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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 요람’서 리비아 역사적 해방선포
뉴스종합| 2011-10-24 07:18
무아마르 카다피 전 국가원수의 42년에 걸친 철권통치가 종식된 리비아에서 23일(현지시간) 역사적인 해방선포식이 이루어졌다. 이날 ‘혁명 광장’으로 명명된 벵가지 키쉬광장에서 해방이 공식 선포되자 수만 명의 군중이 삼색 깃발을 흔들며 환호성을 질러 리비아의 새 출발을 자축했다.

국가과도위원회(NTC)를 대표해 압둘 하피즈 고가 부위원장은 해방을 선언하면서 “머리를 높이 쳐들어라. 여러분은 자유 리비아인이다”라고 외쳤다. 이에 군중은 ‘리비아, 리비아, 리비아’라는 연호로 호응하면서 키쉬광장을 축제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연사들이 연단에 올라 카다피가 하수구에 숨었다가 붙잡히고 혼란상황에서 살해된 사실을 빗대어 “그는 역사의 쓰레기통에 넘겨질 것”이라고 조롱하는 연설을 하는 동안 여성들은 감격에 북받친 듯 울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행사의 열기는 무스타파 압델 잘릴 NTC 위원장이 신에게 경의를 피하려고 무릎을 꿇으면서 연설을 시작하자 절정에 올랐다. 잘릴 위원장은 “여러분 모두에게 용서와 관용, 화해를 당부한다. 증오와 질시를 우리 영혼에서 없애야 한다”며 “이는 혁명과 미래 리비아의 성공을 위해서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민중봉기 희생자와 그 가족을 돌보는 직책을 맡은 변호사 압델 라흐만 엘-케시는 “우리가 사랑하는 리비아 역사에서 중대한 순간에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부터 군중은 해방선언을 직접 지켜보려고 키쉬광장으로 몰려들었다. 전날부터 벵가지 전역은 전선에서 싸운 혁명전사를 위한 환영식이 밤늦게까지 이어지면서 이미 환희 속에 빠졌다. 이런 분위기는 선포식을 계기로 더욱 무르익어 키쉬광장은 잔치 기분에 들뜬 시민의 파티장으로 변모했고, 지난달부터 카다피 시대의 국기를 대신해 유엔본부에서 휘날리기 시작한 NTC의 삼색기 물결로 넘실댔다.

광장에 모인 거의 모든 이가 신생 리비아를 찬양하는 구호와 노래를 부르는 동안, 많은 이들은 카다피군과 전투에서 고귀한 생명을 바친 가족과 친구의 사진을 높이 흔들었다. ‘혁명의 요람’ 벵가지 이외에 수도 트리폴리와 미스라타 등 다른 주요 도시에서도 시민이 대거 자발적으로 참여한 가운데 불꽃놀이 등 축하행사가 펼쳐졌다. 미스라타에선 이날까지 카다피의 시신을 일반에 공개했다.

트리폴리 중앙광장에선 행복감이 충만한 가운데 ‘신은 위대하다’라는 외침과 삼색깃발이 나부끼면서 해방 선포를 경축했다. 시민들은 “신을 찬미하라. 오늘은 해방의 날”이라고 합창했고 어린 소녀부터 나이 든 여성까지 수백 명이 ‘순교의 광장’ 무대 앞에 울타리를 치고 NTC 깃발을 머리높이 흔들었다. 이스라 부크라인(24ㆍ연구소 직원)은 “오늘은 리비아인 모두에게 특별한 날이다. 언론자유 같이 앞으로 전개될 미래의 변화가 정말 흥분된다”며 “전에는 통제 때문에 말하고 싶은 걸 다 말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트리폴리 중앙광장에서 당국은 낙타 두 마리를 도축하고 음식을 만들어 이슬람의 전통적 호의 표시로서 시민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헤럴드생생뉴스/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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