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일반
사상 최악 증시 침체에 금융투자업계 비상경영 확산
뉴스종합| 2012-07-16 17:03
[헤럴드경제= 강주남 기자] 유로존 재정위기가 장기화되면서 주식시장이 최악의 침체 국면에 빠지면서 증권사들이 비상경영에 돌입하는 등 뼈를 깎는 자구노력에 나섰다. 급기야 매년 하반기 중국과 일본에서 개최해 온 해외 IR 행사도 전격 취소키로 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초 10조원에 육박하던 코스피 하루 평균 주식 거래대금이 이달 들어 3조~4조원대로 반 토막이 나면서 대형사를 제외한 대부분 증권사들의 올 1분기(4~6월) 실적이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여의도 증권가에 ‘9월 구조조정 대란 우려’도 서서히 현실화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인력ㆍ조직 구조조정을 최소화하기 위해 우선 불필요한 경비를 삭감하고, 해외 행사 취소 등의 조치에 착수했다.

실제로 한국금융투자협회는 영업환경 악화 등에 따른 회원사의 어려움을 고려해 이미 6월부터 회원사 회비분담 경감을 위한 예산절감방안을 마련해 시행 중이다.동시에 불요불급한 행사비와 회의비, 업무추진비 등 섭외성경비 20%를 삭감하고 해외 업무출장을 최소화했다. 급기야 박종수 회장은 최근 매년 하반기 중국과 일본에서 개최해 온 한국자본시장설명회를 올해 잠정취소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앞서 협회는 이미 지난 5월에 ‘IFIE/IOSCO 투자자교육 국제 컨퍼런스’ 를 축소 시행한 바 있다. 김경배 금융투자협회 이사는 “ 6월 사내 체육행사를 대신해 장애인 생활시설의 사회공헌 및 기부활동을 시행한바 있으며, 정부의 에너지 절감 운동에 적극 동참해 조명절전과 건물 내 적정 실내온도를 유지하는 등 관리ㆍ용역비 절감에도 노력 중”이라며 “앞으로도 회원사에게 실제적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추가적인 비용절감 노력을 지속적으로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국거래소도 비용 절감을 위해 매년 10월께 개최하던 국내 최대 규모의 자본시장 종합 박람회인 ‘KRX 엑스포’를 올해는 열지 않기로 했다.KRX 엑스포는 상장기업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자본시장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한국거래소가 매년 주최하는 행사다.

실적 쇼크 우려에 증권사들도 잇따라 비상 경영에 들어간 상태다. 지난해 증권업계 연간 순이익 1위를 기록한 한국투자증권도 7월부터 위기관리 체제에 돌입했다. 한국증권은 위기 관리 경영을 통해 직원들에게 법인카드 사용을 최대한 자제하고 에어컨 등 전기 사용량도 줄일 것을 당부했다. 한국증권 관계자는 “증권업 전체의 위기감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위기 대응 차원의 경영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증권은 2011회계년도(2011년4월~2012년3월)에 당기순이익 2200억원으로,60개가 넘는 증권사 가운데 가장 많은 이익을 냈다.

올해 1분기에도 한국증권과 한국투신운용 등을 포함한 한국금융지주 기준으로 업계에서 가장 많은 42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문제는 이 수치가 전년동기 대비 45%나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KTB투자증권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현대증권은 전년동기 대비 -95.8%, 삼성증권은 -56.8%, 키움증권은 -47.3%, 우리투자증권은 -46.5% 수준의 순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대다수 증권사의 실적이 반토막이 난 셈이다.

우리투자증권은 최근 해외 리서치와 내부 역량을 통해 경쟁사에 없는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 연구하고 신규사업 진출 등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전략을 구상 중이다. 또 경비절감을 위해 오후 7시 이후 외부조명간판을 1개까지만 켜도록 하는 등 비용절감에 나선 상태다.

삼성증권도 경영전략회의를 통해 고객중심 영업을 강조하며, 위기극복 의지를 보이고 있다. 김석 삼성증권 사장은 최근 고객중심 조직개편 이후 열린 하반기 영업방향 및 위기극복 회의에서 ‘고객을 찾아 발로 뛰라’며 일선 지점장 등 250여명에게 구두 상품권을 선물하기도 했다.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은 현대증권은 특판 상품을 출시하고, 다채로운 서비스를 진행하며 고객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화증권은 지난 2일부터 집중근무제 도입 등 비상경영체제를 선포, 오전 9시반부터 11시반까지를 ‘집중근무시간’으로 정해 흡연 등을 위해 자리를 비우지 않도록 제한했다.

앞서 하이투자증권은 서태환 사장 지시로 지난달부터 업무추진비 20% 감축 등 비상경영을 선언했다.

교보증권은 접대비, 조직운영비, 부서운영비도 줄여 이 가운데 최대 50%를 수익창출과 직결된 영업활동에 지원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nam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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