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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밥인생’ 모르시..어렵게 당선되고도 ‘식물대통령’ 위기
뉴스종합| 2012-06-19 10:08
[헤럴드경제=윤현종기자] 17일(이하 현지시간) 이집트 대선 결선투표가 종료 후 98%정도가 개표된 가운데, 세간에서는 사실상 승리를 확정지은 이집트 최대이슬람조직 ‘무슬림형제단’출신의 모하메드 모르시(61)후보를 축하하기 보다는 걱정하고 있다. 임기를 시작도 하기 전에 군부가 권력을 쥔 이집트 정계에서 주변부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사실 모르시의 정치생활은 그리 주목받지 못했다. 그는 1982년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에서 공학 박사 학위를 받은 해외파 엘리트였지만 정계에서는 사실상 찬밥신세였다. 1991년 무슬림형제단에 들어갔지만 2000년이 돼서야 국회의원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당시 그는 무소속으로 출마해야 했다. 무슬림형제단은 무바라크 통치 하에서 승인도 받지 못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이후 모르시는 대통령선거에도 ‘대타’로 출마했다. 당초 후보는 조직 내 전략가로 대중적 인기를 누렸던 카이라트 알 샤테르였다. 그러나 선거법상 요건을 채우지 못해 샤테르가 후보자격을 잃게되자 모르시가 그를 대신했다. 


천신만고 끝에 무바라크 이후 첫 민선 대통령이 됐지만 모르시는 군부에게 발목잡힌 ‘식물대통령’이 될 위기에 처했다. 이집트 군부는 16일 밤 투표가 끝나자마자 새 의회 구성 때까지 입법권과 예산 감독권을 자신들의 권한 아래 두는 임시헌법을 발동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르면 새 대통령은 전쟁을 선포하거나 군사력을 동원하려면 군 최고위원회(SCAF)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또 새 헌법을 만들 제헌위원 100명도 SCAF가 1주일 내에 직접 지명하도록 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등 외신도 19일 이를 두고 “터무니없다”고 평가했을 정도다. 

미국 등 국제사회는 모르시를 돕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18일 “민간에 권력을 이양하지 않으면 지원 중단 등 강력한 제재에 직면할 것”이라며 이집트 군부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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