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이후 후계자인 김정은의 측근 인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정은의 핵심측근 중에서는 고모부 장성택 당 행정부장(65ㆍ국방위 부위원장)과 고모인 김경희 당정치국 위원(65ㆍ경공업 부장)이 ‘오른팔’로 꼽힌다. ‘로얄패밀리’인 두 사람은 후계자 수업을 받았지만 정치적인 뿌리가 약한 김정은을 위해 당분간 전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정일 사망 이후 촉발될 수 있는 위기 상황을 미리 통제하고, 후계체제 공고화 작업을 수행하는데 앞장설 것이라는 예상이다.
일각에서는 ‘김정은 후견인’으로 알려진 장성택을 경계해야한다는 시각도 있다. 장성택의 권력이 워낙 막강하고 이른바 ‘장성택 라인’이 곳곳 요직에 포진된 만큼, 장성택이 김정은의 뒤에서 실세를 휘두르는 막후정치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상대적으로 김정은이 믿을만한 인물이 고모인 김경희라고 보는 것도 이때문이다. 장성택의 부인이자, 김정일의 유일한 여동생인 김경희가 실질적인 권력을 휘두를 가능성도 점쳐진다. 김정일 위원장이 생전 ‘현지지도’를 나설때마다 김경희가 함께한 사례가 많았던 것도 주목할만한 대목이다.
군부 중에서는 리영호 군 총참모장(69)이 김정은의 최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지난해 노동당 3차 대표자회에서 구세대인 오극렬의 자리를 대신해 급부상하며, 김정은 시대를 이끌어갈 핵심 군부로 자리매김했다. 일찍이 김정일 위원장은 후계체제 구축을 고민하며 20대 김정은에게 충성할 김정일의 사람들을 전진 배치했다. 2009년부터 꾸준히 70, 80대 군부 원로를 은퇴시키고, 앞으로도 김정은을 보좌할 60대 전후의 젊은 군사들로 교체하는 작업을 진행했고, 그중 리영호가 김정은의 ‘왼팔’로 낙점돼 후계체제를 준비해왔다.
리영호는 김정은과 ‘포사격술’을 공통분모로 공감대를 구축했다. 고위 탈북자들은 리영호를 ‘각종 포에 해박하고 포 사격에 천재성을 보이는 지휘관’으로 평가한다. 북한 당국도 그동안 북한 주민에게 김정은을 ‘포 사격의 귀재’로 표현, 우상화 작업을 실시해왔다.
군부에서 김정은의 측근으로 주목받는 또다른 인사는 김영철 정찰총국장(65)이 있다. 인민무력부 산하에 설치된 정찰총국은 2009년 2월∼4월 노동당의 35호실과 작전부가 합병된 조직으로 강력한 권력을 갖고 있다.
당 관료 중에는 최룡해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62)이 김정은의 측근인사로 분류된다. 그는 지난해 당대표자회 직후 찍은 기념사진에서 첫줄에 앉은 김정은 바로 뒤에 서 눈길을 끌었다. 김정은이 ‘대장’ 계급을 달 때 같이 대장 계급을 단 세 명 중 한 명이기도 하다. 최룡해는 당시 정치국 후보위원, 비서국 비서, 당중앙군사위 위원 등 ‘3관왕’을 차지해 ‘김정은 시대’를 함께할 인물로 주목받았다.
리용호 외무성 부상(57)도 실세 중의 실세다. 지난 남북 비핵화 회담도 리용호가 주재하는 등 외교문제 관련 김정은과 가장 가까운 인사로 손꼽힌다.
조민선 기자/bonjo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