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권 지각변동 예고외환銀 노조반발은 숙제
외환銀 노조반발은 숙제
하나금융그룹이 외환은행 인수 작업을 사실상 확정지었다. 인수금액을 3조원대로 정해 기존 계약에 비해 5000억원 가까이 내렸고 계약 지연에 따른 추가 지급액도 없애 비교적 성공한 계약이라는 것이 금융계의 평가다.
사실 1년 동안 맘고생 한 것이 문제지만 결과를 놓고 보면 하나금융의 손익계산서는 상당히 좋아보인다. 우선 글로벌 재정위기 등으로 주가가 떨어져 인수 가격 자체가 11월 론스타와 4조6888억원에서 올 7월 재계약 당시 4조4059억원으로 내려왔고 이번엔 3조9157억원에 마무리 됐다. 1년만에 7731억원이 내려간 셈이다. 하나금융은 론스타에 1조5000억원을 연리 6.7%로 대출해 줘 인수를 위해 자칫 멀쩡히 놀릴 뻔한 인수자금을 오히려 짭짤하게 굴려 수익도얻었다. 그 사이 론스타가 외환은행에서 배당금으로 받아간 돈이 4968억원에 달하니 단순 계산만으로 3000억원 가까운 돈을 절약한 셈이다.
하지만 돈보다 중요한 것은 달라질 하나금융의 위상이다. 하나금융은 자산 300조원을 넘어서는 명실상부한 국내 4대금융지주 그룹으로 도약하게 됐다. 또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이 목표로 정한 ‘2015년 글로벌 톱 50, 아시아 톱 10 금융그룹’으로의 진입을 위한 기반을 닦게 됐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한 그룹으로 묶이면서 낼 수 있는 시너지 효과는 향후 국내 금융계에 지각 변동을 일으킬 것이라는 관측이다. 프라이빗뱅킹(PB) 영업을 중심으로 한 소매ㆍ개인금융에 장점이 있는 하나은행과 기업금융 및 외환업무의 강자로 꼽히는 외환은행이 서로 부족한 점을 채울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외환은행이 지난 9월 현재 22개국 49개에 걸친 해외 영업망을 보유하고 있어 하나금융의 글로벌 시장 진출에 든든한 디딤돌이 될 전망이다.
이 같은 외환은행의 브랜드파워를 그대로 이용하기 위해 하나금융은 당분간 ‘투 뱅크’ 체제를 유지할 방침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외화은행 인수 시너지 효과를 산출하면 2012년 400억원, 2013년 1000억 가량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통합을 잘 하느냐에 따라 인수 효과는 더 커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하나금융이 외환은행과 성공적인 결합을 이루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도 많다. 무엇보다 외환은행 내부의 반발을 잘 조정해야 한다. 외환은행 노조는 지난해 11월 하나금융과 론스타 간의 지분매매계약 발표 직후부터 반대 시위를 꾸준히 이어왔다. 최근엔 하나금융으로의 인수가 이뤄지면 총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하나은행이 외환노조와의 ‘화학적 결합’에 실패할 경우, 실제 시너지를 내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가능성도 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인수 승인이 마무리되면 외환은행과의 통합 계획 확정해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남현 기자/airins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