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전세비도 올려줘야는데 언감생심 중형차
뉴스종합| 2011-09-05 07:23
답은 역시 소형차 밖에 없었다. 고유가로 인해 소비자들이 차를 고를때 연비 위주의 선택을 하는데 더이상 주저하지 않게 됐다는 것을 반증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 준중형 이하급인 소형차는 3만8698대가 팔리면서 전체 승용차 시장에서 소형차가 차지하는 비율은 53.5%에 달했다. 이는 월 기준으로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치다.

현대기아차가 신형 모닝과 엑센트를 선보인 올해 1월 소형차 판매 비율은 52.9%로 작년 한해 평균인 50.4%를 넘어섰었다.

이후 준대형차부문에서는 신형 그랜저 정도가 두각을 나타냈고 쏘나타와 K5가 여전히 높은 인기 가도를 달렸다. 이시기 소형차 비율은 2월에 48.4%, 3월 48.3%, 4월 49.2%로 줄곧 50%를 밑돌았다. 그러나 7월에는 갑자기 52.3%까지 상승했다가 8월에는 53.5%로 올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8월까지 소형차 비율은 50.9%로,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가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2009년 한해 평균과 같은 수준까지 상승했다.

지난 2006년과 2007년만 해도 소형차 비율은 39.4%, 43.1%에 불과했으나 2008년말 부터 시작된 글로벌 경기침체의 여파로 2009년 50.9%까지 올라갔다가 경기가 회복세로 접어들자 이듬해에 50.4%로 떨어진 바 있다.

한국자동차산업 연구소 관계자는 “국내 시장서 소형차 판매비중은 경기상황을 민감하게 반영하는 경제지표와 같은 역할을 한다”며 “부동산 전세가격도 올려줘야하고 고유가로 인해 주유소들의 기름값 고공행진도 계속돼 결국 소비자들이 중ㆍ대형차를 생각하다가도 소형차로 생각을 고쳐먹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여기에 국제신용평가사들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이 현실화되는 등 향후 미래 경제상황에 대해서도 불확실성이 더 커지는 분위기다보니 결국 소형차의 인기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지난달 쏘나타와 그랜저를 생산하는 현대차 아산공장이 2주 동안 생산라인 합리화 공사에 들어가 중대형 판매 비중이 일시적으로 낮아졌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또한 르노삼성차의 플래그십 모델인 SM7도 새롭게 출시되면서 초반 시장의 호평을 받고 있어 대형차 시장의 인기몰이가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오히려 최근 두드러진 신차 발표도 없었음에도 소형차 비율이 6월 이후 50.7%를 계속 넘어서고 사상최대치까지 경신한 것은 결국 경제 전반에 대한 소비자들의 위기의식이 영향을 미친 것이라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기아차 프라이드 후속과 현대차 i30 후속 모델 출시가 예정돼 있어 작은 차 판매 강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윤정식 기자@happysik

yj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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