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일반
이상 기후탓…농산물펀드 ‘싱글’
뉴스종합| 2012-07-06 11:10
수익률 최근 한달새 20% 웃돌아
음식료株는 곡물가 상승에 시들


전 세계적인 이상 기후로 곡물가격이 급등하면서 관련 업종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농산물펀드 수익률은 최근 한달새 20%를 웃도는 등 ‘더 이상 좋을 수 없다’를 외치는 반면, 경기방어주로 그간 호조를 보였던 음식료주는 원재료인 곡물 가격 상승으로 인한 악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6일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농산물펀드의 최근 한달간 수익률은 14.9%로 다른 테마펀드를 압도했다. 미국 중서부의 가뭄, 러시아ㆍ우크라이나ㆍ중국의 건조한 날씨, 브라질 폭우 등 주요 곡물 산지의 기상악화로 콩, 옥수수, 밀 등 주요 곡물 가격이 상승하면서 농산물펀드 수익률도 급등한 것이다.

같은 기간 원자재 펀드의 수익률은 6.51%에 그쳤고, 두자릿수 수익률은 기록한 테마펀드는 하나도 없었다.

농산물펀드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인 것은 ‘우리애그리컬쳐인덱스플러스특별자산펀드[농산물-파생형]C-I’으로 1개월 수익률이 22.83%를 기록했다. ‘미래에셋TIGER농산물선물특별자산ETF[농산물-파생형]’도 1개월 수익률이 21.39%에 달한다.

연초 이후 수익률로는 ‘삼성KODEX콩선물(H)특별자산ETF[콩-파생형]’가 무려 30.09% 수익률로 1위를 차지했다. 최근 미국 폭염으로 인해 생산에 차질을 빚은 콩은 주요 경작지의 가뭄으로 가격이 고공행진 중이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대두 가격은 5일(현지시간)에도 3.5% 오르는 등 6월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농산물펀드의 호재가 부각되는 가운데 속앓이를 하는 곳도 늘고 있다. 원화로 환산한 국제곡물가격 지수는 현재 전년동기 대비 약 4% 상승했고, 이는 빠르면 4분기부터 소재식품 업체들의 실적에 영향을 끼치게 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한국희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0년간 곡물가격 급등기에 곡물 가격 변동성에 따른 실적 민감도가 높은 삼양제넥스, CJ제일제당, 대상 등 소재식품 업체들의 주가 수익률이 매우 부진했다”며 “제품가격 인상을 통한 원가 부담 전가력은 매우 약해서 이익 훼손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음식료 섹터 중에서 KT&G 같은 국제 곡물가격과 무관한 기업이나, 농심 등 원가 구성 품목이 다양하고 주로 국내에서 원재료를 매입하는 기업들이 추천 종목이다.

그러나 정혜승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음식료 업종에 투입원가 반영까지는 시간이 4~6개월 걸리고, 곡물 가격 약세 요인 역시 상존해 음식료 업종의 수익성 악화 우려는 제한적이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와 같은 곡물 가격 상승세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인지는 어디까지나 날씨에 달려있다. 당장 관심이 쏠리는 것은 세계기상기구(WMO)가 경고한 7~9월 사이 엘니뇨 발달이다. 엘니뇨는 미국 중서부 지역의 가뭄, 남미(브라질)의 가뭄, 중국 내륙의 가뭄 및 유럽의 냉해 피해를 유발하는 요인으로 3분기 곡물 가격 등락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오연주 기자/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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