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그랜저·K5·아반떼 그래도 ‘이름값’
뉴스종합| 2012-03-06 11:03
레이·모닝·스파크 24~30% 급증
소형 아베오·엑센트도 바람몰이

그랜저 등 대량판매 모델 ‘볼륨카’
인기 검증…경쟁차종 판매량 흡수
경차 못지않은 호조세 이어가


경기침체에 고유가까지 겹치자 소비자가 연비가 좋은 경차, 소형차 구입에만 지갑을 열고 있다. 조업일수 증가 등으로 국내 완성차업체 5사의 지난 2월 판매량이 전달보다 10%가량 늘어난 가운데, 기아차 ‘레이’와 ‘모닝’, 한국지엠 ‘스파크’ 등의 경차는 24~30%나 판매가 증가했다.

주목되는 것은 경차의 돌풍에도 불구하고 아반떼, K5, 그랜저 등 대표적 볼륨카(대량판매 모델)가 높은 판매량 증가를 기록하며 선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업일수 증가 탓도 있지만 검증된 볼륨카로 각 차급에서의 경쟁 차종 및 이른바 틈새 차량의 판매량까지 흡수한 것으로 분석된다.

▶불황, 고유가…경차ㆍ소형차 전성시대= 6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아차의 경차 레이 판매량이 5639대로 1월(4496대)보다 25.42% 늘었다. 7549대 팔린 모닝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판매가 37.9% 줄었으나, 지난달보다는 29.8% 판매량이 증가했다. 모닝의 경우 K5를 제치고 기아차 모델 가운데 내수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경차의 인기가 높아지자 기아차는 뒷자석을 없앤 가솔린 레이 밴 모델 출시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으며, 양산형 전기차 밴 모델도 판매를 검토하고 있다.

한국지엠의 대표적 경차 스파크는 2월 판매량(4305대)이 1월(3470대) 보다 무려 24.1%, 작년 같은 기간(3588대) 대비 20% 급증했다. 지난 1일에는 여성 고객을 겨냥 ‘스파크 타투(Tatoo) 에디션’과 ‘스트라이프(Stripe) 에디션’도 내놨다. 경차는 아니지만 한국지엠의 소형차 아베오도 지난달 전월 대비, 전년 동월 대비 각각 75.6%, 887.5%나 판매가 늘었다. 현대차 엑센트 역시 전월 대비 판매 증가율(35.6%)이 현대차 전체 평균(19.6%)을 크게 앞질렀다. 소형차 이하 경쟁력이 약한 르노삼성 역시 내년 초 SM3급 전기차를 출시할 예정이며, 수년 내 출시를 목표로 경차 개발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경기침체, 고유가로 연비 좋은 경차 및 소형차,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며 “특히 두 대 이상 자동차를 소유한 가구가 늘면서 각종 세금혜택이 있고 경제적인 경차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아차 ‘레이’
기아차 ‘모닝’

▶‘그랜저’ 명불허전, 불황에 강한 볼륨카= 기아차의 중형 세단 K5는 지난 2월 7070대가 팔려 전월 대비 판매량이 26.1%나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도 13.7% 늘어난 수치다. 국내 준중형차의 자존심인 현대차 아반떼의 경우엔 9305대가 팔려 전월 대비 판매량이 28.3% 증가했다.

특히 그랜저는 지난달 9337대가 팔려 현대차ㆍ기아차 전체 라인업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지난 1월보다 무려 33.7%나 판매가 늘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2월 조업일수가 늘면서 과거 미출고 물량이 해소된 것”이라며 “현재도 2000대의 그랜저가 출고를 기다리고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밝혔다. 

기아차 ‘K5’
현대차 ‘그랜저’
현대차 ‘아반떼’

그러나 이들 볼륨카를 제외하고는 준중형차 이상급은 전반적으로 판매가 저조했다. 먼저 쏘나타는 지난달 7640대가 팔려 1월보다 판매량이 소폭(21대) 늘었으나 이름값을 못했고, 대형 세단 에쿠스도 전월 대비 판매량 증가폭이 6.3%에 불과했다. i30, 벨로스터, 제네시스, 제네시스쿠페, 투싼ix, 싼타페 등은 되레 지난 1월보다 판매가 감소했다. 그나마 i40가 201.7%나 판매가 증가했지만 국산 중형 디젤 모델이라는 덕을 봤다.

한국지엠의 중형차 말리부는 작년보다는 판매가 신장됐으나 1월보다는 14.3% 감소했다. 르노삼성 역시 중대형 차인 SM7이 전월 대비 16.6%, 전년 동월 대비 42.7% 판매가 급감해 라인업 가운데 판매 감소폭이 가장 컸다.

쌍용차의 대형 세단 체어맨W, 체어맨H 역시 지난달 각각 208대, 108대가 팔려 지난달 및 작년 같은 달과 비교해 모두 판매량이 뒷걸음질쳤다.

<김대연 기자 @uheung>
/sonam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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