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지
DJ들 총 출동, 클럽 음악 페스티벌의 현장들
라이프| 2012-06-03 23:25
열정, 꿈, 쾌락, 환락의 섬 이비자(Ibiza). 스페인 발리아레스 제도의 한 섬으로 한 때 크레이지 섬(Crazy Island)이라고 불리기도 했던 이곳은 클럽 문화를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천국과도 같은 젊은이들의 섬이다. 일 년 내내 음악이 끊이지 않는 파라다이스. 셀러브리티들의 휴양지로 손꼽히는 이곳은 전세계 디제이들의 천국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의 이비자 하면 클럽들이 밀집한 홍대 거리를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문란한 밤문화라는 인식, 사회질서를 어지럽히는 일부 문화인들 덕택에 술 마시고 마음놓고 떠들며 춤출 수 있는 공간은 넓지 않다. 이런 클럽 문화를 찾는 사람들의 수요를 충족하고자 1년에 몇 차례 대규모 축제공간이 마련되고 있다.

일렉트로니카, 하우스, 트랜스 등 클럽에서 들을 수 있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을 즐길 수 있는 공간들이 좁은 실내가 아닌 야외공간, 복합공간으로까지 확장됐다는 점은 이같은 음악들을 좋아하는 열성 팬들에겐 좋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단순한 멜로디와 흥겨운 리듬, 듣고 있으면 저절로 몸이 움직이게 되는 음악, 이 모든 것을 한꺼번에 들을 수 있는 공간이 이제는 어두컴컴한 실내 뿐만이 아닌 야외공간, 대형 공간으로 점차 넓어지고 있다.
월드DJ페스티벌 현장과 UMF한국 행사 포스터. [사진=문영규 기자, UMF코리아]

맘껏 소리지르고 떠들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기도 했지만 쉽게 만날 수 없는 외국의 유명 디제이들을 축제를 통해 접할 수 있다는 것도 매력적인 부분이다.

쿵쿵 가슴을 울리는 비트와 빠른 비트에 담긴 서정성 짙은 멜로디, 올 한해도 이런 음악들을 기다리는 팬들을 위해 다양한 축제들이 마련됐다.

국내 일렉트로니카, 트랜스, 하우스 음악을 즐길 수 있는 페스티벌은 흔치 않다. ‘서울 일렉트로닉 뮤직 페스티벌(SEMF)’, ‘월드DJ페스티벌(월디페)’, ‘울트라 뮤직 페스티벌(UMF)’는 클럽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즐길 만한 대표적 음악 축제다.

▶일렉트로니카 음악의 향연, ‘서울 일렉트로닉 뮤직 페스티벌(Seoul Electronic Music Festival)’=지난 1월14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있었던 SEMF는 흥겨운 일렉트로니카 음악으로 하루를 꽉꽉 채웠다.

넓은 실내에서 이뤄진 서울 일렉트로닉 뮤직 페스티벌은 저스티스(Justice), 크리스탈 캐슬스(Crystal Castles) 등의 해외 일렉트로니카 듀오들과 아름다운 트랜스 음악 보여주는 어버브 비욘드(Above Beyond), 록과 일렉트로니카를 접목한 국내 아티스트 이디오테입(IDIOTAPE)도 공연을 펼쳤다. 강산에와 김창완 밴드도 행사에 참가해 무대를 빛냈다.

▶다양한 음악을 골라본다, ‘월드DJ페스티벌’=월디페는 고르는 재미가 있다. 6개의 스테이지에서 쉬지도 않고 하루 종일 동쪽 하늘에 해가 떠오를 때까지 펼쳐지는 일정에 축제를 찾는 사람들이 ‘놀다 지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지난 26일부터 28일까지 2박3일동안 경기도 양평의 양평강상체육공원에서 열린 제6회 월드DJ페스티벌은 다양한 라인업도 라인업이지만 일렉트로니카, 트랜스, 하우스 뿐만이 아닌 힙합, 록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접할 수 있다는 점도 가장 큰 장점이 되고 있다.

올해로 6회째를 맞는 월디페는 첫 회부터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며 ATB 등 해외 유명 DJ와 하우스룰즈 같은 국내 실력파 DJ들, 이상은, 내귀에 도청장치 등 색다른 뮤지션들이 대거 행사장을 찾았다.

1회 행사부터 해마다 줄곧 월디페에 참가해 온 가수 이상은씨는 “예전에 홍대 문화는 언더그라운드 문화였는데 그 때 춤추고 놀았으면 좋겠다고 시작한 것이 지금의 행사”라며 “그동안 음악 페스티벌이든 레이블이든 시간이 지나면서 많이 사라졌지만 월디페는 해를 거듭하며 성장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공연에 관심있는 학생들을 위한 세미나를 열고 아카데미를 여는 것도 이 행사만의 독특한 특징이다. 문화 저변 확대를 위해 젊은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체험과 공부를 통해 문화를 전파한다.

이상은씨는 기획을 시작한 사람들이 순수했고 상업적인 페스티벌이라기 보다 코디자체가 홍대문화를 일구자는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여러가지 장르들도 다루게 되고 이게 자연스럽게 매력이 되어버렸다고 한다.

하지만 행사의 미흡한 진행 등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27일 강풍으로 인해 무대가 쓰러지고 천막들이 바람에 훼손을 입으면서 행사장이 예기치 못한 자연재해를 입었고 페스티벌 현장을 찾은 관객들 역시 불편함을 조금씩은 감수해야 했다. 행사 관계자는 “갑작스런 천재지변으로 예상하지 못한 사고가 일어났지만 노력을 다했다”고 밝혔다.

▶여름을 기다리게 만드는 ‘울트라 뮤직 페스티벌(UMF)’=월디페 한 켠에 위치한 색다른 부스가 눈에 띄었다. 오는 8월3일과 4일 양일간 열릴 예정인 울트라 뮤직 페스티벌의 홍보 부스였다. 전세계 6개국에서 이뤄지는 일렉트로닉 뮤직 페스티벌인 UMF가 한국에서 처음 열리기에 월디페를 찾은 음악 마니아들도 다가올 UMF를 기대할 수 밖에 없다.

미국 마이애미, 뉴욕, 스페인 이비자, 브라질 상파울로 등에서 수많은 관객을 동원한 UMF는 올해 우리나라를 포함해 미국, 폴란드, 아르헨티나, 브라질, 스페인 등 6개국에서 열린다.

티에스토(Tiësto), 칼 콕스(Carl Cox) 등 세계 유명 아티스트들의 출연이 결정됐고 최근 3차 라인업 공개를 통해 시드니 샘슨(Sidney Samson), 디제이 쿠(DJ Koo) 등 10명의 아티스트를 새롭게 추가했다.

울트라 뮤직 페스티벌의 임종수 PD는 “UMF측의 라인을 통해 아티스트 섭외가 이뤄졌다”며 “일단 아티스트를 선정할 때 양보단 질을 고려해 구성했다”고 밝혔다.

UMF의 강점은 14년 동안 행사를 진행해 온 노하우다. UMF측 관계자는 “UMF 미국 측 스탭진이 한국에 방문해 직접 관리감독한다”며 행사진행에 자신감을 보였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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