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원내 1당? 40대 한테 물어봐
뉴스종합| 2012-04-08 07:00
총선을 4일 앞두고 여여 선거 전문가들의 말은 종합하면 "승패를 며느리도 모른다"고 한다. 선거를 관통하는

뚜렷한 이슈가 없어 표심이 한쪽으로 쏠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야권이 주장하고 있는 ’정권심판론’도 밋밋하고, 새누리당의 ’미래전진론’도 민심을 확 끌어당기지 못하고 있다. 선거막판 터진 민간인 사찰파문은 사안자체는 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드는 메가톤급 이슈지만, 유권자들의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는게 선거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선거전문가들은 "이번 총선을 20년만에 곧바로 대선과 연결되는 특이점이 있다"면서 "과거와 달리 정권심판론이 잘 안 먹히고, 유권자들이 대선까지 생각해서 투표하게 될 것"이라면서 ”민주화 세력이면서 가정을 꾸리고 있어 진보와 보수의 성향을 모두 갖고 있는 40대의 표심이 원내 1당을 가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음은 전문가들이 꼽은 관전포인트.



▶여소야대 유력... 대선앞두고는 요동칠듯 = 어느 당이 원내 1당이 되어 정국의 주도권을 쥐느냐에 따라 향후 정국이 요동칠 전망이다. 선거 초반까지만 해도 여소야대가 전망이 우세했으나, 선거 막판에 오면서 새누리당의 추격전이 강하다. 어느 당이 1당이 되느냐 역시 오리무중이다. 민주당이 원내 1당이 되면 16대 총선(2000년) 이후 12년 만의 ‘여소야대’ 정국이 예상된다. 특히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야권연대가 이번 총선에서 어느 정도의 바람을 불러일으킬지도 관심사다. 지난 2008년 18대 총선에서 5% 이내 접전지는 245개 선거구 중 57개에 달했다. 통진당 후보 지지율이 5%라고 가정하면 이번 야권연대가 대략 50~60개 선거구 승패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4ㆍ11 총선의 승패가 130석 내외에서 판가름 난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야권에 유리한 이번 총선에서 야권연대의 파괴력은 더 커질 수 있다. 하지만 김용민 막막파문 등으로 인해 야권연대의 동력은 크게 상실됐다.

7일 현재 현재 정당별 자체 분석 결과에 따르면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140석을 기준으로 원내 1당이 갈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관심을 모았던 통합진보당의 원내 교섭단체 구성(20석)은 어려워 보인다.

한편 지난 16대 총선 당시 여당이던 새천년민주당은 전체 273석 가운데 113석을 얻어 거대 야당에 정국주도권을 내줬다. 앞선 15대 총선에서도 여당인 신한국당은 전체 299석 가운데 139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17대 총선에서는 ‘탄핵정국’을 등에 업은 열린우리당이 152석을 확보했고, 18대 총선에서는 ‘MB 효과’ 덕분에 한나라당이 153석을 얻어 ‘여대야소’ 흐름이 8년간 이어졌다.

▶영호남의 반란... 지역구도 깨질까 = 이번 총선에는 ‘사지’에 뛰어든 용장들의 ‘무모한 도전’이 정가의 이목을 끌고 있다. 새누리당의 불모지 광주ㆍ호남에서는 이정현 의원과 정운천 전 장관이, 부산과 대구에서는 문재인, 문성근 등 민주당 바람이 거세다. 대구에 출마한 김부겸 민주당 후보가 어느 정도 의미있는 결과를 낼지도 관심이다.

최근 박근혜 새누리당 선대위원장과 한명숙 민주당 상임 선대위원장은 각각 부산과 호남 방문이 잦았다. ‘깃발만 꽂아도 당선’이라던 각 당의 텃밭이 흔들리고 있다는 의미다.

박근혜 위원장의 ‘대변인격’으로 유명한 이 의원은 ‘호남 예산 지킴이’를 기치로 통합진보당 오병윤 후보와 격차를 벌리고 있다. 전북 전주 완산을의 새누리당 정운천 전 장관의 바람도 뜨겁다. 정 전 장관은 30%대 지지율로 민주당과 진보당 후보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민주당 역시 새누리당 텃밭인 영남과 대구에서 기세를 올리고 있다. 부산에 민주당 간판으로 출마한 영화배우 문성근 후보도 최근 급부상하고 있다.

▶박근혜-문재인 대선전초전 = 4ㆍ11 총선은 박근혜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장과 문재인 통합민주당 상임고문이 펼치는, 사실상의 ‘대선 전초전’이다. 격전지는 바로 부산.

박 위원장의 최대 숙제는 전통적인 새누리당의 텃밭인 부산 수성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 김해을 지역과 문 상임고문이 출마한 사상에서 ‘노풍(盧風)’을 등에 업은 정권심판론의 확산을 차단해야 한다.

새누리당은 내부적으로 문 상임고문과 조경태 민주당 의원에게는 열세로 판단해 이 두 곳만을 내주고 나머지에서 승리한다면 부산 수성에 성공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경합지역인 북강서을, 사하갑, 진을 등에서 승리를 내줄 경우에는 박 위원장의 대권 행보는 상당히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 울산 경남과 함께 대구ㆍ경북을 기본으로 전국 공략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텃밭에서 구멍이 뚫리기 때문이다.

문 상임고문의 1차 관문은 생존이다. 상대 손수조 후보보다 여유 있게 앞서 있지만 분위기가 언제 바뀔지 안심할 수 없다. 또 낙동강 벨트로 불리는 경합지역 2곳 이상에서 승리해야만 대권급 주자로서의 위상을 증명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민주당이 다수당이 되느냐도 문 상임고문에게는 중요하다. 문 상임고문이 최근 보인 당내 광폭 행보 탓에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다수당이 되지 못할 경우 문 상임고문은 한명숙 대표와 함께 그 책임을 나눠질 수밖에 없게 된다. 그는 최근 야권연대 갈등과 임종석 사무총장의 공천 갈등 과정에 깊숙이 개입하며 사실상 ‘대권급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투표율 55~60% 여야 유불리 갈려 = 판세가 여야 간 초박빙의 흐름을 보이면서 총선 투표율과 부동층의 표심이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당 지지율이 30%대에서 엎치락뒤치락하고 있어 30%가 넘는 부동층의 향방도 총선 명암을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북한 미사일 발사와 총리실 민간인 사찰 의혹, 색깔론, 정권심판론 등 정치권의 거대 이슈가 지역구에서 제대로 먹혀들지 않고 있어, 각 당은 그 어느 때보다 투표율과 부동층의 막판 표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박선숙 민주당 선거대책본부장은 “새누리당 정권의 실정에 동의하는 55~60%의 국민이 모두 나와야 판세가 박빙에서 박빙 우세로 넘어간다”며 “30~40대가 적극 투표장으로 향하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투표율이 낮으면 여당ㆍ보수, 높으면 야당ㆍ진보 성향 유리’라는 선거판 공식은 최근 SNS 등 소통창구를 활용한 젊은 층의 정치 참여가 늘어나면서 위력을 더하고 있다.

지난 18대 총선에서 투표율이 처음으로 50%를 밑돌면서(46.1%) 한나라당은 153석의 압도적 승리를 거둔 바 있다.

이혜훈 새누리당 종합상황실장은 “열세 국면을 만회하기 위해 공식 선거운동 기간에 수도권 부동층 표심 확보에 총력을 펼 것”이라고 말했다.

양춘병 기자/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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