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막판 지원 유세 25시
뉴스종합| 2012-04-09 10:13

[헤럴드경제=천안ㆍ대전ㆍ횡성/조민선ㆍ서상범ㆍ윤현종 기자]

총선을 사흘 앞둔 8일 낮 12시. 충남 천안 쌍용동 이마트 앞. 박근혜 새누리당 선대위원장의 유세를 보기 위해 몰려든 500여명의 시민들이 “언제오냐, 왜 이렇게 안오냐”며 목을 빼고 기다렸다. 꽉 막힌 인파를 뚫고 나타난 박 위원장이 “여러분~”을 외치자 쉰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카랑카랑했던 목소리가 쩍쩍 갈라졌다. 쉰 목소리는 전국을 누빈 5000㎞ 강행군의 피로감을 여실히 드러냈다.

전용학(천안갑), 김호연(천안을) 후보가 박 위원장의 양 옆을 지켰다. 김 후보의 장인이자 백범 김구 선생의 둘째 아들인 김신 전 교통부 장관(90)도 함께 자리했다.

박 위원장의 붕대로 칭칭감은 오른손을 보며, 시민들은 “아이고, 어쩌냐”며 안쓰러워했다. 목소리가 잘 안 나올땐 붕대감은 오른손을 번쩍 들고, 제스처를 써가며 ‘붕대투혼’을 펼쳤다.

이날 연설은 대야(對野) 공세에 집중했다. 야당에 마지막 강펀치를 날리겠다는 의도였다. 박 위원장이 “야당은 ‘제가 세종시를 지키기 위해 정치생명을 걸고 싸웠다’는 것에 대해 거짓말을 한다고 비난하는데, 맞느냐. 누가 약속을 지키는지는 시민 여러분이 잘 아실 것이다”고 말하자, 시민들은 “박근혜! 박근혜!”를 연호했다. “어머니 육영수 여사의 고향이 충청이니, 나의 고향이기도 하다”고 고향 민심을 겨냥했다.

북핵 위험과 김용민 막말 파문도 비장의 카드로 내밀었다. 박 위원장은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선거가 끝나면 핵실험도 준비중이라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예비군 폐지, 한미동맹 약화는 안된다”며 공식 선거운동 이후 처음으로 북한 로켓 발사에 대해 언급했다. 평소 강조해온 민생 못지않게 안보 심리를 겨냥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박 위원장은 천안, 충남 공주를 거쳐 다음 행선지인 대전으로 향했다. 6곳의 후보(이장우, 이영규, 최연혜, 진동규, 박성효, 강창희)가 한데 모인 대전시청 앞 합동유세장에는 2000여명의 시민이 바글거렸다. 박 위원장은 “충청은 정치생명을 걸어가며 약속을 지켰던 곳”이라고 수차례 강조했다.

‘김용민 막말 파문’도 이날 연설의 화두였다. 그는 “막말이야기 들으셨죠? 야당의 한 후보가 종교ㆍ여성에 대해 입에 담을 수 없는 막말을 했다”면서 “이런 후보를 국회로 보내는 것은 교육을 통째로 망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이 김 후보를 직접 언급한 건 이날이 처음이다.

오후 5시께 충북 진천으로 넘어온 박 위원장은 눈에띄게 체력이 저하된 듯했다. 목소리가 많이 잠겼고, 성량도 확 줄어들어 쉼없는 유세전의 고단함을 드러냈다. 하지만 충남에 비해 충북 ‘박근혜 팬심(fan+心)’은 더욱 열광적이었다. 박 위원장은 중간중간 “박근혜! 대통령!”을 외치는 사람들을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짓더니, 감동한 듯 연설 중간 말을 잠시 끊기도 했다.

충청권을 훑은 뒤엔, 강원도로 넘어와 주말 마지막 유세에 화력을 집중했다. 원주를 거쳐 횡성군 횡성 로타리 앞에 도착한 박 위원장은 “동계올림픽 등 지역민생을 살리기 위해 새누리당이 노력하겠다”고 연설했다. 이례적으로, 유세를 마친 뒤에 단상에서 내려와 가두인사를 나누는 등 특유의 ‘스킨십 정치’로 유세를 마무리했다.

마지막 주말을 통털어 지방 유세를 마무리한 박 위원장은 9일 서울을 비롯해 경기와 인천 지역의 접전지를 ‘분 단위’로 돌아다니며 유세를 펼친다.

bonjod@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