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정태일 기자］e-메일 확인 등의 강점으로 업무용 휴대전화 강자의 면모를 유지하던 블랙베리가 이 시장마저 아이폰에 빼앗기고 있다.

23일 외신에 따르면 미국 이민세관국(ICE)이 업무용 휴대전화로 사용해온 캐나다 리서치 인 모션(RIM)사의 블랙베리를 애플 아이폰으로 교체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블랙베리가 ‘안방’격인 미 공공기관 시장에서도 점차 퇴출될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ICE는 직원 1만7600여명을 위한 업무용 휴대전화로 아이폰 총210만 달러(약 23억원) 어치를 구매할 방침이다. ICE는 지난 8년간 블랙베리를 이용해왔으나 이제 블랙베리가 모바일 기술 수요에 부응할 수 없다며 교체 이유를 설명했다.

ICE는 또 아이폰과 구글 안드로이드를 비교 분석한 결과 애플이 하드웨어 플랫폼과 운영체제(OS)를 단단히 통제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이폰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ICE는 이제 아이폰 서비스로 인해 소속 요원들이 “안전하고 관리 가능한 플랫폼에서 신뢰성 있는 모바일 기술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블랙베리에서 아이폰으로의 전환이 나타나면서 미 정부기관 100만명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블랙베리의 위상이 흔들릴 상황에 처하게 됐다. 특히 민간 시장에서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의 점유율이 압도적으로 커지고 애플이 보안 기능을 강화하면서 공공 시장에서 블랙베리의 입지가 좁아질 전망이다.

문제는 업계에서 이번 ICE의 결정을 신호탄으로 앞으로 다른 기관ㆍ기업들도 블랙베리에서 다른 스마트폰으로 바꾸는 사례가 뒤따를 것 내다본다는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차터 에쿼티 리서치의 분석가 에드 스나이더는 “블랙베리는 아직 보안성은 뛰어나지만 당신의 휴대전화가 이제 아무도 쓰고 싶어하지 않는 ‘벽돌’이라면 당신의 업무에도 걸림돌이 될 것”이라며 “이 같은 일은 앞으로 더욱더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컨설팅업체 부즈앨런해밀턴도 직원 2만5000여명의 업무용 휴대전화를 기존의 블랙베리에서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으로 교체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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