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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화 기록적 약세,오늘 伊 10년물 국채 발행 관건
뉴스종합| 2011-12-29 10:27
유로화 환율이 28일(이하 현지시간) 달러와 엔화 대비 일제히 기록적인 약세를 보이면서 유로존 위기감이 재차 증폭되고 있다.

같은 날 이탈리아가 6개월짜리 국채를 낮은 금리에 발행하는 데 성공했지만, 시장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이탈리아가 29일 발행할 10년물 국채가 어떤 형태로 소화될지를 초조하게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또 유로존 은행 대출로 인해 유럽중앙은행(ECB)의 자산규모가 사상 최대인 2조7300억 유로로 늘어난 상황에서 유동성을 추가로 풀지 모른다는 우려도 유로화 약세를 부추긴다.

유로화는 이날 1유로당 1.2941달러에 거래를 마감, 지난 1월 10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1유로당 1.3달러대가 깨진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이다. 엔화에 대해서도 약세다. 1유로당 100.86엔에 마감됐다. 그러나 장중 한 때 100.73엔을 기록, 10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ECB로부터 돈을 빌린 유럽 은행들이 ECB에 다시 예치한 오버나이트(하루짜리 초단기 예금) 규모가 4579억9300만유로로 역대 최고 수준에 달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한 ECB의 자산 급증과 추가 현금 투입에 대한 우려가 상존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오버나이트 규모를 보면, 유럽 은행들이 지난 22일 ECB로부터 받은 돈(4890억 유로)를 고스란히 ECB에 넣어 둔 모양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은행들이 아직 금융시스템을 믿지 못한다는 걸 알려주는 수치”라며 “수익률이 낮아도 ECB에 돈을 맡기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탈리아의 6개월물 국채 90억유로가 종전 금리(6.504%)의 절반 수준인 3.251%로 다 팔린 직후 금리가 7%대로 뛰어 오른 점도 유로화 약세에 한 몫했다. 문제는 29일 발행될 이탈리아 10년물 국채 85억유로어치의 향방이다.

이탈리아는 이날 3·7·10년 만기채를 발행할 예정으로, 모든 물량이 소화될지에 대해선 회의적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커먼웰스포린익스체인지의 오메르 아이스너 수석 시장 분석가의 말을 빌려 “진짜 테스트는 29일인데 현재로선 장기채를 팔기는 쉽다”며 “투자자들이 신용등급 최상위 국가 중 한 둘의 등급이 강등될 것을 우려해서다”고 했다.

유로화 약세는 독일처럼 수출에 강한 유로존 국가엔 도움이 되지만, 빚더미에 앉아 혹독한 재정감축안을 이행해야하는 허약한 남유럽 국가엔 부담을 가중시킨다.

한편 경제위기로 가정까지 붕괴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가족을 중요시하는 그리스 국민 일부는 가계부채 심화로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워진 탓에 영ㆍ유아를 도포에 싸서 자선단체 앞에 버리기까지 한다고 전했다.

홍성원 기자/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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