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가전쇼야 모터쇼야? BMWㆍ포드ㆍF1까지…
뉴스종합| 2011-09-07 07:58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1’가 열리고 있는 독일 베를린 현지. 세계 최대 규모의 ITㆍ가전 전시회인 만큼 한국의 삼성과 LG를 비롯해 일본의 소니, 파나소닉, 미국의 GE, 애플, 유럽의 지멘스, 노키아 등이 한치의 양보 없는 경쟁을 펼치는 자리다.

하지만 이 자리에 독일의 BMW, 미국의 포드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앞다퉈 전시장을 만들고 있다. 심지어 전시장 밖에는 미니 F1 머신까지 전시돼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속사정은 이렇다. 자동차 업계에서 가장 첨단을 달리는 기술은 크게 대체연료 기관을 연구하는 파워트레인 부문과 음성인식ㆍ무선통신 등을 포함하는 멀티미디어 부문이다.
이 가운데 멀티미디어 부문은 자동차업체들과 가전업체들이 만나는 교차로가 되고 있다. 포드가 마이크로소프트와 공동개발한 ‘SYNC’(싱크)가 대표적이고 기아차 역시 수년동안 마이크로소프트와 함께 ‘UVO’시스템을 개발했다.

지난 5일에는 기아차를 넘어 현대ㆍ기아차가 공동으로 미국 인텔을 파트너로 맞아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개발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밝히기도 했다.

가전업체들 입장에서도 자동차 업계로의 진출은 새로운 블루오션이다. 세계 최대 가전쇼에 자동차 업체들의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는 이유다.


이번 ‘IFA 2011’에서는 BMW가 최근 새로 내놓은 650i 컨버터블을 내놨다. 모터쇼라면 마력과 토크, 연비 등의 스펙과 디자인 등이 중요한 부분이지만 이번 만큼은 BMW의 첨단 커뮤니케이션 수단인 ‘커넥티드 드라이브’(Connected Drive)의 첨단 사양을 소개했다.

운전자가 자신이 있는 곳에서 가장 가까운 주유소나 경찰서 등을 안내해주는 것은 물론 특정 레스토랑에 예약을 해주고, 호텔이나 보석상점의 매니저와도 예약을 잡아주는 비서 역할을 해준다. 이 모든 것은 와이파이(Wifi)로 가능하다. BMW는 커넥티드 드라이브의 진화를 위해 구글과 페이스북 등 미국 기업들과 손을 잡았다.



BMW 측은 이날 행사에서 경품 행사를 벌여 담첨자에게는 자신이 원하는 BMW의 어느 모델이든 제공하겠다고 나섰다. 세계 최대 모터쇼인 프랑크푸르트모터쇼(IAA)보다도 더 화끈한 이벤트다.

올해 ‘IFA 2011’에는 포드도 화려한 전시장으로 나와 주목을 끌었다.

최근 출시된 빨강색 ‘올뉴 포커스’를 전시장 한 가운데 배치해 놓고 여기에는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합작품인 싱크(SYNC)의 개량형 모델을 선보였다.



싱크는 1996년 GM이 온스타(On Star) 브랜드로 런칭후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던 텔레매틱스 사업을 본괴도로 올려놓은 미국형 텔레매틱스 사업의 최고 성공 모델이다.

초창기에는 ‘라디오’라고 외치면 라디오를 켜주고 주파수를 말하면 이에 맞춰주는 정도였지만 지금은 차와 운전자가 대화를 하는 듯한 수준으로 올라섰다. 서비스(텔레매틱스)와 기능(인포테인먼트)의 경계를 넘어 통합적 차원의 연결성 높은 차량(Connected Car)을 개발하는 것이 포드의 새로운 트렌드다.


이번에 나온 싱크는 음성인식으로 전화를 거는 것은 물론 거의 모든 자동차 내부 기기들을 말 한마디로 끝낼 수 있을 정도로 진화했다.

‘IFA 2011’의 단골 참가업체인 일본 전자업체 파나소닉은 영국의 정통 스코프카 업체인 테슬라의 로드스터 전기차를 전시했다. 



이 차안에 파나소닉의 배터리를 장착했다는 것을 강조하고싶었던 터. LG화학과 SB리모티브가 주름잡던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 당당히 도전장을 냈음을 공표한 것이다.



음향전자기기업체인 켄우드는 폴크스바겐의 폴로를 활용해 카오디오가 어디까지 진화할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 아예 트렁크부분을 모니터로 개조해 게임까지 즐길 수 있게 만들었고 도어에는 이중 스피커를 장착해 보는것 만으로도 음향의 생생함이 느껴지게 만들었다.


전시장 밖으로 나가면 F1머신들이 관람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유럽 최대 통신사인 보다폰이 F1팀을 후원하면서 이를 광고하기 위해 미니 F1카트들과 이를 운전할 수 있는 트랙까지 설피한 것. 한 켠에는 실제 F1 머신을 가져다 놓고 관람객이 직접 타이어를 갈아끼는 체험을 할 수 있게 하기도 했다.



점점 가까워지는 자동차와 가전업계. ‘IFA 2011’는 이 둘의 관계가 미래에 어떻게 진행된 지를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윤정식 기자@happysik
yj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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