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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 감독은 경영 천재”
뉴스종합| 2011-12-28 11:47
백발의 명장인 알렉스 퍼거슨 영국 프로축구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이 ‘경영 천재’로서 유력 경제지의 주목을 받아 관심을 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8일자에서 ‘왜 퍼거슨은 최정상의 자리를 유지하는가’라는 칼럼을 통해 축구에 투영된 그의 경영기법을 짚어봤다.

오는 31일 일흔 번째 생일을 맞는 퍼거슨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이유는 그가 축구 역사상 가장 많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데 그치지 않는다. 칼럼은 맨유의 전 골키퍼 피터 슈마이켈의 말을 빌려 “퍼거슨보다 나은 감독이 수천명은 될 것”이라며 “그러나 경영이나 사람을 다루는 법에 있어선 그가 최고”라고 했다. 의류소매회사 막스앤스펜서의 리처드 그린베리 전 최고경영자도 경영의 팁을 얻기 위해 퍼거슨과 종종 점심을 같이했다는 일화도 있다. 퍼거슨의 경영엔 어떤 특별함이 숨어 있는 것일까.

칼럼은 첫 번째로 회사 내에 자신의 정체성을 분명히 심어 놓은 퍼거슨을 높이 평가했다. 1986년 맨유 감독으로 부임한 퍼거슨은 자신을 단순히 종업원이 아닌 구단이 추구하는 가치의 화신로 바꿔놓았다. 구단주와 팬들의 얘기를 세심하게 듣고 맨유 역사에 스스로 스며든 뒤 ‘구단의 지킴이’를 자임했다. 부침이 심한 영국 프로축구에서 25년간 감독 자리를 지킨 그를 뺀 맨유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

리더로서의 강력한 카리스마를 연마하는 것도 긴요하다. ‘헤어 드라이어’라는 퍼거슨의 별명이 단적인 사례다. 선수들을 코 앞에 불러다 놓고 강하게 질책한 탓에 퍼거슨의 입김에 선수들의 머리카락이 날릴 정도라는 데서 붙여진 것이다. 퍼거슨은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엔 분노를 거두고 냉정함을 유지한다.

회사 내 자기 편을 만들고, 사방에서 정보를 취합하는 것도 퍼거슨식 기법이다. 그는 세인트미렌이라는 팀에서 감독을 맡았을 때 구단주와의 마찰로 해고된 경력이 있다. 이때 경험을 토대로 퍼거슨은 “보스가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잘 지낼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결론냈다. 그는 언론 등 외부의 평가엔 신경쓰지 않는다. 대신 구단 이사회ㆍ선수ㆍ팬ㆍ스폰서들과 소통은 거르지 않는다. 퍼거슨의 친구이자 토니 블레어 영국 전 총리의 공보수석이었던 앨리스테어 캠벨은 “맨유의 전ㆍ현직 경영진은 십여명인데 퍼거슨은 지금도 그들과 전화를 한다”며 “맨유를 떠난 선수들도 여전히 퍼거슨의 전화를 받고 있으며, 퍼거슨은 죽을 때까지 그렇게 정보를 모을 것”이라고 했다.

완벽한 통제를 지향하되, 물러설 때를 알아야 한다는 것도 새겨둘만하다. 퍼거슨은 맨유 선수들이 갖고 있는 화장실 습관까지 모르는 게 없을 정도다. 그에게 반기를 들면 퇴출당할 정도로 전권을 휘두른다. 그러나 팀 내 간판인 웨인 루니가 지난해 맨체스터시티로의 이적을 논의할 때 퍼거슨은 그를 용서하고 맨유에 잔류토록 했다. 그가 꼭 필요한 선수여서다.

칼럼은 이 밖에 퍼거슨은 핵심 선수를 다른 팀에 내주는 등 시련에 봉착했을 때도 위기는 지나가게 마련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홍성원 기자/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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