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뒷말무성 신보 이사장 파행 인사
뉴스종합| 2012-07-16 11:15
정권말로 접어들면서 금융권 인사가 난맥상을 빚고 있다. 오는 17일 퇴임에 앞서 임직원 송별회까지 가진 안택수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이 지난 주말, 돌연 재연임 낙점을 받은 것.

금융위는 관계자는 “신보 임추위가 추천한 3명을 검증하다가 최근 유럽재정 위기로 중소기업 사정이 안 좋은 만큼 업무 연속성 등을 고려해 안 이사장을 1년 더 연임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말을 곧이 곧대로 믿는 이들은 많지 않다.

당초 후임 이사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됐던 홍영만 금융위원회 상임위원이 PK(부산ㆍ경남)출신이라는 점이 정권에 부담이 됐다는 것이 금융계 정설이다.

최근 금융권에서는 영남권, 특히 PK 출신이 금융계 요직을 독식(금융위원장과 6대지주 회장)한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거세다.

이 때문에 정부가 홍 위원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고, 나머지 2명의 후보가 탐탁지 않은 상황에서 안 이사장의 연임을 차선책으로 선택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후보 추천과정에서는 아무런 말이 없다가 후임 인사를 불과 닷새 앞둔 시점에서 이같은 ‘무리수’를 둬야만 했는 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더군다나 홍 위원의 경우 출신을 굳이 따지자면 피난 통에 부산에서 태어났을 뿐, 이듬 해 곧 바로 상경한 사실상의 서울사람이다. 또 홍 위원의 출신지가 결격사유가 됐다면 나머지 두 후보에 대해서도 설명이 있어야 한다. 이해균 전 서울신용보증재단 이사장과 남상덕 전 한국은행 감사는 신용보증기금 임추위가 공모에 지원한 10명 가운데 선발, 추천한 이들이다.

이번 인사 혼선은 특히 얼마 전 우여곡절 끝에 성사된 예금보험공사 사장과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인선에 연이은 것이어서 시장의 반응이 더욱 싸늘하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특정 인사 임명이 부담스럽다는 이유로 이미 연임까지 한 현 이사장의 임기를 연장한다면 나머지 후보들은 들러리라는 얘기밖에 더 되냐” 면서 “아무리 공공기관이라고 해도 엄연한 공모절차가 있는 데 역대 정부에서 인사권이 이렇게까지 망가진 것은 처음 본다”고 지적했다.

yang@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