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MK ‘역발상’ 으로 유럽 파이 키운다
뉴스종합| 2012-03-06 11:07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유럽의 자동차 시장을 정조준했다. 재정위기 여파로 소비가 줄고 업체 간 경쟁은 더 심해졌지만, 오히려 공격적인 경영으로 유럽에서 독보적인 성장세를 지속하겠다는 ‘역발상 전략’을 빼들었다.

현대차그룹은 정 회장이 6일 오전 김포공항을 통해 유럽으로 출국, 스위스 제네바를 방문해 유럽지역 사업현황회의를 주재하고 생산, 판매, 마케팅 전략을 점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일정에는 신종운 부회장, 이형근 부회장, 양웅철 부회장 등 부회장단이 대거 동행한다.

정 회장은 먼저 유럽의 딜러들을 초청해 환영 만찬을 개최할 예정이며, 제네바 팔렉스포 전시장에서 개막하는 제82회 제네바 모터쇼도 직접 참관한다. 현대차는 i30 왜건을, 기아차는 i30와 같은 플랫폼으로 만든 신형 씨드 등을 출품했다.

특히 정 회장은 이번 방문을 통해 성장이 정체되고, 합종연횡 및 구조조정 바람이 거센 지금이 되레 유럽 공략의 기회라고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작년 유럽의 자동차시장은 전년 대비 1.4% 감소했으나 현대차와 기아차는 11.5%, 11.8% 판매가 증가했다. 지난 1월에도 유럽 전체 자동차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6.6% 감소했으나 현대차 그룹은 22.1% 증가해 점유율 기준으로 BMW그룹을 제치고 7위에 올랐다. 푸조-시트로앵과 GM은 이미 유럽시장의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전략적 제휴를 추진하고, 미쓰비시자동차가 일본 자동차 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유럽 생산을 중단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푸조와 피아트가 조만간 일부 생산을 중단할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지는 것과 대조적이다.

정 회장이 내수시장과 중국 등 일부 부진한 상황에서 올해 그룹 전체 목표 달성을 위한 전략적 요충지가 바로 유럽이라고 보고 있는 것도 이번 유럽행과 무관치 않다는 평가다.

올해 현대차 그룹 전체 성장목표 6.1% 가운데 유럽의 성장 목표가 18.5%(46만5000대)로 가장 높다. 기아차도 작년보다 21% 늘어난 35만6000대를 팔 계획이다.경기침체 상황을 감안해 전반적으로 보수적인 목표를 설정했지만, 유독 유럽만 공격적인 계획을 세운 것이다. 정 회장이 지난해 9월 현대차 체코공장, 독일 프랑크푸르트 현대ㆍ기아차 유럽판매법인 등을 찾은 지 불과 6개월 만에 유럽을 다시 찾은 이유를 바로 이 점에서 유추할 수 있다.

한편 지난 2일 블룸버그통신은 고급차 시장에서 현대자동차가 BMW를 따라잡는 게 더 이상 농담이 아니라는 걸 보여줬다며 정 회장의 이 같은 공격경영을 집중 조명하기도 했다. 다만 향후 정몽구 회장 퇴진 이후 현대차그룹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도 함께 지적해 눈길을 끌었다.

김대연기자/sonam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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