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대선
충청권 2.3%P차이... 朴-文 장항선 완행열차타고 충돌
뉴스종합| 2012-11-28 10:23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28일 나란히 ‘장항선’ 완행열차에 올랐다. 그러나 방향은 반대다.

역대 대선에서 케스팅보트 역활을 톡톡히 해왔던 충청, 특히 지난 총선에서 새누리와 민주 양당에게 나란히 3석씩을 나눠준 충청남도 한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장항선에서 두 후보가 정면 충돌하는 모습이다.

박 후보는 이날 오전 10시 홍성군 하상복개주차장을 시작으로 예산→서산→태안→당진→아산→천안까지 이어지는 충남 투어 강행군을 시작했다. 전날 전북으로 예고됐던 1박 장소를 후보 본인의 의지에 따라 세종시로 급하게 변경했을 정도로 이 지역에 대한 박 후보의 열정은 상상을 초월한다.

박 후보는 선거차량을 이용한 거리 유세, 그리고 틈틈히 이뤄진 시장 방문에서 참여정부 실정론을 최대한 부각시키며 보수 여권 지지자들의 단합을 호소했다. 특히 최근 입당한 이 지역 맹주 이회창 전 선진당 대표와 일정을 같이하며, 지역 바닦 민심 잡기에 올인하는 모습이다.

문 후보의 충청에 대한 구애도 만만치 않다. 이번 선거 초반 핵심 공략 지역으로 수도권, 부산ㆍ경남과 함께 충청남ㆍ북도와 대전ㆍ세종시를 꼽고있는 문 후보는 이날 유성→대전→신탄진→조치원→당진→아산→천안 등을 돌며 유세전을 펼쳤다. 10년 전 충청의 역전을 기반으로 신승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기억을 되살리겠다는 각오다.

문 후보는 대전과 충청을 가로지르는 릴레이 유세에서 박 후보를 “유신독재 세력의 잔재”로 규정하며 “정치 민주주의와 경제민주화를 할 수 있는 건 자신 뿐”이라고 역설했다.

이날 두 후보의 유세 동선은 공교롭게도 철도 ‘장항선’과 일치하고 있어 더 큰 관심을 받았다. 장항선은 1922년 개통된 천안과 금강 하구 익산을 연결하는 충청 지역의 핵심 철도선으로, 온양온천 개발, 천안의 발전, 서해안 산업단지 개발 등 충청 개발의 기반이 됐다. 이날 박 후보는 이런 장항선의 상행을, 문 후보는 하행 완행열차를 타고 돈 셈이다.

한편 충청 지역의 표심은 대선을 불과 3주일 앞둔 지금까지 두 후보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모습이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서치뷰가 지난 24일과 25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충청 지역 유권자들은 각각 49.0%와 46.7%로 박, 문 후보에게 지지를 줬다. 약 400만 명에 달하는 충청 지역 유권자들이 50대 50의 균형에서 어느 한 쪽으로 5%포인트만 기울어진다 해도, 역대 대선의 1위와 2위 표차와 버금가는 30만 표가 벌어지게 된다. 두 후보가 장항선을 타고 충청에 올인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두 후보의 ‘충청 짝사랑’은 공식 선거운동 전에 펼쳐진 사전 대결에서도 엿볼 수 있다. 박 후보와 문 후보는 대선 출마 후 공식선거운동 전까지 대전과 세종, 충남, 충북을 나란히 5회씩 방문했다. 이는 이번 대선의 최대 승부처라는 수도권, 그리고 부산ㆍ경남(PK)보다도 많은 숫자다.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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