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박치기도 안다리도…쓰러지지 않는‘빅2’…힘빠진 여야 주자들
뉴스종합| 2012-08-07 12:00
비박주자 “朴때릴수록 지지율 손해” 체념
황우여 사퇴 제안도 朴대세론 시인 평가

민주 경선 安風에 2부리그 전락 위기
文, 총리직 제의…丁, 재벌구명 옹호
공격보다 포용으로 잇단 전략 수정


“아무리 치고, 걸어도 쓰러지지 않는다.”

비주류 대권후보 측 캠프에서 최근 흘러나오는 푸념이다. 여야를 막론하고다. 여론조사 지지율에서 대선 구도가 ‘박근혜(朴) 대 안철수(安)’로 굳어지면서 “(이들과) 싸울수록 우리 지지율만 떨어진다”는 한숨 섞인 목소리도 함께 나온다. 어느덧 이들 비주류에게 ‘박근혜 현상’과 ‘안철수 증상’은 난공불락이 되어 가는 모습이다.

▶非朴, 朴치기 하는 쪽만 깨진다(?)=지난 6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당원과 청중들은 비박 주자들이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에 대해 비판을 가할 때마다 야유와 고함을 질러댔다. 김문수 후보가 첫 번째로 연단에 올라 “박 후보는 자기 마음대로 탈당했다가 왔다”고 말하자 당원 수십명은 “우~” 하는 야유를 보냈다. 일부는 “그런다고 네가 되느냐” “집어치우라”는 고함도 나왔다. 안상수 후보가 단상에 올랐을 땐 행사장을 빠져나가는 참가자들의 줄행렬이 이어졌다. 두 번째로 단상에 오른 박 전 위원장의 연설만을 듣고 자리를 뜨는 모습이었다.

박 후보의 “5ㆍ16은 당시로선 최선의 선택”이라는 발언에 비박 주자들의 공세가 이어졌지만 이 역시 박근혜 대세론을 꺾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상황이 이렇자 비박 후보 캠프에선 “박 후보를 때릴수록 우리 지지율만 떨어진다”는 체념 섞인 평가가 나온다. 비박 주자들이 최근 당내 최대 악재인 공천헌금 사태에서 엉뚱하게 황우여 대표를 타깃으로 잡은 것도 사실 박근혜 대세론을 거스르기엔 부족하다는 점을 스스로 시인한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원장은 “비박 주자들도 결국은 박근혜 위원장이 새누리당의 대선후보가 될 것이라는 것에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싸우는 척할 뿐 거꾸러뜨릴 생각은 안 하고 있다”고 말했다.

▶非安, 安다리 안 걸리니 차라리 안자(?)=민주당 대선 예비주자들에게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귀신’ 같은 존재다. 안 원장은 민주당의 당내 경선을 2부 리그로 전락시켜 흥행력을 떨어뜨리는 최대 악재로 평가된다.

안 교수가 자신의 대담집 ‘안철수의 생각’을 꺼내놓고, SBS 힐링캠프에 출연한 뒤 민주당 후보들에 대한 지지율은 폭락했다. 문재인 후보는 지지율이 한 자리대로 떨어지기도 했다. 반면 같은 기간 안 교수의 지지율은 10%포인트 이상 수직 상승했다. 특히 안 원장은 최 회장에 대한 탄원서 제출 논란도 ‘비판을 겸허히 수용한다’는 말 한마디로 사실상 ‘없던 일’로 만드는 마력을 과시했다. 물론 새누리당 공천헌금 사태가 불거진 것도 안 원장의 마력에 힘을 보탰다.

상황이 이렇자 민주당 경선주자들도 ‘안다리 걸기’보다는 ‘안기 전략’으로 바뀌는 모습이다. 문재인 후보가 이미 ‘총리직 제의’로 공개 러브콜을 날렸고, “지도부가 밖만 쳐다본다. 패배주의에 빠졌다”며 ‘자강론’을 주창했던 손학규 후보도 최근 안 원장에 대해 “야권의 소중한 자산” “조화를 이뤄 경쟁력을 극대화해야 한다”며 태도를 바꿨다.

정세균 후보는 안 원장이 과거 최태원 SK 회장에 대한 구명 탄원서를 제출했던 사안을 새누리당이 공격하자 “쩨쩨한 일”이라며 대놓고 옹호하기까지 했다. 

<홍석희 기자>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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