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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인, 그들만의 잔치…지속 여부엔 회의적
뉴스종합| 2012-03-19 11:43
2007년 조선·철강 중심
펀드돌풍 따른 기관 독주

2010년 차·화·정 주도
자문형랩 지수 견인차役

올들어 외인 10조 순매수
기술적 조정 언제든 가능


코스피가 2007년, 2010년에 이어 세 번째로 2000선에 안착하면서 이 기세가 얼마나 지속될지가 관심이다. 특히 2007년에는 2000선을 웃돈 기간이 20일도 되지 않았지만, 2010년엔 기업실적을 무기로 무려 반년 넘게 이어졌다.

올해도 기업이익을 감안하면 2010년과 닮았지만, 외국인에게만 의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관 쏠림이 극심했던 2007년을 떠올리게 한다.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돌파한 것은 2007년 7월 25일, 그리고 3년 5개월 만인 2010년 12월 14일, 다시 1년 2개월 만인 지난달 2월 8일이다.


수급으로 분석하면 명확하게 갈린다. 2007년엔 주식형펀드를 등에 업은 기관의 독주였다. 1800 돌파 이후 한 달 반 동안에 3조원이 넘게 주식을 쓸어담으며 처음으로 2000 시대를 열었다. 2010년에는 글로벌 유동성 완화에 따른 외국인 자금도 유입됐지만, 그보다는 주식형펀드에서 빠진 돈이 자문형랩으로 몰리면서 지수를 끌어올린 효과가 컸다.

반면 2012년에는 외국인들만의 작품이다. 외국인은 1월 6조3000억원, 2월 4조2000억원을 순매수하며 두 달 만에 10조원을 사들였다. 2007년 주인공이었던 펀드에서는 연일 환매가 이어지고, 자문형랩도 주춤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주도업종도 차이가 크다. 2007년엔 조선, 철강, 해운주가 주름을 잡았다면 2010년엔 차ㆍ화ㆍ정(자동차, 화학, 정유주)이 그리고 올해는 IT가 선두에 섰다. IT는 지난 두 차례 2000시대에서 국내 기관의 관심을 받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외국인의 전폭적이 지원(?)에 힘입어 ‘독야청정’이다.


국내 자금과 외국인 간의 손바뀜의 배경은 원/달러 환율로 설명된다. 2007년은 평균 913.9원이었지만, 올해는 1115.7원이다. 달러 강세는 원화 약세로 이어져 IT주 실적에는 긍정적이다. 반면 달러 약세는 수혜주인 화학, 철강 등 소재업종에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다.

가격수준, 즉 주가수익비율(PER)로 보면 2007년이 가장 높다. 당시 PER는 13.3배에 달했다. 그해 기업이익이 50조원에 불과했던 탓이다. 하지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국내기업들의 이익은 2010년 87조원으로 급증했고, 2000을 회복했지만 PER는 9.5배로 되레 낮아졌다. 유동성 효과도 있었지만 기업들의 실적이 주가를 정당화해 주면서 2000시대는 다음 해인 2011년 7월까지 반년 넘게 이어졌다.

그런데 현재 코스피 지수의 PER는 9.7매로 애매하다. 연초 8.2배에서 지속적으로 높아져 과거 10년 PER 평균치인 9.5배를 웃돈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종합적으로 현재의 2000선이 실력이상의 과도한 레벨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과거에도 2000선 돌파 이후 2개월 내에 두 자릿수의 조정을 보였다. 언제든 나타날 수 있는 기술적인 조정에 대해서는 준비할 때다”라고 조언했다.

<안상미 기자 @hugahn>hu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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