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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은 수입 공산품”…정윤호 ‘호미가’ 사장의 명품論
뉴스종합| 2013-02-05 11:15
최근 인터넷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에 생소한 단어가 등장했다. ‘호미가’라는 단어다. 지난 1일 서울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로 출근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을 찍은 사진. 사진에는 박 당선인이 차에서 내릴 때 손에 들린 회색 타조가죽 가방이 드러났다. 일부 언론은 국산 명품 호미가 제품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이틀 뒤 당선인 측은 해당 가방은 호미가가 아닌 국내 한 영세 사업체가 만든 저렴한 제품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진위와는 상관없이 호미가는 이미 ‘박근혜 가방’으로 유명세를 탔다. 순간적이지만 판매가 4배 이상 급증하기도 했다.

정윤호 ‘호미가’ 휘권양행 사장을 5일 만났다. 정 사장은 “박 당선인이 들고나와 논란이 됐던 가방은 호미가 제품이 아님을 먼저 밝힌다”면서 “꼭 우리 제품이 아니라도 대한민국 중소기업인으로서 예전부터 국산품만 이용한다는 당선인께 항상 감사했다”고 말했다.

호미가는 한국을 대표하는 명품으로 통한다 정 사장에게 명품의 기준이 뭐냐고 물었다.
  
정윤호‘ 호미가’ 휘권양행 사장은 박 당선인이 들었던 가방(작은 사진)은 당사 제품이 아니라고 뒤늦게 밝혔다. 그러나 진위와는 상관없이 호미가는 4배 이상 판매가 급증하며 유명세를 탔다.

“버버리, 샤넬, 루이비통이 어떻게 명품이냐. 어느 업종이든 전 세계에 수천, 수만개를 찍어 만드는 명품은 없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명품들은 사실 수입 공산품이다. 이름이 많이 알려졌다고 명품은 아니다. 자동차는 수작업 소량 생산한 차를 명차라고 잘 말하면서 가방은 왜 이렇게들 잘못 알고 있는지….”

일견 맞는 말이다. 실제로 호미가는 정 사장의 명품 고집 때문에 제품마다 한 작업에서 10개 이상의 가방을 만들지 않는다.

정 사장은 ““호미가가 흔히 말하는 수입 명품들보다 ‘질’에서는 몇 단계 위”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대부분의 백화점 1층 명당은 소위 명품이라 불리는 수입 공산품들이 차지하고 있다. 정 사장은 박 당선인이 중소기업에 대한 관심이 많다는 점에 기대한다. 그는 “너무 IT 첨단에만 집중하기보다는 아날로그 산업도 눈여겨봐 줬으면 한다”면서 “찾아보면 국내 1차 제조업체 중 세계적 브랜드가 될 수 있는 곳이 많다”고 말했다.

호미가 휘권양행은 지난 1994년 설립돼 미국과 일본 등으로 팔리는 주문자생산방식(OEM) 가방 생산으로 출발, 지난 2000년 호미가 브랜드를 내놓았다. 연매출 약 100억원에 현재 미국 일본 등에 수출도 하는 대한민국 대표 패션 중소기업이다.

윤정식 기자/yj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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