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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공산당 ‘보시라이 딜레마’
뉴스종합| 2012-04-19 11:24
무리하게 단죄땐 비난 직면

가을 권력교체 앞두고 민감



중국 공산당의 주요 파벌인 태자당(공산혁명 원로의 자제)의 대표주자 보시라이(薄熙來ㆍ63) 전 충칭(重慶) 서기의 신변 처리에 중국 지도부의 운명이 달려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에서 발행되는 중국어신문 다지위안은 보 서기를 어떻게 처리해 정권의 합법성을 인정받느냐가 현ㆍ차기 정권의 가장 큰 과제가 됐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캐나다 더 밴쿠버 선을 인용해 중국 당국이 보시라이 처벌을 놓고 딜레마에 빠져 있다고 전했다.

보시라이 부인 구카이라이(谷開來)가 영국인 사업가 닐 헤이우드 살인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는 내용까지 중국 언론에 의해 보도됐지만 정작 보 전 시기는 구체적으로 어떤 혐의로 조사를 받는지 거론되지 않고 있다. 단지 경제문제(부패ㆍ횡령)로 조사를 받고 있으며 서기직과 중앙 정치국 위원직을 박탈당했다는 내용만 전해졌을 뿐이다.

보시라이가 어떤 죄를 저질렀는지는 사법 당국의 처분에 달려있다. 태자당의 황태자이자 대중적인 지지를 얻고 있는 보시라이의 신변 처리는 간단치 않다. 특히 권력 교체가 이뤄지는 오는 가을 18차 당대회를 앞두고 있는 민감한 시기라는 점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후진타오(胡錦濤)-원자바오(溫家寶) 정권은 1949년 중국 건국 이래 처음으로 평화적이고도 안정적인 집권 이양을 통해 탄생했다. 차기 내정자인 시진핑(習近平)-리커창(李極江)에게 잡음없이 평화롭게 정권을 넘겨주는 것이 현 정권의 희망사항일 것이다.

이는 중국의 집단지도체제를 공고히 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마오쩌둥(毛澤東) 시절 일인 집권의 피해자였던 많은 중국 정치인은 현재의 집단지도체제를 유지하고자 한다. 집단지도체제에서 비록 파벌이 형성되긴 하지만 균형 유지에 부단히 애쓰고 있다.

따라서 보시라이를 무리하게 단죄할 경우 차기 정권은 합법성과 정당성에서 비난에 직면할 수도 있다. 보시라이보다는 구카이라이가 죄의 대가를 뒤집어 쓸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이유다.

한편 방탕한 해외 유학생활이 폭로된 보시라이의 아들 보과과는 현재 미국 국무부가 보호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한희라 기자>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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