, 매주 월, 수, 금요일 오후 5시30분부터 9시까지 신청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의가 진행됐다.

최상위권 학생 지원 프로그램과 학력 부진학생을 위한 프로그램 또한 따로 운영됐다. 최상위권반은 반딧불이반이라는 이름으로 전교과 또는 주요 교과 상위 10~15% 이내 학생으로 짜여졌다. 반딧불이반’은 총 3학급으로 한 반당 15명으로 편성돼 운영됐다.

이곳은 ‘인재 양성 아카데미’라는 이름으로 학원식으로 운영됐다. 학생 개인에게는 각자 독서실 형태의 지정좌석도 제공됐다. 수강료는 동대문구청의 지원을 받았다. 학생들은 교재비와 저녁 식사비만 부담하면 됐다.

전일중학교가 수준별 맞춤교육, 다양한 공부방 운영 및 특기ㆍ적성교육으로 사교육비 없는 학교의 대표격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방과후 학교 형식 공부방 활성화=다양한 수준별 맞춤수업 기조의 연장선 상에서 방과후 학교 형식의 공부방이 활발하게 운영됐다.

최상위권 학생을 위한 반딧불이반, 기초학력 부진 학생을 위한 희망반과 소망반, 저소득층 자녀를 위한 가온반, 해온반, 보통 학력 수준의 학생들 중 희망자 위주로 모집한 드림반 등이 방과후 학교 형식의 공부방으로 운영됐다.

반딧불이반은 오전 7시30분부터 오후 10시까지 개방됐다. 이들은 언제든 자기 좌석을 수시로 활용할 수 있었다. 면학 분위기 조성을 위해 전담 관리교사도 배치됐다.

수업이 끝난 오후 3시30분부터는 자기주도학습 위주로 운영됐고, 석식 이후부터는 국ㆍ영ㆍ수ㆍ사ㆍ과 5과목을 오후 5시30분부터 9시까지 시간표대로 강의했다.

고교 진학에 맞춰 부진 학생을 위해 운영된 희망반과 소망반 역시 5과목을 시간표에 따라 수업했다. 이 2개반에 소속된 70명은 2~3학년 하위 20% 학생들로 구성됐다. 이들에게는 동대문구청의 지원으로 수강료 뿐 아니라 저녁식사도 무료로 제공됐다. 이들에게는 수업이 끝난 뒤 오후 3시30분부터 강의가 진행됐다. 석식 이후에는 당일 수업내용에 대한 복습 위주로 자율학습이 진행됐고, 요일별 전담교사가 학습클리닉을 통해 지도한 후 오후 8시에 귀가시켰다.

저소득층 자녀를 위한 공부방은 2학년은 가온반, 3학년은 해온반을 각반 10명씩 편성해 운영했다. 가온반과 해온반 역시 정규 수업이 끝난 오후 3시30분부터 시작돼 저녁식사 전까지 5과목의 강의가 진행됐다. 저녁식사 이후에는 자율학습 위주로 진행됐으며, 대학생의 멘토링이나 상담프로그램이 진행돼 학생들의 심리적 안정감을 높였다.

▶특기ㆍ적성교육도 활발=예체능 위주의 특기 및 적성 분야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도 활발히 운영됐다. 특기ㆍ적성교육 프로그램은 ‘놀토(토요 휴업일)’를 적극 활용했다.

프로그램은 매주 ‘놀토’ 오전 9시부터 12시30분까지 45분 수업을 4교시로 이뤄졌다. 학생들은 ▷3~7월(1기) ▷9~12월(2기) ▷이듬해 1~2월(3기) 등 3회에 걸쳐 운영돼 기수별로 총 40시간의 교육을 받았다.

김 교감은 “놀토’에 특기ㆍ적성 프로그램을 진행한 학교는 드물다”며 “참가학생들은 769명의 전교생 중 200여명, 인근 타학교 학생 180여명 등 총 380여명이 참여하는 등 다른 ‘놀토’ 프로그램과 비교해 높은 참여도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프로그램은 크게 영재반과 특기ㆍ적성반으로 나뉘어 운영됐으며, 영재반은 수학영재반, 독서ㆍ토론ㆍ논술반 등으로, 특기ㆍ적성반은 재즈댄스반, 난타반, 검도반, 웰빙요리반, 인형공예방, 로봇제작반 등 다양한 예체능ㆍ과학 프로그램들로 운영됐다.

수준별 맞춤수업, 공부방, 예체능 위주의 특기적성 교육을 통해 사교육 절감 효과가 분명히 나타난 데에는 학교측의 철저한 관리가 뒷받침됐다. 학생들의 출결관리를 위해 지문인식시스템을 도입해 학생이 지각이나 결석하는 경우 학부모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성적관리를 위해 매월 학습관리 카드도 발송했다. 성적 향상자에게는 문화상품권을 지급하는 시상제도도 적절히 활용했다. 인근에 사는 대학생을 공부방 멘토로 활용하거나, 학부모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 학교와 지역사회를 끈끈하게 접목시키려는 시도도 효과를 발휘했다.

김 교감은 “학교의 의지도 중요하지만 학생들이 잘 따라줬다”며 “단적인 예로, 지난 2009년 5%대였던 학업 미달학생이 작년에는 2.8%로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김수한 기자/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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