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일반
잘 고르면 ‘작은 집도 넓게 쓸 수 있다’…주택시장 트렌드 맞춰 진화하는 아파트 평면
부동산| 2012-04-10 10:23
[헤럴드경제=강주남 기자]최근 아파트 주거 트렌드가 ‘다운사이징’, ‘실속형’ 등으로 변화 함에 따라 아파트 평면도 진화하고 있다. 작은 공간을 넓게 쓰는 ‘미니맥스’ 바람이 불고 현재와 과거의 트렌드를 접목시킨 ‘모던헤리티지’ 스타일을 더한 다양한 평면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 원하는 공간을 자유자재로 변형해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 설계도 눈길을 끈다.

건설사들도 기존의 틀을 벗어난 획기적인 신평면 개발을 통해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고 미분양 부담을 덜기 위해 디자인 경쟁에 뛰어들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차별화된 실속형 공간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는 셈이다.

▶작지만 넓게 쓰는 ‘미니맥스’ 열풍=10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최근 1~2인 가구의 증가,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 등으로 주거 트렌드가 소형, 실속형으로 빠르게 재편됨에 따라 중소형 아파트가 각광을 받고 있다. 하지만 소형 면적이라고 해서 내부 전용면적이 너무 작거나 생활 편의성이 떨어진다면 소비자들이 외면하기 십상이다. 한정된 면적 안에서 죽은 공간(dead space)을 효율적으로 재배치하고 아이디어 설계를 더해 실내공간을 극대화하는 ‘미니맥스’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다.

▶중소형도 4~4.5베이(BAY) 까지 적용=과거 대형아파트의 전유물이었던 4베이~4.5베이 아파트가 소형 아파트에도 적용되고 있다. 최근 분양한 양산 반도 유보라4차 아파트는 전용면적84㎡에 방4개를 전면 배치시키고 큰 방의 욕실을 전면에 노출시켜 혁신적인 4.5베이를 선보였다. 베이(BAY)는 아파트 전면부의 구획된 공간을 의미하는 것으로 베이 수가 늘어날수록 채광과 통풍이 좋아지고 발코니 면적이 늘어나 서비스 면적이 더 많아지는 효과가 있다.

▶채광, 환기, 수납 극대화한 부분 복층형=최근 거실 사용 공간을 극대화 할 수 있는 ‘부분복층형’ 이라는 신개념 평면이 개발돼 화제를 모았다. 거실부분이 복층으로 이뤄진 평면을 블록처럼 서로 엇갈리게 쌓아 올려 동 라인 전체를 복층으로 구성했다. 거실천장을 다른 실내공간보다 2배 이상 높게 만들어 채광과 환기를 극대화하고 넓은 실내 공간을 누릴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수납공간의 효율적 배치를 통하여 미니맥스 트렌드에 부응하는 평면도 여럿 선보이고 있다. 일반적인 천장보다 40㎝ 높게 만든 뒤 그 공간을 수납공간으로 활용하거나 화장대 아래 공간을 깊게 하여 수납공간을 확보해 주부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틀에 박힌 아파트는 싫다’ 내 집은 내가 직접 설계한다=나만의 차별화된 주거 공간을 원하는 수요자들의 니즈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이에 거주자의 성향에 따라 쉽게 실내구조를 변형할 수 있는 ‘스마트’ 평면 설계가 점점 발전하고 있다. 최근 선 보인 스마트 설계 중 대표적인 것이 ‘스마트셀(smartcell)’ 과 ‘스마트핏(smartfit)’ 평면이다. 기존에도 유사한 가변형 설계 평면이 있었지만 구조 변경의 범위가 제한적이었다. 최근에는 한정된 공간에 보다 다양하고 효율적인 공간배치가 가능해졌다.

▶무빙퍼니처 이용한 ‘스마트셀’=스마트셀은 움직이도록 설계된 무빙퍼니처(움직일 수 있도록 설계된 가구)와 책상에서 침대로 바꿀 수 있는 트랜스포머 퍼니처(형태를 바꿔 다른 기능으로 활용이 가능한 가구)를 이용해 거주자가 좀더 쉽게 공간을 변형할 수 있도록 했다.

▶라이프 스타일에 맞춘 ‘스마트핏’=스마트핏은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집안 구조의 변형이 가능한 평면이다. 한화건설이 선보이는 스마트핏은 오는 9월 인천에서 분양하는 에코메트로 C1블록부터 적용할 예정인데 플래티넘(30대), 골드(40대), 실버(50대)의 3가지 타입으로 디자인됐다. 가족 구성원의 변화에 따라 집을 옮겨 다니는 대신 무빙월(movingwall)과 무빙퍼니처(muvingfurniture)를 이용해 별도의 공사 없이 자유롭게 공간을 나누거나 합쳐서 활용할 수 있다.

▶현재와 과거가 공존하는 ‘모던헤리티지’ 아파트=모던헤리티지 아파트는 현대를 뜻하는 모던(modern)과 유산을 뜻하는 헤리티지(heritage)의 합성어로 현대와 과거의 유산이 공존하는 아파트를 의미한다. 아파트와 우리의 전통 한옥을 접목시킨 한옥형 아파트부터, 넓게는 최신형 아파트에 과거의 대가족형 거주 스타일을 더하거나 마당이 있는 단독주택을 매치시킨 테라스하우스까지 다양하다.



▶실버세대를 위한 ‘한옥형 아파트’=아파트 내외부에 한옥 디자인을 도입한 한옥형 아파트는 콘크리트로 둘러 쌓인 차가운 도시 아파트들 사이에서 한옥의 온기 있는 설계가 결합돼 실버세대에게 관심을 끌고 있다. 한옥형 아파트는 올해의 새로운 주거 트렌드로 꼽히기도 한다. LH는 한옥형 아파트 4개 타입(사랑방형, 한실형, 안마당형, 다실형)을 개발하고 오는 12월 청약 예정인 하남 감일지구 보금자리주택에 적용할 계획이다.

▶‘한지붕 두가족’ 세대 분리형=세대 분리형(two in one)아파트도 꾸준히 개발되고 있다. 부모 자식 세대가 한 집에 거주하면서도 별도의 아파트처럼 독립된 생활이 가능하다. 최근에는 임대주택사업의 활성화 영향으로 주거와 임대를 혼합한 형태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한 세대는 본인이 거주하고 또 다른 세대는 임대를 놓는 방식으로 기존 세대 분리형에 비해 독립성이 극대화된 것이 특징이다. 프라이버시 침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출구의 분리 등 신경을 쓰고 있다.

▶정원을 품은 아파트 ‘테라스하우스’=고가의 타운하우스에서 볼 수 있던 테라스하우스가 최근에는 도심의 일반 아파트에도 적용되고 있다. 아파트의 편리함은 유지하면서 마당과 정원이 있는 단독주택 생활을 원하는 수요자들을 위한 맞춤형 설계이다. 아파트 베란다를 테라스 형식으로 넓게 만들어 정원을 가꾸거나 야채 등을 경작할 수 있는 텃밭을 꾸려 도시 속에서 전원생활의 여유를 만끽할 수 있다. 특히 과거에는 비선호 층이었던 아파트 1~2층 공간에 테라스하우스를 적용한 사례도 선보였는데 이례적으로 분양에서 로열층에 비해 더 높은 인기를 끌기도 했다.

▶진화하는 아파트 평면 ‘기본에 충실한 지 따져볼 것’=침체된 수도권 분양시장이 쉽사리 회복되지 못하자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 잡을 새로운 평면과 디자인을 개발하는 데 주력하는 건설회사가 늘고 있다. 인구와 주거 트렌드가 달라지면서 소비자들의 니즈도 빠르게 변하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원하는 새로운 아파트를 공급하면 그만큼 경쟁력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서성권 부동산114 연구원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넓어진 만큼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과 니즈를 잘 점검하고 새로운 디자인과 평면들을 따져봐야 한다”며 “동시에 새롭게 선보이는 평면들이 통풍, 채광, 환기, 실내동선 같은 기본적인 사항을 갖추고 있는지 꼼꼼히 체크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의 지름길”이라고 조언했다.

/namkang@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